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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산업에서의 로봇기술 활용과 그 가능성

작성일 2012-02-08



공연산업에서의 로봇기술 활용과 그 가능성

 

 



<그림1. Tsukuba series. Self-playing instruments, from Maywa Denki
(출처: Watz / www.flickr.com/photos/watz/74863667)>


 
1921년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펙(Karel Capek)의 희곡 \\'R.U.R. (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인 로봇(robot) 1950년대 이후 급속한 영역의 확장과 발전을 거듭한 이래 그동안 인간이 해오던 많은 일들을 대신하며 산업용, 가정용, 군사용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로봇의 정의는 통상적으로 알려진 ‘휴머노이드’개념에서부터 검색로봇 등의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개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특히 오늘날 할리우드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로봇들은  이러한 로봇에 대한 정의를 다양화했다고 볼 수 있다.

 
본 칼럼에서는 국내외 공연 산업에서 로봇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예를 찾아보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로보틱 아트(Robotic Art), 로보틱 퍼포먼스(Robotic Performance)

산업용, 가정용, 군사용으로 만들어져오던 로봇은 기술을 활용한 예술적 성취를 의도하는 예술가들에 의하여 로보틱 아트(이하 로봇 예술)로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이들의 작업은 기존의 키네틱 아트(Kinetic Art)와는 달리 주로 컴퓨터, 센서, 작동장치,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성과물(작품)예술가 혹은 참여자에 의해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림2. An overview of Robots in Art / LANSDOWN CENTRE for Electronic Arts
(출처: www.senster.com/robots_in_art)>

 

로봇 예술은 예술적 성취의 경향을 보이는 분야로 보았을 때 크게 로봇의 연산이나 수학적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여 예술 작품을 창조해내는 로봇생성예술, 관람자의 접근이나 소음 등 외부의 자극에 의해 반응하는 사이버네틱 조각, 그리고 로보틱 퍼포먼스(이하 로봇 공연)으로 나눌 수 있다. 로봇 공연은 로봇에 의해 행해지는 극장 퍼포먼스로서 극의 형태나 아티스트의 의도에 따라 로봇 예술을 음악과 연극, 기타 공연에 접목하는 형태로 보여지게 된다. 로봇 공연주로 연극, 뮤지컬 등 극의 형태로 보여지는 무대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로봇 또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를 이루는 반면, 대중 음악공연에서의 로봇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악기의 역할을 하는 자동 연주기계의 형태가 주로 보여지고 있으며, 이 두가지 모두가 최근들어 대중문화의 영역속으로 점점 거리를 좁혀오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음악연주를 주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 주요 로봇 공연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주요 로봇공연 사례

1) 사물놀이 로봇 - ()한국디지털 (1993)


 



 
<그림3. ‘김덕수와 한울림’, 김수철과 합연한 사물놀이 로봇 MBC생방송 엑스포과학공원 오픈 전야제-(),  엑스포과학공원 야외 특설 무대() / ()한국디지탈 제공>


 
사물놀이 로봇은 엑스포조직위원회의 지원과 한국전자음악협회의 협조로()한국디지털에서 1년여에 걸친 개발 후 1993년 대전엑스포 개막식에서 \\'김덕수와 한울림\\', 김수철과의 협연으로 선보인 로봇연주 공연이다. 대기업 전시관이나 홍보용으로만 개발되던 산업용 로봇에서 벗어나 음악적 연주를 목적으로 하여 제작된 로봇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음악적으로 의미있는 연주가 가능하도록 구현하기 위해 음악에 대한 지식과 연주 기법, 음악적 기교의 분석을 한 후 그것에 따라 기계적인 기술이나 컴퓨터의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의 기술을 구현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국제표준인 MIDI를 사용, 127단계의 음의 강약(Velocity), 음의 길이 등 MIDI에서 사용하는 각 제어요소를 활용하였으며 건반악기, 타악기의 리얼타임 입력과 스텝입력(악보)등을 활용하여 독자적인 음악연주와 함께 타 연주와의 협연이 가능하도록 제작되었다. 

 
2) Orchestrion - Pat Metheny (2010)


 



 
<그림4. Pat Metheny\\'s Orchestrion tour @ the Concertgebouw Amsterdam

(출처 : Hans Speekenbrink / www.flickr.com/photos/hansspeekenbrink/4351343990)>


 
 미국의 재즈 작곡가이면서 기타리스트인 팻 메시니(Pat Metheny)의 싱글 앨범이자 동시에 라이브 공연이기도 한 \\'Orchestrion\\'은 기계적 장치에 의해 악기가 자동으로 연주되는 일종의 자동 연주 시스템이다.

 
기타, 드럼, 오르간, 유리병, 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이 로봇 악기들은 자기력을 발생시켜 전기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솔레노이드에 연결되어 있으며, 압력차에 의해 발생한 음들을 재현함으로써 실제 인간이 연주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재즈라는 장르와 맞물려진 이 장치들은 인간만이 표현 가능한 감성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아티스트의 상상력을 정확하고 정교하게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경우라고 볼 수 있으며, 팻 메시니에 대한 상대역이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이 되었다는 점 또한 타 공연들 과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요소이다.

 
3) ROBOT NANTA  코이안(KoIAN) (2010)




 

<그림5. 하이서울페스티벌 ROBOT NANTA / 코이안(KoIAN) 제공  http://www.koian.org>


 
 ‘Robot Nanta’는 한국의 문화예술단체 코이안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음악연주 로봇들과 음악소리에 반응하는 뉴미디어 영상기술 등을 결합한 넌버벌 퍼포먼스이다.

 
공연은 크게 로봇난타 뉴미디어 연주, 소리 시각화 영상, 관객과의 인터랙션을 통한 앙상블, 연주 로봇과 인간의 협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종과 언어, 시공간의 장벽을 허무는 비언어적 퍼포먼스를 지향한다. 컴퓨터에서 보내진 연주신호가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10단계로 타악 연주가 가능한 16개의 타악로봇과, 직경 2.3m의 원판에 44개의 액추에이터와 마림바 건반으로 이루어진 음악연주로봇 MARI(Marimba Applied Robot Instrument)의 연주에, 3D 맵핑 애니메이션과 관객참여 인터랙션이 더해져 조화를 이룬다. 연주와 멘트를 비롯한 공연의 주체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 수행한다는 컨셉을 채택하여 차별성을 부각시킨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기술이 적용된 공연산업의 가능

 
이처럼 공연 산업에서 로봇기술이 사용될 경우의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점은, 인터랙션과 디지털 영상 등 첨단 문화기술과 로봇이 만나 음악공연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로봇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래지향적인 공연산업의 영역에 가장 적합한 기술적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보여지는 로봇 공연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발견하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로는 첨단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으로 탄생하는 로봇 공연들이 단순한 장르의 결합이라는 의미를 넘어서고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양질의 문화공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로보틱 아트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접목시키며 새로운 스토리와 결합시키려는 연구 실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열린 사고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기술의 적극적인 수용, 산업 엔지니어와 예술가의 적극적인 협업, 유명 뮤지션과의 협주 등 다양한 통로의 모색그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들이 장차 공연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서 자리매김하여 그 가치를 대중과 함께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최윤호 미디어아티스트, 코이안(KoIAN) 문화기술팀 책임연구원 cromr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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