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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 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작성일 2008-03-05

  * 도서명 : 천재 - 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 저자 : 황혁기(역자)

  * 출판사 : 도서출판 승산

  * 선정부문 : 대학일반 번역 (2006년)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물리학계의 천재적인 과학자였던 리처드 파인만의 일생을 다룬 전기. 챌린저 우주왕복선 참사의 진상을 밝힌 리처드 파인만은 원자폭탄을 완성하고 양자전기역학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과학자로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1920년대 파라커웨이에 살던 유대인들의 실상과 1930년대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학부생들의 모습, 제2차 세계대전 중의 모습, 미국 대학내의 반유대주의, 노벨상 선정과 수상에 얽힌 역학관계 등을 상세하게 알게 된다. 또한 언제나 유쾌하고자 했던 파인만의 당대 제일의 물리학자이면서도 아버지의 모습, 스승, 때로는 한 남자로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카오스》의 저자이기도 한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파인만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파인만의 가족과 동료, 제자들, 친구들을 취재했다. 때로는 파인만의 대담을 읽고 듣기도 하고, 논문과 노트, 편지들을 통해 그의 생생한 모습을 예리하고도 정확하게, 현학적이지 않으면서도 철저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 : 저자 제임스 글릭(James Gleick) 지은이 제임스 글릭은 1954년생으로, 하버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0년 동안 《더 뉴욕 타임스》에서 편집자와 기자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과학과 기술을 주제로 기고문과 책을 쓰는 일에 전념 중이다.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조사?연구하여 신선한 시각으로 종합, 의미 깊은 내용을 특유의 어법으로 정확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솜씨로 정평이 난 작가다. 1989년에서 1990년에는 프린스턴에서 초빙 교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저서는 《Isaac Newton(아이작 뉴턴)》과 《카오스: 현대 과학의 대혁명》, 《빨리 빨리! 초스피드 시대의 패러독스》,《What Just Happened: A Chronicle from the Information Frontier(정보혁명,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나)》등이며, 이중《카오스》는 1988년에, 《Isaac Newton(아이작 뉴턴)》은 2004년에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이 저서들은 30개 국어로 널리 번역되었다. 역자 황혁기 옮긴이 황혁기는 영구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서 수리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델피(DELPHI) 연구단과 삼성서울병원 임상의학연구소의 연구원을 거쳤다. 과학기술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전산학과 정보기술 전문서, 수학과 물리학 교양서에 초점을 두고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프롤로그 파라커웨이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닌 곳 탄생과 죽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학교에서 만물은 원자로 만들어졌다 진보의 세기 리처드와 줄리언 MIT 최적 경로 공학도의 사회성 키우기 최신 물리학 기계공 파인만 군은 물론 유대인이죠 분자들 안의 힘 아깝지 않게 잘합니까? 프린스턴 고색창연한 격식주의 접기와 리듬 앞으로 아니면 뒤로? 합리주의자 모 교수와 시간의 본성 양자역학의 최소작용 아우라 폐결핵 전쟁 준비 맨해튼 계획 끝마무리 로스앨러모스 누군가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오죠 연쇄반응 전함과 쾌속어뢰정 확산 머리로 계산하기 기계로 계산하기 울타리에 둘러싸여 마지막 봄날 빗나간 희망 핵 공포 때를 기다릴 거야 우리 과학자들은 똑똑하다 코넬 평화로운 대학 현상은 복잡-법칙은 단순 다들 거기서 거기 같아 마음의 장벽을 둘러 무한대 줄이기 다이슨 되는대로 생각해낸 그림처럼 준시각적인 것 슈윙거의 영예 제 기계들은 머나먼 곳에서 왔습니다 또 다르게 (파인만이) 발표한… 프리먼 다이슨과 대륙을 횡단하며 오펜하이머의 단념 다이슨 그래프, 파인만 다이어그램 아득한 전설의 땅으로 칼텍 코파카바나에서 난 사기꾼 아아, 여인의 사랑이란! 또 하나의 물리학으로 양자 액체 새로운 입자들, 새로운 언어 머리 겔만 천재를 찾아서 약한 상호작용 가정을 이루며 QED에서 유전학까지 허깨비와 벌레 바닥공간 이해한 지식을 모두 모아서 탐험가와 관광객 스웨덴상 쿼크와 쪽입자 어린 세대를 가르치며 언제까지나 그렇게 지내셔도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니, 농담이시죠! 기술 참사 에필로그 감사의 글 후주 파인만의 문헌 참고문헌 찾아보기

