[과학의 달 특별 칼럼] 카메라, 모니터, 프린터에 눈에 보이는 대로 똑같이 색 표현하기
2015-04-28
곽영신 부교수|UNIST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현대인의 일상을 보면 정말 많은 영상장비들을 이용하며 살고 있다. 필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연구실을 둘러보면 우선 컴퓨터와 연결된 모니터, 프린터, 노트북, (회의 용) 텔레비젼, 테블릿 PC, 스마트폰 등이 눈에 띈다. 과연 업무에 이렇게 많은 장비들이 다 필요할까 싶지만, 각각의 장비 나름대로 고유한 쓸모가 있어 불필요한 장비 또한 하나도 없다. 이렇게 다양한 장비들을 이용해 다양한 영상 컨텐츠들을 공유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를 통해 촬영한 영상 정보를 모니터나 노트북으로 전송해 화면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프린터로 출력을 하기도 하고 동일한 인터넷 화면을 여러 장비에서 보기도 한다.
우리가 늘 이용하는 영상 장비들은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색 정보를 주고 받고 있을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인지라 한번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연구실 책상의 한켠을 치우고 칼라 챠트를 올려둔 후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에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보기로 보았다. [그림1]이 그 사진들이다. (똑같은 위치에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 구도가 조금씩 다르고 가로세로 비율도 의도적으로 조정된 점은 양해 바란다.)
[그림1] 카메라 종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색
그리고 세 장의 사진 들 중 스마트 폰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보낸 후 모니터와 칼라 프린터를 이용해 출력하였다. [그림2]는 모니터에 띄운 사진과 프린트 된 사진을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것이다.
[그림 2] 모니터 vs. 프린터
분명 동일한 장면을 촬영한 영상들인데 각각의 장비에서 보여진 색들은 정말 다르다. 이 중 어떤 영상이 원본에 가깝냐고 묻는다면… 사실 그 어느 것도 실제와 똑같아 보이는 영상은 없다. 원본을 독자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왜 영상장비들은 서로 색이 달라보일까? 똑같아 보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왜 영상장비들은 서로 색이 달라보일까?
먼저 [그림1]과 같이 동일한 장면을 찍었는데 왜 카메라 종류에 따라 사진이 다르게 나오는지를 생각해보자.예전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감광 필름의 광화학적 특성에 따라 사진이 다르게 나왔다면 최근에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들은 내장된 광센서 및 필터 특성에 따라 사진이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카메라들의 내부 구조를 보면 영상 센서 앞에 red, green, blue 필터들을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랜즈를 통과한 빛이 필터를 통과한 후 센서에서 흡수 되 전기 신호로 바뀌게 된다. 그렇다보니 동일한 빛이 들어오더라도 필터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red, green, blue 신호가 만들어진다.
이제 카메라로 만들어진 하나의 RGB 영상이 서로다른 두 모니터에 전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요즘 대부분의 모니터는 LCD 모니터이다. LCD 모니터의 대략적인 구조를 보자면 가장 뒤쪽에 백라이트 즉 조명이 있고 그 앞에 액정(liquid crystal) 판이 있다. 액정은 가해지는 전기 신호에 따라 투과율이 바뀌는 특성이 있어서 LCD 모니터는 이를 이용해 다양한 밝기를 표현할 수 있게된다. 컬러 신호는 액정을 통과한 빛이 앞에 붙어 있는 red, green, blue 컬러 필터를 통과하면서 만들어진다. 이렇듯 모니터의 컬러는 백라이트, 액정, 컬러 필터의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모니터에 사용된 재료들 및 구동 방법에 따라 모니터가 낼 수 있는 red, green, blue 칼라의 색이 달라지게되니, 같은 RGB 영상 신호가 들어오더라도 제품 특성에 따라 모니터에 나타나는 색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제 마지막으로 모니터에서 보던 영상을 프린터로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프린터는 사이언(cyan), 마젠타(magenta), 노랑(yellow), 검정(black) 이렇게 CMYK네 개의 잉크를 사용해 컬러를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회사마다사용하는 잉크의 컬러 특성은 제각각 다르다. 그러니 동일한 CMYK신호가 사용된다 하더라도 프린터 종류마다 실제 프린트 되는 색은 당연히 달라지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프린터의 경우 종이 특성에 따라서로 색이 영향을 받는다. 또 이 뿐만이 아니다. [그림2]를 다시 잘 보면서 모니터에 띄워진 사진과 프린트 된 사진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모니터의 경우 우리는 모니터가 내는 빛을 직접 보고 있는 상황이고, 프린터물의 경우 조명에 의해 반사된 빛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그림2]의 사진을 찍기 위해 연구실의 조명을 끄고 창문을 통해 들어온 태양광 만이 있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아마 상당히 다른 사진이 찍혔을 것이다. 이렇듯 프린트된 사진은 외부 조명 특성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림3]은 앞에서 한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하나의 색을 두 개의 카메라를 촬영한다면 카메라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RGB 신호가 만들어 지고, 같은 RGB 혹은 CMYK 신호가 입력되더라도 모니터나 프린터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림3] 영상 장비 고유 특성에 따라 달라 보이는 색
영상장비들의 색을 똑같아 보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영상 장비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화질이 제품 차별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었고, 장비간 색 재현 차이 문제는 가장 큰 기술적 걸림돌 중의 하나였다. 때문에장비 간에 정확한 색 재현을 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 발전되어 왔다.
