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올

통합검색

찾기

멘델의 유전법칙 - 유전학의 탄생

작성일 2011-12-19

 

멘델의 유전법칙 - 유전학의 탄생

914335___dna__.jpg

 

톱스타 선남선녀의 열애 소식과 함께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 둘의 이목구비를 섞은 2세 합성사진이 떠돌기 시작한다. 엄마와 아빠의 외모가 출중하니 그 둘의 아이도 잘 생겼으리라는 사람들의 추측과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식이 부모로부터 다양한 형질을 유전 받는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또한 유전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예부터 인위선택을 통해 품질개량을 해 왔다. 이미 기원전 4,000년에 고대 바빌로니아의 유적에서 말의 혈통과 육종에 관한 기록이 발견됐다. 유전의 원리는 언제 처음으로 밝혀졌을까? 밝혀낸 사람은 누구일까?

File:Gregor Mendel.png

유전학의 아버지 그레고리 멘델 사진제공 : 위키피디아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

유전의 원리를 알아내는 과학적 사고는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1822~1884)에 의해 처음으로 실행됐다. 멘델은 오스트리아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공부를 하기 위해 수도원의 수도사가 됐다. 그는 빈 대학에서 식물학과 수학을 2년간 수학했는데, 당시 지식으로 수도원 뒤뜰에서 7년간 완두를 가지고 그것들의 형질이 어떻게 유전되는 가를 실험했다. 멘델이 선택한 완두에 대해서는 당시 많은 정보가 있어 완두를 키우고 교배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멘델은 선택한 완두가 양자택일 방식처럼 노란색이 아니면 초록색이라는 식으로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쪽의 형질만 나타나고, 이러한 형질이 후손에게 일정한 패턴으로 전달되는 것을 알았다. 멘델은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단순화를 이끌어내는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었다 

멘델이 실험에 사용했던 완두는 순수계통(순계)으로서, 하나의 꽃 속에 생식기관인 수술과 암술을 모두 갖고 있어서 자연적으로 자가수분을 거듭했기 때문에 형질은 변화 없이 자자손손 전달됐다. 그는 순계의 형질 중 꽃의 색, 종자의 색, 종자의 모양, 꼬투리의 색, 꼬투리의 모양, 식물체의 키 그리고 꽃의 위치에 대한 일곱 가지 유전형질에 대해 실험 분석했다.

 1865 2 8일 멘델이 그 연구결과를 학회에 발표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형질을 결정하는 본질이 있다고 생각했던 멘델의 발표는 토론 없이 끝났고, 반면 찰스 다윈 Charles Darwin, 1809~1883)의 새로운 개념인 자연선택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토론됐다. 그러나 멘델은 유전의 법칙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한 최초의 수리생물학자였다.

 

완두콩 실험으로 밝힌 유전의 원리, 멘델의 법칙

멘델은 먼저 한 가지 형질을 가지고 단성교배를 통해 유전패턴이 아주 정확하고 간결한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노란 완두콩이 열리는 형질의 꽃가루를 초록색 완두콩이 열리는 완두의 암술머리에 붓으로 묻혀 타가수분 시켰다. 그 결과 다음 세대의 콩은 두 가지 색이 섞이지 않고 오로지 노란색만을 띠었다. 이처럼 제1대 잡종에서 나타난 노란색 콩의 형질을 우성(dominant)이라고 하고 나타나지 않은 초록색 콩의 형질을 열성(recessive)이라고 했다. 두 형질 중 우성형질만이 나타나므로 이를 우성의 법칙이라고 했다 

이때 사라진 열성형질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멘델은 제1대 잡종의 콩을 자가수분 시켰다. 이때 사라졌던 열성형질이 다시 나타났으며, 2대 잡종에서는 노란색 콩과 초록색 콩이 3:1의 비율로 생겼다. 이를 분리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멘델은 한 식물 개체에서 어떤 형질을 결정하는 인자는 2개이며, 각각은 어버이에게서 오고 그 둘은 서로 대립되는 변이체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이 변이체가 노란색 콩의 형질과 초록색 콩의 형질이다. 멘델이 인자라고 불렀던 것은 1909년 덴마크의 빌헬름 요한센(Wilhelm Johannsen, 1858~1927)에 의해 유전자(gene)로 대체되었고 변이체는 대립유전자로 불려지게 됐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두 가지 형질이 서로 다른 형질에 대한 양성잡종 교배를 통해 한 형질에 영향을 주는 한 쌍의 대립유전자가 다른 형질에 영향을 주는 한 쌍의 대립유전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실험했다. 멘델은 이 실험을 위해 둥글고 노란색 종자와 주름지고 초록색의 종자를 교배했다. 1대 잡종에서는 둥글고 노란색의 종자가 열렸다. 멘델은 그 다음 제1대 잡종을 자가수분 했을 때, 양성잡종의 제2대 잡종 자손에서 9:3:3:1의 표현형의 비율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독립분리의 법칙이라 칭했다. , 두 쌍의 대립유전자는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결과 멘델은 형질을 나타내는 인자는 세대를 거치더라도 유지되는 일종의 입자와 같다고 생각했다.