 

 

 

 

 

 

 

 

무언가가 어떻게 알려지게 되는지, 무엇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어느 정도까지 사물이 알려져 있는지(어떤 것도 완전하게 알려지지 않으므로), 의심과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는지, 어떤 규칙들이 증거가 되는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물을 생각해야 하는지, 진실과 사기를 그리고 허식을 어떻게 분별하는지 가르치는 길이 바로 과학입니다. -본문 436쪽, 파인만의 말 중에서 이 경우가 단어들을, 새로운 단어들의 새로운 정의들을 이용하는 예이기도 하지만, 이런 특정한 경우에는 가장 극단적인 예이기도 한데, 그 까닭은 사실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이 교과서를 살펴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은, 합집합이나 교집합을 나타내는 기호∪나 ∩처럼…… 이 책에 나오는 정교한 집합 표기가 다 이론물리학의 어떤 글에서도, 공학에서도, 경영이나 산수나 컴퓨터 설계나, 수학이 이용되는 다른 분야 어디에서도 등장하는 법이 결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랄 것입니다. -본문 608쪽, 파인만의 말 중에서 천재의 유형은 두 가지로, “평범한” 천재와 “마법사” 천재다. 평범한 천재는 우리가 몇 배만 더 나아져도 당신이나 나나 딱 그 수준이 될 만한 동료다. 이런 천재가 어떤 식으로 사고하는지에 대해서 불가사의한 점은 없다. 이 천재들이 무엇을 해냈는지를 우리가 일단 이해하면, 우리 또한 분명 그렇게 했으면 되었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마법사 천재는 다르다. 그런 천재들은 수학자들이 쓰는 표현을 들어 이야기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곳의 직교 여공간에 존재하며, 그들의 사고 형태는 사실 어느 모로 보아도 불가해하다. 이 천재들이 무엇을 해냈는지를 우리가 이해한 다음에조차,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했는지는 완전히 깜깜하다. 이들은 좀처럼 제자를 두지 못하는데, 제자들은 스승이 뭘 하면 따라하기가 불가능한 데다 영특한 제자라 해도 마법사 천재가 생각하는 불가사의한 방법들을 따라잡으려다가 참담한 좌절을 맛볼 처지가 뻔하기 때문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바로 최고 수준의 마법사다. -본문 31쪽, 수학자 마크 카츠의 말 인용 부분에서

 

 

 

 

 

 

