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의 비행원리

헬리콥터의 비행원리
헬리콥터 역시 양력을 사용해 비행하는 것은 고정익 항공기와 똑같다. 다만 고정익 항공기가 엔진의 힘으로 동체에 붙은 날개를 동체 째로 고속 전진시키며 양력을 얻는다면,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익 항공기는 엔진의 힘으로 회전익, 즉 로터를 돌려 얻은 양력으로 비행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보통 헬리콥터 중심부에 수직 방향으로 설치된 이 로터는 고정익 항공기에 달려 있는 프로펠러와는 그 기능이나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관절형 로터의 경우 로터 블레이드가 X, Y, Z 3축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로터 블레이드가 위아래로 움직여 수직방향 경사를 조절하는 플래핑 힌지(X축), 로터의 피치를 변경해주는 피처링 힌지(Y축), 로터의 수평방향 경사를 조절하는 드래그 힌지(Z축) 등이 장착되어 있다.
헬리콥터의 주 로터.
고정익 항공기의 프로펠러에 비하면 매우 복잡한 구조로,
수직방향 및 수평방향 경사, 피치의 변경이 가능하다.
ⓒ 위키피디아
일반적인 고정익기의 프로펠러는 프로펠러 블레이드의 피치 조절이 안 되거나,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헬리콥터의 로터 블레이드는 그 각도를 이토록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고, 심지어는 로터의 회전면의 기울기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전진만 가능한 고정익기와는 달리 제자리비행, 후진비행 등도 가능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 조절방법의 예를 들어보자.
헬리콥터 조종석의 주조종레버를 기울이면 X축과 Z축이 조절되어 로터의 회전면의 기울기가 변하고, 기운 방향으로 헬리콥터가 나아가게 된다. 주조종레버를 앞뒤로 기울이면 전후진, 좌우로 기울이면 좌우진을 하는 식이다. 헬리콥터 조종석에 있는 피치 레버를 앞뒤로 당기면 Y축 피처링 힌지가 조절되어 로터 블레이드에서 생성되는 양력의 양이 바뀌게 된다.
따라서 피치 레버를 앞으로 밀면 하강, 뒤로 당기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로터 경사면을 지면에 평행하게 하고, 피치 레버를 중립으로 놓으면 상승이나 하강, 전후진 없이 제자리비행을 하게 된다. 바로 이 제자리비행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헬기는 이착륙에 장대한 활주로가 필요한 고정익기로 갈 수 없는 여러 곳에 물자와 인원을 나르는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를 빠르게 돌리면 그 반동력으로 인해 헬리콥터의 기체 역시 로터축을 축으로 삼아 빙글빙글 돌게 된다. 이러한 사태를 막고 기체를 안정적으로 조종하기 위해 헬리콥터의 꼬리에는 보통 테일로터라는 작은 로터가 하나 더 달려 있다. 테일로터는 로터와 마찬가지로 주엔진의 힘으로 작동되어 기체를 안정시킨다. 조종사가 방향페달을 이용해 테일로터의 피치각을 조절하면, 로터의 반동력을 적절히 제어해 헬기의 기수를 좌우로 꺾을 수도 있다.
헬리콥터의 테일로터.
메인로터 회전 시 생기는 반동으로 기체의 불필요한 요잉을 막는 역할을 한다.
ⓒ 위키피디아
하지만 테일로터는 조종사의 시선이 가장 미치지 않는 기체 최후방에 있으므로, 이착륙 시 회전하는 테일로터에 지상시설이나 인원이 부딪쳐 예상치 못한 사고를 낼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테일로터를 쓰지 않고, 대신 동축 또는 다른 축에 배치된 주 로터 두 개를 반대방향으로 돌려 반동력을 상쇄하거나, 터빈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공기를 테일로터 대신 사용해 기체를 제어하는 헬리콥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하는 카모프 헬리콥터는
회전방향이 반대인 주 로터 2개를 돌려, 반동력을 상쇄하므로
테일로터가 필요 없다.
ⓒ 위키피디아
글: 이동훈(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 다음
-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에는 저주가 걸려있다? 2012.03.13
- 이전
- 항성간 여행은 가능한가? 201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