 

유전학의 탄생.jpg

그림2. 멘델의 유전법칙

 

멘델은 이 간단한 결과를 가지고 유전법칙의 초석을 다져나갔다. 그러나 당시 크게 대두된 혼합유전 때문에 멘델의 이론을 다윈을 비롯한 자연주의자들은 그릇된 것이라고 믿었다. 멘델은 유전형질이 입자와 같아서 섞이지 않는다고 믿었고 브륀에서 개최된 자연과학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식물잡종에 대한 실험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 다음해 동학회의 잡지에 게재됐으나 관심 갖는 사람은 없었으며, 멘델은 끝내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생을 마쳤다.

 

멘델의 연구 후대에 빛을 발하다. 현대 유전학의 등장

이후 35년이 지난 1900년에 네덜란드의 후고 드 브리스(Hugo de Vries, 1848~1935), 독일의 카를 코렌스(Karl Correns, 1864~1933)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에리히 폰 체르마크(Erich von Tschermak, 1871~1962)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거의 동시에 멘델이 발견한 것과 동일한 규칙을 재발견했다. 이 식물학자들이 자신들의 논문에서 34년 전에 발표돼 잊혀져 있던 멘델의 논문을 인용해 그의 업적을 세계에 알려지게 했다는 것에 경의를 보내야 한다. 이들 세 사람의 윤리적인 용기는 우리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멘델이 발견한 유전법칙에 멘델의 법칙이라고 이름을 붙인 사람은 코렌스였다. 멘델은 생물학에 대해서 일대 사고의 전환과 그의 연구방법으로 유전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위대한 발견을 이룩했다.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5/53/NHGRI_human_male_karyotype.png

인간(남자)의 염색체 핵형 사진제공 : 위키피디아

 

멘델의 뒤를 이어 생물학자들은 유전자가 염색체상에 존재하며 염색체는 세포의 핵 안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1940년대에 이르러서는 유전자 정보들이 핵산인 DNA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1950년대가 되자 DNA상의 유전암호를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오늘날에는 이 유전암호를 이용해서 인간의 유전병의 기원을 알아내고 있으며 이미 인간의 게놈(genome)분석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제 DNA의 분석을 통해 유전자를 조작해서 우리가 원하면 인간의 운명을 조작할 수도 있는 시대에 이르렀다. 

현대 유전학의 무대를 마련한 멘델의 법칙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 지 벌써 한 세기가 지났다.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시대로 모든 국가가 생명과학에 높은 관심을 갖고, 특히 인간의 질병과 본성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비록 멘델의 생애에는 그의 업적을 인정받지 못했으나, 현재에는 그의 업적이 씨앗이 되어 다수의 과학자들이 생명현상에 대한 유전적 표적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교육팁]

멘델의 유전 법칙 중 우성의 법칙이란 우성과 열성 두 개의 형질이 있을 경우 우성의 형질만 드러나는 법칙을 이른다. 생물 내에 한 쌍이 존재하는 염색체 상에서 동일한 위치에 있는 대립유전자 중 상대 대립유전자에 비해 효과가 잘 드러나는 한쪽 유전자의 특성은 우성, 잘 드러나지 않는 한쪽 유전자의 특성은 열성이라 한다 

우리가 가진 형질이 우성인지 열성인지 알아보자. 이 때, 우성의 형질을 가졌다고 해서 우월한 형질이고 열성의 형질을 가졌다고 해서 열등한 형질이 아님을 기억하자.

 

[교육과정]

중학교 3학년 과학, 생식과 발생

중학교 3학년 과학, 유전과 진화

고등학교 1학년 과학, 생명

 

/ 홍영남 서울대 명예교수 ynhong@snu.ac.kr

 

 

The Science Times
과학문화바우처
사이언스 프렌즈
STEAM 융합교육
CreZone 크레존
문화포털
과학누리
교육기부
EDISON
과학기술인재 진로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