“이제야 우리는 파인만의 별난 생애와 그 못지않게 별난 성격을 충실히 전하는 글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걸작답게 쓰였고, 면밀한 기록의 산물이다……. 글릭은…… 모든 논문과 일신상의 편지를 읽고 파인만을 조금이라도 알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찾아가서 이야기해본 듯싶다……. 파인만이 양자역학에 엄청나게 기여한 성과를 정확하고 재미나는 글로 전달한다.” -마틴 가드너, 《롤리 뉴스 앤드 옵서버》 “파인만은 마음에 드는 과학 전기를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 물리학자가 지금까지 살아서 이 책을 읽었다면 생각이 바뀌었으리라고 확신해도 좋다.” -크리스토퍼 포터, 《더 스펙테이터》 “매혹적…… 과학사의 한 시대를 장식하는 참신한 모험기……. [파인만이] 《천재》를 보았다면 놀랄뿐더러 크게 좋아했을 것이다.” -《더 뉴욕 타임스》 “세련미와 열정을 겸비한 글…… 그렇게 기막힌 파인만 이야기를, 개인의 삶에서 감동적인 순간들과 함께 빠짐없이 엮었다……. 과학자라면, 특히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제임스 글릭이 흥미롭게 그리는 일대기를 읽어야 한다.” -《보스턴 글로브》 “리처드 파인만의 굉장한 자서전을 한 권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파인만의 전기를 봐봤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만도 하다. 천만에! 글릭의 《천재》는 과학 전기의 대작이다. 게다가 천재와도 같이 각자의 목표를 성취하려는 모든 이에게 왕성한 의욕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이다. 당연하게도 전미도서대상 최종후보작으로 선정, 치열한 경합 가운데 심사위원회가 당찮게 제외시켰으나, 실로 당연히 꼭 읽어야 할 책.” -아마존(Amazon.com) 리처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은 1918년 뉴욕 시에서 태어나 퀸스 파라커웨이에서 자랐다. 학부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를 다녔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2년,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알린 그린바움과 (알린이 결핵 환자였음에도) 결혼했다. 같은 해 리처드는 맨해튼 계획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수락했고 그후 뉴멕시코 주 로스앨러모스에서 그룹 책임자가 되었다. 1945년에 알린이 사망했다. 전쟁 후 파인만은 뉴욕 주 이시카에 자리 잡은 코넬 대학교의 이론물리학 교수가 되었다. 1950년에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교수진이 되었으며 끝까지 그곳에 남았다. 1950년대 초 다시 결혼 생활을 시작했으나 오래 가지는 못했다. 파인만은 궤네스 하워스를 만나 1960년에 세 번째 결혼을 해, 1962년에 아들 칼이 태어났고 1968년에 딸 미셸을 입양했다. 파인만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불분명하지만, 그가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65년 줄리언 슈윙거와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일이며,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은 1986년 챌린저호 우주왕복선 폭발 사고를 조사하는 위원회에서 활동했을 때였다. 암에 걸려 오랜 투병 끝에 1988년 사망했다. 칼텍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수천 명이 참석했고, 그날 사람들이 무척 많이 오리라 예상한 칼텍 측은 추도식을 두 번 열기로 했다. 그래도 두 번 다 식장이 금세 꽉 찼다. 1918년 5월 11일 뉴욕 퀸스 파라커웨이 출생 1936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입학 1942년 프린스턴 대학교 박사 학위 취득 / 맨해튼 계획 참여 / 첫 결혼 1945년 코넬 대학교 교수로 부임 1950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교수로 부임 1952년 두 번째 결혼 1954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상 수상 1960년 세 번째 결혼 1962년 어니스트 올랜도 로런스상 수상 1963년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출간하기 시작하여 1965년에 완간(전3권) 1965년 양자전기역학의 완성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 1972년 물리학을 훌륭히 가르친 공로로 외르스테드 메달 수상 1973년 닐스 보어 인터내셔널 골드 메달 수상 1986년 챌린저호 참사 원인을 밝혀냄 1988년 2월 15일 사망 ♠ 전후 시대 과학사에서 가장 뛰어나고 영향력이 큰, 열정적 물리학자 리처드 P. 파인만은 유명한 일급 물리학자이다.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원자폭탄 계획의 ‘악동’이었으며, 우주왕복선 사고를 예리하게 파헤친 조사위원이자, 생기 넘치는 봉고 주자에 이야기꾼이었던 파인만은 자연계가 제시하는 문제의 핵심을 전광석화처럼 꿰뚫어 보는 능력을 지닌 학자였다. 파인만처럼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이면서 대중적 인기와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파인만의 매력을 이해하는 열쇠는 주변 환경이나 곁다리 활동보다는 현역 과학자로서 그가 남긴 굵직한 행적에서 찾아야겠으며, 특히 파인만의 자유와 직업의식, 열정은 살아 있는 과학 정신의 투영이라 하겠다. 