[그림4] 영상 장비들 간 색 매칭 기술 개념도
[그림4]에 표현된 컬러 매칭 기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방식대로 컬러 매칭을 해주려면 각각의 장비들에 대한 컬러 특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첫번째 방식은 ICC 프로파일 (ICC profile)이라는 것을 이용해 장비들의 컬러 특성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ICC란 인터네셔널 컬러 콘소시움(International Color Consortium)의 약자로 ICC는 업체들이 모여 영상 관련 표준을 만드는 기구이다. ICC 프로파일이라는 용어를 처음듣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한번 컴퓨터에서 모니터 특성 정보를 잘 찾아보기 바란다. 프로파일에 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방식은 인터넷이나 TV 방송용 컬러 신호에 적용되는 방식인데 아예 표준 모니터를 정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 용 혹은 방송용 영상은 특정한 모니터를 사용해 본다라고 가정하고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의 경우에는 sRGB라는 표준이 있고 디지털 방송은 ITU-R BT.709라는 표준을 사용한다.
이렇듯 지난 몇 십년간 영상 장비들 간에 똑같은 색을 재현하기 위한 기술이 연구되어 왔고 다양한 표준들도 나와있는데… 왜 2015년도에 찍은 사진들도 여전히 장비 간에 색이 다를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많은 경우 장비 간에 똑같은 색을 재현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이유는 영상 장비들 마다 재현해 낼 수 있는 색의 범위가 다르고 시청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떤 색은 모니터에서는 만들 수 있는데 프린터로는 표현 못하는 색도 존재한다.
사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는 굳이 색이 똑같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즉 제품에 첨단 기술이 들어갈수록 소비자가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제품의 사용 목적을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은 색이 아주 똑같지 않아도 가격이 저럼하다면 크게 불만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용 영상 장비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비의 가격이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른 이유로는 화질 차별화 때문이다.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 실제와 똑같아 보이는 영상보다 더 예쁘게 나오는 사진을 좋아한다.
‘카메라, 모니터, 프린터에 눈에 보이는 대로 똑같이 색 표현하기’의 미래는?
혹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미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박물관을 방문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www.heritage.go.kr) 사이트에 가면 여러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구글은 ‘Google Cultural Institute’ (https://www.google.com/culturalinstitute/project/art-project)를 통해 여러 나라의 미술품들을 인터넷 상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 곳에 올라온 영상들은 고해상도로 촬영되어 있어 눈으로 직접 보기 어려운 명화들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 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미술품이나 유물들이야 말로 정확한 색 표현이 중요하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된다면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직접 보고 싶은 이유는 그 노란색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정말 다양한 색의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술품, 유물들은 시간이 지나면 색도 변하고 파손의 위험도 커진다. 이 때문에 영상장비들의 발전에 따라 국내외 미술관, 박물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유물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사이버 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에 대한 관심 및 요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앞에서 간략하게나마 소개한 것처럼 현재의 기술로는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실제와 똑같은 색을 보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필자를 포함한 많은 국내와 컬러 전문가들은 정확한 색을 획득하고 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에 대해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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