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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법에 의한 사영기하학의 발전과 현대적 응용

작성일 2012-01-18

 

원근법에 의한 사영기하학의 발전과 현대적 응용

 

<로마에 르네상스를 가져다 준 Pietro Perugino의 원근법 (Sistine Chapel / 1481-1482)출처 : 위키디피아(www.wikipedia.org)>

 

눈에 보이는 세상을 똑같이 종이에 그려 넣으려는 노력은 사영기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를 태동시켰으며, 이로 인해 현대의 3D 게임, 애니메이션컴퓨터, 증강현실, 사진의 파노라마 구현, 로봇의 물체인식 등이 가능하게 되었다.

 

3차원을 2차원에 몰아넣기

원근법이란 3차원 물체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편평한 종이에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원근법을 잘 표현하는 방법은 표현하고자 하는 3차원공간의 한 점에서 가상의 직사각형, 즉 화폭을 지나서 관찰자의 눈에 이르는 빛의 움직임을 그려 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물체를 실제로 보이는 것처럼 나타내는 것이므로 물체가 관찰자로부터 멀어지면 작아지고, 가까워지면 커진다. 그리고 시선과 같은 방향으로는 물체의 차원이 시선에 수직한 방향의 차원보다 상대적으로 더 작아진다. 즉 표현하고자 하는 물체는 시점과 시선의 방향에 따라 입체적인 물체가 평면 위에 표현되면서 차원이 2차원으로 나타나고, 그 모양이 원래의 모습과 다르게 나타난다 

원래의 모습이 도우넛과 같은 원 모양이었다 하여도 시점과 시선의 방향에 따라 타원 모양의 도우넛과 같이 보이고, 극단적으로는 둥근 모서리를 갖는 직사각형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직사각형의 경우는 대부분은 사다리꼴로 보인다 

또 다른 특징은 철도나 전봇대 등의 그림에서 보이듯이 지평선이 나타나게 된다.

이 직선은 관찰자의 눈과 정반대에 있는 무한히 멀리 있는 물체들을 표현한 것이다.

이 지평선의 각 점들은 무한히 멀리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평행선을 포함하고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되면 평행선이 만나는 점이 생기고 이를 소실점(vanishing point)이라고 한다.

 

<소실점>

원근법을 사용하여 직육면체와 같은 물체를 그리려면 시선의 방향, 화면의 위치, 물체의 위치에 따라 그리는 방법이 다르게 된다. 소실점의 개수에 따라 한 점 원근법, 두 점 원근법, 세 점 원근법이라 부른다.

 

<원근법의 종류>

 

실제와 같이 표현하기

르네상스 이전의 그림들은 관찰자로부터의 거리보다 주제의 중요성에 따라 캐릭터와 물체의 크기가 정해졌다. 고대 이집트의 경우 가장 중요한 물체는 작품에서 가장 위에 그렸다.

당시 그림에서 물체 사이의 상대적인 위치를 표현하는 방법은 겹치게 그려서 두 물체간의 위치관계를 표현하는 것 뿐이었다. 최초의 원근법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BC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착시에 흥미를 가진스케노그라피아(skenographia)라는 그룹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철학자 아낙사고스(Anaxagoras)와 데모크리투스(Democritus)는 원근법의 기하학적 이론화에 노력하였고, 유클리드(Euclid)는 광학론에서 원근법의 수학적 이론을 소개하였다 

이것이 현대의 원근법과 일치하는 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이후의 많은 작품에서 원근법이 사용되지 않은 것을 보면 많은 학자들이 이 이론에 관심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중세 예술가들도 거리에 따라 물체의 상대적 크기가 변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알고 있었지만. 회화에서 나타난 고대의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할 뿐 체계적인 기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비잔틴시기의 예술도 마찬가지였다.

 

 

<원근법이 잘못 적용된 1614년의 성 파울 성당의 그림 (출처 : 위키디피아(www.wikipedia.org)>

 

지오토(Giotto de Bondone)는 먼 거리의 직선을 결정하는 대수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원근법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이 방법은 지금의 원근법과 다르지만 기하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깊이감이 잘 표현되었고, 서양 미술을 진일보 시켰다.

 

 

<지오토의 원근법의 대수적 방법을 사용한 최초의 그림 Jesus Before Caiaphas

출처 : 위키디피아(www.wikipedia.org)>

 

르네상스에 앞서 알하젠(Alhazen)는 그의 책 광학(Optics 1021)에서 광선이 눈으로부터 원뿔와 같은 모양으로 투사된다고 설명하였고, 이 이론으로 고대부터의 수학자와 물리학자간의 빛과 상의 본성에 관한 논쟁을 해결하였다. 알하젠 시야각(cone of vision)에 대한 기하학적 모형은 이론적으로 회화에 적용하기 충분한 것이었고, 공간에서 깊이를 표현하는 여러 실험들에 의해 그 실효성이 입증되었다. 그의 원뿔 모형으로 그림 그리는 상황을 변환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하지만 14세기에 알하젠의 광학이 이탈리아에 소개되고, Lorenzo Ghiberti는 이 책을 탐독하여 그림을 그렸고, 초기 르네상스 이탈리아 회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지만, 수학적으로 대수학과 기하학과의 결합하여 해석기하학을 발전시켰으며, 유클리드 기하학의 5번째 공리인 평행선 공리를 귀류법으로 증명하려 노력하였으며 기하학 분야에 운동과 변환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수학적 체계화

