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문화의 만남] 영화 속 슈퍼히어로의 과학 ④

고도로 발전된 기술은 마법과 구별되지 않는다. 얼마 전 작고한 SF의 거장 아서 클라크가 남긴 과학법칙 중 하나다. 그의 말처럼 지금은 마법처럼 보이는 슈퍼히어로의 능력들은 어쩌면 멀지도 않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 현대인들이 누리고 있는 과학이 불과 100년 전 사람들에게는 필시 마법처럼 느껴질 것과 마찬가지로.
아서 클라크의 이론이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슈퍼히어로들의 능력과 특징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가능한 능력과, 가능하지 않더라도 우회적으로 흉내 낼 수 있는 능력들을 따져봤으니 가까운 미래에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이들은 꼭 참조하시길.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의협심과 배짱에다 이들 과학기술의 혜택을 더한다면 당신도 버젓한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천문학적인 돈이 들겠지만)
01.공격력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해서는 악당들을 화끈하게 물리치는 공격력이 우선이겠다! 아이언맨의 화염방사기와 리펄서 광선, 레일건 같은 무기나 배트맨의 부메랑,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같은 무기들을 갖추는 게 필수! 이 모든 무기들과 무기에 동력을 전달해주는 동력원을 몸에 장착하고도 견딜 수 있는 휴대성이다. 미 국방성에서 개발중인 ‘착용형 로봇’에 주목해보자.
02.방어력
배트맨의 세라믹슈트, 스파이더맨의 아라미드슈트, 아이언맨의 철갑슈트. 방어에 있어서는 금속보다는 흡수력과 탄성이 좋은 세라믹, 그것보다 더 뛰어난 아라미드 소재가 더 낫다. 휘어지는 대나무가 딱딱한 참나무보다 더 나을지니. 더불어 스파이더맨의 시력과 데어데블의 청력을 더하면 금상첨화겠다.
03.스피드
스피드 하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슈퍼맨과 그보단 늦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플래시맨을 들 수 있겠다. 핸콕도 빼먹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 에너지보존법칙을 설명할 수 없다. 작용과 반작용 역시 마찬가지. 정신을 차려보면 국경을 몇 개나 뛰어넘는 헐크의 이동능력도 마찬가지. 흉내내봄직한 이동능력은 역시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의 능력이겠다. 그들의 줄타기 능력에 주목해 보자. 하지만 이 역시 손목이 끊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스파이더맨처럼 벽에 붙어 이동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반데르발스힘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속도는 보장할 수 없으며 점프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한 곳에서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탈것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배트맨이 타고 다니는 배트모빌이나 엑스맨들이 타고 다니는 비행체는 얼마든지 실현이 가능하다.
04.비행능력
그래도 슈퍼히어로가 탈것을 타고 다니는 게 위신이 안 선다 생각한다면 아이언맨이 착용한 슈트에 주목해보자. 사실 비행이야말로 슈퍼히어로의 가장 고급능력이다. 날 수 있는 슈퍼히어로가 몇 안 된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렇다면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물론 가능하다. 이미 ‘솔로트랙’이라는 착용형 비행장치(분사추진기)가 개발되어 있다. 문제는 온도의 극복과 하늘로 솟아오를 때 인체가 견딜 수 있게 하는 내구성이다. 오래 비행할 수 있게 하는 연료의 압축화와 소형화가 관건.
05.은닉 능력
몸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의외로 슈퍼히어로들에게 희소한 능력이다.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히어로는 판타스틱4의 수 스톰과 젠틀맨리그에 등장했던 로드니 정도. 황당무계할지 몰라도 현대의 과학으로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 도쿄대학 연구팀에서 개발한 기술이라면 가능하다. 어차피 투명인간은 착시효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숨어만 있을 것인가. 슈퍼히어로로 활약하기엔 특별히 쓸모 있는 능력은 아닐 듯.
판타스틱4의 리더 리드 리처드는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10배나 늘어나는 고무옷을 입음으로써 따라할 수 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06.변형 능력
선천적인 돌연변이는 아니지만 방사능이나 감마선, 우주대폭발 같은 외부의 변수에 의해 돌연변이 히어로들이 있다. 피터 파커 역시 방사능에 오염된 거미에게 물렸으므로 이에 해당한다 하겠다. 개중엔 본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고 암석인간으로 변형된 <판타스틱4>의 벤 그림도 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헐크로 변신하는 브루스 배너가 슬픈 숙명을 안게 된 영웅이라 하겠다. 그런 경우야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까지 얻을 능력은 아니고 주목할 만한 변형영웅이 따로 있으니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확장할 수 있는 리드 리처드다. 의외로 방법은 간단하다. 만화 <원피스>의 루피처럼 금단의 열매를 먹을 필요도 없다. 물론 인간 피부의 탄성을 고려할 때 몸 자체를 변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배나 늘어나는 고무옷을 입으면 된다. 대략 20m의 건물은 오를 수 있는 셈.
07.회복 능력
슈퍼히어로도 인간이다. 격렬한 노동 뒤에 충전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 회복에 있어 가장 주목할만한 슈퍼히어로는 엑스맨의 울버린이다. 상처가 나자마자 아문다. 심지어 모든 것을 분해시켜버리는 진 그레이의 염력에도 재생되는 엄청난 회복력이다. 그 정도 수준의 회복력은 불사신의 수준이고 의학적인 도움을 빌릴 수 있다. 활성산소의 억제를 막고 뼈의 조골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는 약물을 투여한다면 가능하다.
08.조력자
슈퍼히어로 자신의 능력은 아니지만 훌륭한 슈퍼히어로 곁에는 훌륭한 조력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과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조력자는 <배트맨>의 집사 알프레드다. 배트맨의 무기와 장비들은 대부분 알프레드의 힘으로 창조된 것. 알프레드는 영국 출신으로 나오는데 그는 분명 007로 유명한 영국 정보부 MI 6 요원들의 특수장비를 제작했던 과학자일 것이다. 그런 특수첩보기관의 과학자는 아니더라도 앞서 언급한 장비들을 개발하고 만들고 장착해줄 과학자들을 동료로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과학지식이 해박하다면 작업을 도와줄 로봇이라도 만들도록 하자.
9.집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휴식을 하지 않으면 슈퍼히어로도 고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슈퍼히어로의 집은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신기술을 연마하는 연구소와도 같다. 피터 파커처럼 바퀴벌레 나오는(게다가 월세인) 다세대 연립주택은 아무래도 위신이 안 선다. 심지어 집도 없는 핸콕 같은 경우는 상상도 하기 싫다. 선천적인 초능력이 없다면 사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토니 스타크나 브루스 웨인의 그것과 같은 최첨단 기지를 만드는 일이다. 입체영상을 띄워 손으로 조정하는 모션 트래킹 정도는 가능한 연구실는 구비해야 하며 중요한 장비를 보관하고 언제라도 출격이 가능한 격납고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최첨단기지를 무슨 수로 만드냐고? 현대의 과학으로는 오히려 위 능력의 실현보다는 훨씬 쉬운 일이다. 이미 2003년 2006년 마징가Z의 격납고와 은하철도 999의 기차역을 설계한 바 있는 일본 마에다 건설에 맡기면 되니. 혹시 오타쿠들이 만든 가상의 회사 아니냐고? 아니! 도쿄 도청사와 후쿠오카 돔 등 일본의 굵직한 랜드마크를 만든 유수의 회사니 그런 걱정일랑 접어두시길.
김경우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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