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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에너지 핵융합, 어디까지 왔을까?

작성일 2023-12-19
핵융합이 뭐예요? “핵융합” 말로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고, 거부감이 드는 단어다. 굉장히 어려운 것은 물론, 나와는 일절 상관없는 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것은 오해이다. 핵융합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과학적 현상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태양이 있다.

( Source : Pixabay, 핵융합을 통해 거대한 에너지를 내뿜는 태양.)

저 거대한 별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이지만, 실상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 거리는 자그마치 1억5천만 킬로미터. 아무리 뜨거운 난로도 10m만 떨어지면 온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태양은 어쩌면 이렇게까지 뜨거울 수 있는 걸까? 그 비밀은 바로 ‘핵융합’에 있다. 태양 내부를 구성하는 물질은 원자라고 하는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원자 속의 핵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이다.

( Source : NASA,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도 핵융합에 의해 빛이 난다.)

그렇다면 태양이 사라지는 밤에는 핵융합을 볼 수 없을까? 물론 아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도 사실은 핵융합에 의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이 선택한 궁극의 에너지원. 그것이 핵융합인 것이다.

(Source : Amazon, 좌-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 모형.  Source : Sony Pictures 우-닥터 옥토퍼스의 ‘인공태양’ 개발 장면.)

게다가 우리는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도 핵융합을 접해왔다. 항상 미래의 에너지원을 묘사할 때면, 어김없이 핵융합이 등장한다. 아이언맨의 가슴에 환하게 빛나는 ‘아크 원자로’, 스파이더맨의 악당인 닥터 옥토퍼스의 ‘인공태양’, 심지어 도라에몽의 설정도 핵융합으로 인해 움직이는 로봇이다. 다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핵융합은 사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완전무결, 장점만 가진 핵융합 발전 그렇다면, 핵융합은 어떤 장점을 가졌기에 ‘궁극의 에너지’, ‘꿈의 에너지’라는 말을 듣는 걸까? 간단하다. 우선 원료가 거의 무한하다. 현재 개발 중인 핵융합은 원료로 ‘리튬’과 ‘중수소’를 사용하는데, 지구의 잔존량을 계산하면 약 3만 년 이상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그리고 핵융합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리튬 없이 중수소 만으로도 핵융합이 가능해지는데, 이것이 실현된다면 약 10억 년 이상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 Source : Havard University, 핵융합 발전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환경 오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핵융합 반응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위험한 고준위 핵폐기물 또한 생겨나지 않는다. 물론 저준위 핵폐기물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단기간 매장 후 다시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점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료의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술적인 부분만 받쳐준다면 장점에 가깝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핵융합 발전의 가장 대단한 점은, 에너지 효율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위 질량당 발생하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는 뜻인데, 실제로 석유가 1g에 40kJ의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반해, 핵융합은 1g에 350,000,000kJ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단 한 스푼의 원료로 석유 드럼통 50개에 준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핵융합은 날씨와 같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폭발 위험성이 극히 낮아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가만 보면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점만 가진 것이 이 핵융합 발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핵융합 발전도 아주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너무나도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는 점이다. 물론 인위적으로 핵융합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아직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태양과 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구에서 구현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지 않은가? 핵융합 발전을 위해서는 엄청난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며, 그러한 조건 하에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과 재료가 필요하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핵융합의 상용화에 대해 “Forever 30 years away(영원히 30년 후)”라고 농담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 농담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영원히 30년 후”에서 그냥 “30년 후”, 즉 2050년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이들은 무엇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낸 것일까? 핵융합 발전, 어디까지 왔을까? : 현실과 꿈 사이 과거 핵융합 연구는 궁극의 에너지를 독점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아주 비밀리에 진행이 됐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으로 접어들며 핵융합 기술의 개발이 인류 전체의 과제임을 느낀 과학자들은 조금씩 국제적 교류를 시작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전 세계의 연구기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속도와 규모 측면에서 급격한 도약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 앞서 언급한 도약의 열쇠는 바로 국제적 협력이었다.

(Source : ITER, 프랑스 카다라쉬의 ITER 건설현장. )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는 ‘ITER’라는 국제 핵융합 연구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핵융합 에너지 실용화 가능성 실증’이라는 목표 하에 현재 총 35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핵융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Q(에너지 증배계수) 값이 10은 넘어야 실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ITER 프로젝트 또한 Q 값이 10 이상인 원자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놀라운 점은 이 ITER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아주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ITER 프로젝트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원자로 부품 각자 조달’을 원칙으로 하는데, 한국은 11개의 주요 부품 중 무려 다섯 개의 부품 제작에 참여한다. 이는 우리한국이 핵융합 에너지 실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에 아주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Source : KAIST원자력및양자공학과 , 한국 핵융합에너지개발 기본계획. 2050년 이후 민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

만약 ITER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본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2030년대 후반부터는 K-DEMO라는 ‘한국형 핵융합 실증 장치’를 제작하게 된다. 그리고 예정된 로드맵대로 라면 2050, 핵융합 원자로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K-핵융합 기술의 미래 자연은 핵융합의 무한한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 엄청난 에너지원은 별들이 빛을 발하는 원동력이며, 인류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꿈같던 에너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이 세계 핵융합 연구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아직 우리의 앞에는 정말로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언제나 그랬듯 훌륭하게 극복해낼 것이라 확신한다. 핵융합 기술이 실현된 미래는 여지껏 없었던 새로운 희망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인류는 환경오염의 고민에서 해방되어, 기후 위기의 어두운 그림자는 사라지게 된다. 에너지 부족의 압박과, 그로 인한 국가 간의 갈등 또한 과거의 이야기로 지워지고, 세계는 더욱 평화로운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희망찬 길을 개척해 나가는 중심에는 언제나 우리 한국이 있음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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