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별자리 이야기 11] 탐사위성 루나 3호가 인류에게 준 선물

초승달이 차서 보름달이 되고 다시 이지러져서 그믐달이 됩니다. 한 달에 걸쳐 달이 바뀌는 모습인데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어요. 달의 모양은 왜 바뀌는 것일까요?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 빛을 받는 부분만 밝게 보입니다. 그래서 태양, 지구, 달이 서로 어떻게 놓이는 지에 따라 달의 밝은 부분이 변하게 되지요. 예를 들어 태양과 지구, 달이 서로 직각을 이루면 반달로 보입니다. 또한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놓이면 달의 어두운 면만 지구 쪽을 향해요. 이런 경우에 달을 볼 수 없게 되며 ‘삭’이라고 부릅니다.
삭이 지난 뒤에 가느다란 초승달이 저녁 서쪽 하늘에 나타납니다. 어떤 때에는 초승달에서 어두운 부분이 희미하게 드러나기도 해요. ‘지구조(지구반사광)’라는 현상입니다. 태양빛이 지구에서 반사되어 달의 어두운 부분을 엷게 비추는 것이지요. 지구 대기권에 흰 구름이 많이 끼어있는 경우라면 태양 빛을 더 많이 반사할 수 있어서 지구조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보름달이 되면 달은 태양 반대쪽에 놓입니다. 서쪽하늘로 해가 지면서 동쪽하늘엔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지요. 자정 무렵에 보름달은 남쪽하늘을 높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새벽녘에 서쪽으로 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밤새도록 달을 보게 되는 셈이지요.
보름달을 맨눈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밝고 어두운 부분이 잘 나누어집니다. 밝은 부분은 달 표면에서 가장 오래된 지형이며 지대도 높습니다. 어두운 부분은 달의 바다라고 부르며, 낮고 평평하지요. 몇몇 곳은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면서 생긴 충돌 분지인데 안쪽 바닥은 검은 용암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달 표면을 둘러볼 때, 대체로 어둡게 보이는 곳이 밝은 곳 보다 나중에 만들어져서 젊은 지형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구에 흔히 보이는 암석 지대와 비교하면 모두 오래전에 생겨난 것이랍니다.
달은 지구 둘레를 한번 도는(공전) 동안, 스스로 도는 것(자전)은 더도 덜도 없이 딱 한번입니다. 공전과 자전주기가 같다는 뜻이에요. 이런 까닭에 달은 늘 같은 면만을 지구 쪽으로 향합니다. 다시 말해 지구에서는 달의 나머지 뒷면을 볼 수 없습니다. 또, 달의 공전궤도는 정확한 원이 아니라 타원입니다. 그래서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조금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데 그에 맞추어 달의 크기도 살짝 달라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달이 타원 궤도를 도는 탓에 공전 속도도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공전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짐에 따라 달의 위치도 앞서가거나 뒤처집니다. 이렇게 되면 달의 동쪽편이나 서쪽편의 가장자리를 조금 더 볼 수 있어요. 마치 달이 좌우로 살짝 흔들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달의 가장자리부분이 방향에 따라 더 잘 보이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움직임을 ‘달의 칭동’이라고 부릅니다. 달의 칭동을 모두 따져보면 지구에서 볼 수 있는 달 표면은 전체 달 표면적의 59.5%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달의 나머지 절반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1959년 10월 구소련의 달 탐사위성 루나 3호가 그 일을 해냈습니다. 최초로 달의 뒷면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냈습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달의 뒷모습을 본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글 김지현, 사진 The Soviet Lunar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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