파인만은 스스로 얽매임 없이 자유로이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학생들에게도 학점이나 취직 걱정을 떠나서 뭐든지 각자에게 제일 흥미로운 영역을 파고들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학계의 권위자였음에도, 태생적으로 권위를 거부하고 독자적 사고를 추구했으며 지식 또는 과학의 불완전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무지가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깊이 꿰뚫어 보고 있었다. 또한 파인만의 열정은 전염성이 강하기로 소문났다. 파인만의 그 유명한 강의록은 원래 대상으로 삼았던 칼텍 신입생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면들도 제법 있었다고는 하나, 결국 오늘날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는 부분적으로, 파인만이 강의 주제들을 신나게 다루는 분위기가 강의록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과학을 대중화한다거나 과학에 인간미를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시나 예술, 철학의 옷을 입히지만, 파인만은 오히려 그런 치장을 모두 걷어내고, 자연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처럼 거친 면면들을 꾸밈없이 그대로 드러냈다. 서로 거리를 둔 “두 문화”의 가교 역할에는 무관심했으며, 논란이 생기더라도 파인만 자신은 과학자들만이 “자연의 짙은 아름다움”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 최고의 스승, 경직된 교육 방식에 일침을 가하다 리처드 파인만은 원래 물리학계에 천재적인 인물로 소문이 났지만,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그의 장점 중 하나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었다. 파인만은 절대로 젠체하는 법 없이, 문제들을 작고 이해하기 쉬운 단위로 쪼갤 줄 알았기에, 뭔가 요점을 전할 때면 가령, “좋아요, 지구가 이 사과라고 합시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처럼 간단한 설명 방식으로, 이해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학생들이 더 쉽게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캘리포니아 주 교과과정 심사위원으로서도 상당히 애를 썼고, 여러 해 동안 탁월한 수업으로 정평이 나게 되어 상들도 받았다. 파인만은 공교육을 대단히 지지했지만 관료주의와 그에 따른 경직된 사고방식에는 으레 짜증을 냈다. 파인만의 딸 미셸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파인만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방법들과는 딴판으로 수학 숙제를 빨리 푸는 요령들을 알려주었는데, 그러다 보니 미셸은 올바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지 않는다고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미셸은 틀리지 않았는데, 파인만은 그런 엉터리 선생이 어디 있냐고 느끼고는 학교에 가서 이 문제를 상의했다. 당시 학교 선생은 이 학생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라서, 수학을 알지도 못하는 학부모 하나가 찾아와서는 막무가내로 귀찮게 한다고 여겼다. 파인만은 내내 꾹 참고 있다가 결국 더는 견디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렸다. 그 다음 날로 미셸은 반이 바뀌었다. 다음 해에도 규칙대로 문제를 풀지 않자 사태는 비슷해져서, 결국 미셸은 집에서 파인만과 공부를 하고 학교에서 시험을 보게 되었다. 한때 브라질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기초 전자기학을 가르친 파인만은 이들의 기계적인 학습 방식이 실망스러웠다. “이런 것이 과학입니까? 아닙니다! 어떤 단어가 무슨 뜻인지 다른 단어들로 바꿔 이야기하고는 그만입니다. 자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습니다―어떤 결정체들을 으깰 때 빛이 나오는지, 왜 그런 결정체들이 빛을 내는지…….” 암기가 이해를 대신하고 추상적인 수식화만 배우는 브라질 교육체제를 꼬집으며 파인만이 던진 한마디다. 말로만 하는 말, 파인만은 이런 유의 지식을 깔아뭉개느라 여념이 없었고,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러한 지식이 학생들의 습관은 물론 퀴즈 쇼에, 소위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을 내세우는 대중 서적에, 교과서 기획에서 버젓이 드러난 사고방식에, 그리고 미국 교육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었는지 확인했다. 파인만은 획일적인 방법만을 강요하는 식의 교육철학을 비판하고, 닥친 문제에 적합해 보이는 방법이면 뭐든지 자유롭게 선택해서 나름의 방식대로 더하고 빼도록 배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시 말해, 다르지만 틀리지는 않은 방법을 궁리해낸다면, ‘모범 답안’이란 없다. ♠ 최고 수준의 마법사 천재 제임스 글릭은 파인만의 “천재성”에 매료된다. 이 책을 통해 뉴턴, 아인슈타인, 에디슨, 그 외에 각 분야의 천재들로 알려진 사람들과 파인만을 비교, 통찰하면서 수차례 천재의 개념에, 무엇이 천재성을 형성하는지를 찾는 데에 집착하는 듯하다. 결국 성배를 찾았는지는 모호하지만, 파인만을 이해하려면 그 개인이 활동하던 세계와 개인을 연결해주는 특유의 고리, 그리고 넓게는 과학계, 좁게는 물리학계와 관련하여 파인만에게서 두드러진 지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히 보여준다. 지적인 면에서 파인만은 자아와 집단 사이의 괴리를 넘나들 수 있었다. 자신이 살던 시대의 이론물리학을 특징지었던 잣대와 사고 형태, 추론 양식을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한계를 초월했다. 