3차원의 물체들을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이 그리려는 노력에 의해 원근법이 태동하였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었다. 이에 기존의 수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원근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알버티(Leon Battista Alberti)는 회화에서 거리감을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에 관한 논문 De pictura(1435)를 썼고, 직교 사영이론을 확립하고 두 닮은 삼각형을 이용하여 서로 거리가 다른 물체의 화폭에서의 높이를 계산하였다. 이러한 방법들은 어려운 것이었지만 이탈리아 예술가들이 이 방법을 유럽 전체로 그리고 세계로 전파하면서, 이 계산법이 예술가들의 훈련과정으로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원근법에 대한 수학적 탐구에 의하여 사영기하학은 나타난다. 사영기하학은 근원적으로 점과 직선과의 관계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쌍대성(Duality)의 원리로 표현된다. 쌍대성 원리의 가장 단순한 형태를 알아보면, 평면에서 "서로 다른 두 점은 하나의 유일한 직선을 결정한다"는 공리에 대한 쌍대적 표현은 직선과 점이란 단어를 서로 바꾼 "서로 다른 두 직선은 유일한 교점을 결정한다"이다. 사영평면에서는 이러한 쌍대성이 중요한 원리가 되며, 이의 중요한 예가 바로 원근법인 것이다. 쌍대성에 의하면 모든 직선은 한 교점을 가져야 하므로 유클리드 공간과는 달리 사영평면에서는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근법에 의해 표현된 그림에서 3차원에서 평행이었던 두 직선은 대부분의 경우 화면 안 또는 화면을 무한하게 넓힌 평면에서 소실점에서 만나고, 화면과 두 직선이 평행하게 놓인 경우는 평면의 무한원점이 소실점이 된다. 따라서 사영평면은 보통의 평면에 무한원점을 추가한 것과 동등한 것이 된다. 이렇듯 사영평면에서는 평행선이 존재하지 않으며, 곡률이 양인 경우의 중요한 예이다. 그리고 원, 포물선, 쌍곡선 등의 원뿔 곡선들이 모두 원근법에 의하여 사영하는 방법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곡선이다. 원의 그림자가 태양의 위치에 따라 원과 타원으로 바뀌는 현상과 같다. 결국 사영변환에 의하여 원뿔 곡선들은 모두 같은 형태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세기 초 퐁슬레(Poncelet) 등의 노력에 의해 사영기하학은 아핀기하학, 유클리드기하학과 함께 수학의 독립적인 분야로 확립되었으며, 동차 좌표계(homogeneous coordinate system)를 사용하여 대수적 연산을 하고 행렬의 곱에 의하여 표현된다. 

사영기하학은 현대의 3차원 컴퓨터 게임에서도 사용된다. 그림에서와는 달리 컴퓨터 프로그램은 영상 안에 있는 모든 광선을 처리하지는 않지만, 화면의 각 픽셀로부터 거꾸로 광선의 궤적을 추적하여 물체의 색상 정보를 얻어내어 화면에 나타낸다. 요즈음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캐릭터나 각종 오브젝트 등을 3차원으로 모델링하여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배치하고 광원과 카메라를 배치한 후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1초 동안 24장의 화면을 만들어 낸다. 이 화면을 만드는 방법은 바로 화가들이 원근법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이러한 과정을 사영한다고 하며, 사영된 그림에 광원에 의한 표면의 색상 및 광택 그리고 그림자 등을 계산해 내어 화면에 만들어 내는 것을 랜더링한다고 한다. 이렇게 1초 동안 24장의 화면을 랜더링하여 연속으로 보여 주면 3차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되는 것이다. 게임의 경우는 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실시간으로 랜더링 하여 마치 내가 조정하는 듯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랜더링 과정에는 수 천, 수 만 개의 행렬 곱하기 연산을 사용하여 물체의 영상을 만들어 낸다. 이 분야를 선형대수학이라 한다. 하나의 화면은 점 또는 픽셀들의 집합이며, 이는 물체 위의 한 점과 관찰자의 눈을 연결하는 직선이 화면과 만나는 점들이며, 원근법의 문제는 단순히 화면의 한 점에 대응하는 평면 위의 점을 찾는 것과 같다. 동차 좌표계를 이용하면 이 점들은 행렬의 곱하기만으로 직접 계산할 수 있다.

 

2차원에서 3차원 형체 찾아내기

컴퓨터 비젼 분야에서 물체인식은 이미지나 동영상에서 주어진 물체를 찾는 일이다.

인간은 물체의 상이 약간 다른 방향에서 또는 다른 크기를 가져도, 또는 이동하거나 회전시켜도 약간의 노력만으로 이미지에서 많은 물체들을 인식한다. 또는 부분적으로 장애물에 의하여 보이지 않아도 물체를 인식한다. 하지만 컴퓨터에서는 주어진 이미지에서부터 물체를 인식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많은 진보가 있었지만 아직도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물체인식은 근본적으로는 원근법의 방법의 반대의 계산과정이다. 즉 주어진 이미지가 있으면 이로부터 원래의 물체를 3차원적으로 알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약간 촬영 위치가 사진 두 장이 있다면 이로부터 물체의 깊이 정보를 알 수 있다.

 

 

<증강현실기술을 통한 실제현실과 가상콘텐츠의 융합 예시>

 

이 분야는 파노라마 이미지 재생, 워터마킹기술, 로봇기술, 얼굴인식, 이미지 분류 및 검색, 물체의 갯수 확인 및 감시, 무인 자동차 등에 활용된다. 요즈음 스마트폰 열풍에 의하여 많이 애용하고 있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에서도 이러한 물체 인식 기술이 활용된다. 증강현실이란 소리나 그래픽과 같이 컴퓨터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로 증강된 요소들을 포함하여 실세상을 실시간으로 직간접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테미네이터에서 사람을 스캔하면 그 사람의 정보가 보이는 것을 말한다.

 

/ 한동숭 전주대학교 게임학과 교수 mathhan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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