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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나무 이야기 04] 목련

작성일 2013-09-13

이른 봄의 풍광을 아름답게 하는 조경수로 환영

- 백목련 Magnolia denudata Desr.

 

누구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면서, 꽃의 화려함이나 순백의 기품이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로는 단연 목련을 꼽게 됩니다. 물론 산과 들에서 저절로 자라는 목련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꽃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일부러 심어 키우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당연히 시골이나 도시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목련입니다.

 우리 마을 아파트 단지에도 여느 주택가와 마찬가지로 목련이 적잖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잎 나기 전의 이른 봄에 흰 빛으로 탐스럽게 꽃이 피어나는 모습이 눈길을 끄는 나무이지만, 꽃 진 뒤에도 넓은 잎사귀의 싱그러움 때문에 목련은 사시사철 사람들의 관심을 놓치지 않는 나무입니다.

 목련 ⓒ 고규홍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는 마침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 바로 앞에 단지 안에서 가장 잘 자란 목련이 있어요. 그 덕에 언제나 누구보다 먼저 화려한 봄을 맞이할 수 있지요. 순백의 꽃을 피우는 우리 아파트 현관 앞의 목련은 그 키가 무려 4층 높이까지 올라갔고, 나뭇가지의 품은 현관을 나서는 계단참까지 널찌거니 그늘을 드리울 정도로 풍성합니다.

 목련에는 흰 색의 꽃을 피우는 백목련 외에도 붉은 빛 꽃을 피우는 자목련이 있지요. 또 우리 곁에서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노란 색으로 꽃을 피우는 황목련, 그리고 백목련 자목련과 달리 가늘고 길게 피어나는 꽃잎이 한 송이에 20장에서 40장까지 돋아나는 별목련도 있답니다. 그러나 황목련과 별목련은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어서 아직까지는 식물원이나 수목원에 가서야 볼 수 있습니다.

 목련을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흔히 보는 백목련과 자목련은 우리 토종 식물이 아니라, 중국에서 백 년 쯤 전에 들여와 키운 나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외국에서 들여왔다고 해서 거리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목련 가운데 우리 토종 목련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겁니다.

목련 ⓒ 고규홍 

우리 토종 목련은 제주도의 개미목 부근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식물학에서 부르는 이름은 ‘목련’입니다. 여기서 조금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백목련과 자목련을 그냥 목련이라고 부르니까요. 그런데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목련이라고 하면 백목련 자목련 황목련 별목련 등 이 종류의 나무를 모두 뭉뚱그려 부르는 과(科)의 이름입니다. 이 목련과의 식물 가운데에 ‘목련’이라고 불러야 할 우리 토종 식물이 있는 것이지요.

요즘 우리 토종 목련은 중국산인 백목련과 자목련의 기세에 눌려 우리 땅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일부 지방에서는 우리 토종 목련을 잘 키우고 있답니다.

목련과에 속하는 나무들에는 꽃을 피우는 순서가 있어요. 대개 백목련이 먼저 꽃을 피우고, 백목련의 꽃이 질 무렵에 자목련이 피어나지요. 그리고 다시 자목련의 꽃이 한창 화려하게 피어있을 즈음에 황목련이 피어나기 시작한답니다.

백목련은 잎 떨어지는 큰키나무로 9장의 흰 색 꽃잎이 달걀 모양으로 10cm 정도 자랍니다. 자목련의 꽃은 백목련 꽃과 빛깔을 다르지만 생김새는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자목련의 꽃잎은 6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자목련의 꽃이 붉은 빛이라고 했는데, 자세히 보면 꽃잎의 바깥쪽이 붉은 빛이지만, 안쪽은 흰 색입니다. 그러나 간혹 자목련 종류 가운데에는 꽃잎의 안팎이 모두 붉은 종류도 있습니다.

목련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향기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목련의 진한 향기를 참 좋아했지요. 그래서 장마철에는 목련 장작으로 불을 때워 향기도 내고, 방안의 습기를 없애기도 했답니다. 또한 목련의 좋은 향기가 병을 쫓아낸다고 해서 집집마다 목련 장작을 준비해 두기도 했을 정도지요. 목련 꽃잎으로 목련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이 향기에 대한 느낌은 민족마다 다릅니다. 이를테면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목련의 강한 향기를 무척 두려워했답니다. 심지어 ‘목련이 있는 침실에서 잠이 들면 죽음에 이른다’고 했으며, 목련 꽃이 필 때에는 그 그늘 아래에서 낮잠도 자지 않는다고 합니다.

향기가 강한 목련은 나무껍질에서 방향제의 원료를 채취하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목련의 씨 뿌리껍질을 다른 약재와 섞어 구충제(驅蟲劑)?양모제(養毛劑) 등에 씁니다. 또 꽃봉오리도 약재로 쓰이고 있어요. 약용 식물로의 가치도 많이 알려지고 있으나 나무껍질에 유독 성분이 있으므로 함부로 이용하면 큰일 납니다. 목련 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식물들 중에는 약용 가치가 큰 식물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냥 흘러 다니는 이야기만 듣고 적용했다가는 더 큰 탈이 나게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

현재 목련은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부터 동아시아와 히말라야에까지 분포하고 있으며 유럽과 그린란드 지역에서는 목련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답니다. 목련의 화석은 시기적으로는 백악기와 제3기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백악기는 약 1억 4천만 년 전에 시작된 시대이니, 목련은 고대 식물이며,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글 : 고규홍(http://www.sols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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