파인만의 천재성에서 드러난 일면은, 당대 학자들 대부분에게 무엇이 불투명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기도 한 것이었다. 파인만의 박사 학위 논문과 1947년 《리뷰스 오브 모던 피직스》 논문은 파인만이 확립한, 비상대론적 양자역학의 경로 적분 체계를 소개하여, 미시적인 개체들의 동역학을 기술하는 통상적 양자역학의 기저에 놓인 가정들을 인상적인 방식으로 명징하게 밝히는 데 일조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통상적 체계를 초월하는, 바로 그런 놀라운 혁신이 일어났다. 양자역학의 재구축과 ‘경로에 관한 적분’은 결국 파인만의 업적 중 가장 심오하고 오래도록 영향을 미칠 성과로 여겨지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연구로 양자역학의 이해도가 상당히 깊어졌고 양자화가 가능한 계들의 범위가 대단히 넓어졌다. 그리고 파인만의 경로 적분은 이미 수학을 크게 살찌웠으며 무한 차원 공간을 다루는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 파인만의 인간적 면모 글릭은 통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파인만의 모습대로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한 남자, 천재적이고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는 과학자로만 파인만을 그리지는 않는다. 인간적으로 실수하기도 하고, 연구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며, 원자폭탄의 여파로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 너무도 사랑한 여자, 알린의 죽음으로 괴로워한 파인만의 모습도 빼놓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그려낸다. 이는, 누구나 마찬가지로 어느 한 점에 고정되지 않고 입방체 안을 떠다니는 복잡다단한 파인만 삶의 궤적을 다각도로 살핀 결과이다. 그러나 역시 파인만의 주특기 중 하나는 비하성 유머였기에, 스스로 “바보”라고 칭하는 적도 많았는데, 이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능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한 사람이 자신을 게으르고 앞뒤가 맞지 않고 바보 같은 자로 비치도록 애쓴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파인만은 단순히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위대한 업적에 대해 주목할 점은 그것을 이루어낸 사람들이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 또한 여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계가 많다는 사실이다. 글릭은 파인만의 천재성에 대해서는 가급적 독자들이 부담을 적게 느끼도록 일관하여 이 물리학자는 결국, 과학의 우상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남게 된다. 천재라도 그 이상을 바라지는 못할 터다. 파인마니아(Feyn-mania)라면 절대 놓쳐선 안 될,《천재: 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천재》의 본문을 대하면 1920년대 파라커웨이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생활상을 느끼게 된다. 1930년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는 학부생이 어떤 식으로 지냈는지도 알게 된다. 나아가서, 당시 미국의 일류 대학에서 대대적으로 표방했던 반유대주의, 제2차 세계대전 중 로스앨러모스의 풍경, 종전 후 대학 간의 경쟁, 노벨상 선정과 수상에 얽힌 역학 관계, 홍보 내용을 과대 포장한 사실이 들통 난 NASA의 세계, 그리고 챌린저호 참사를 조사한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의 배후 활동 등의 내막까지 들여다보인다. 무엇보다도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서, 스승으로서, 한 남자로서, 노벨상 수상자로서, 아버지로서, 언제나 유쾌하고자 했던 한 인간으로서의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을 만날 수 있다. 파인만에 대한 개인적 이야기를 그가 직접 쓴 작품보다 더 잘 들려주기는 어려운 노릇이겠다. 글릭은 작가의 명성에 걸맞게 그런 시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파인만이라는 “별난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서, 물리학이 가장 혁명적이던 시대에 파인만이 발전을 거둔 과학 분야를 사실 배경으로 삼는다. 파인만 자신의 인기 있는 일화집들에 열을 올리는 독자들은, 앞뒤 살피지 않고 자나 깨나 과학하기에 매달린 파인만에 대해 동료들이 들려주는 회고담을 기대해도 좋겠지만, 《천재》에 소개된 여러 일화 덕에 이단자 파인만이 아닌, 본능적인 과학자로서 활동하는 파인만의 면면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옴을 느끼게 될 것이다. 파인만은 한때 이렇게 말했다. “불확실성 가운데 놓이지 않은 것은 진리일 턱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명민하고 독창적인 자신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한마디다. 탐구와 의문을 멈추지 않는 바로 그 정신, 과학의 정신이야말로 파인만의 뜻을 기리는 세상의 반응이며, 과학이 성하는 한 파인만은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 자료제공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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