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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브라운관TV, 벽돌로 '환골탈태'

작성일 2013-08-30

 

폐 브라운관 유리로 만든 보도블록.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TV도, 컴퓨터 모니터도 가볍고 얇은 액정화면(LCD)이 대세가 되면서 유리덩어리로 만든 육중한 브라운관(CRT) 모니터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 많던 CRT 모니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집집마다 한두대씩 있던 CRT 모니터가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집에서 버려지는 CRT에는 납이 섞여 있어 토양 중금속 오염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에서 브라운관 폐기물은 1만8000t이 넘는다. 앞으로도 1000만 대 이상의 폐 브라운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환경공학과 서용칠 교수팀은 환경부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재활용사업단) 지원으로 버려진 CRT를 가공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보도블록이나 벽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브라운관 구조와 성분을 분석해 본 결과, 납 성분이 주로 뾰족한 CRT 뒤쪽 유리 부분에 녹아 있다는 사실에 착안, 납이 많이 포함된 뒤쪽 유리를 잘라냈다. 전면 유리는 환경오염 물질이 거의 포함돼 있지 않은 석영(SiO₂)이 주성분이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 뒤쪽 유리는 제련공정을 거쳐 납 성분을 뽑아낼 수 있다.

 

그 뒤 연구진은 브라운관 유리를 잘게 부순 다음, 석영 입자를 크기에 맞게 분류하는 ‘입도 선별기’를 제작했다. 선별기를 이용해 0.5mm의 고운 석영가루는 물론 5mm, 10mm 크기의 다양한 크기의 석영 소재를 얻어냈다.

 

이렇게 얻은 석영 소재를 콘크리트 블록과 점토벽돌 제조에 섞었더니 압축 강도와 휨강도 등이 모두 증가해 더 튼튼한 콘크리트벽돌과 벽돌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버려진 브라운관 유리로 값싼 친환경 건축자재를 얻어 낸 것이다.

 

사업단은 경기도 화성의 한 기업체에 생산시설을  구축, 매일 약 20t의 폐 브라운관을 친환경 건자재 소재로 만드는 시설을 구축했다. 브라운관 유리를 다른 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단은 이 기술을 오는 9월 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3 유용자원(E-waste) 재활용 국제심포지엄’ 현장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조봉규 재활용사업단장은  “지금까지는 브라운관 유리를 재처리해 다시 새 브라운관을 제작해 왔지만 액정 모니터로 대치되면서 재활용률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며 “폐 브라운관 처리 문제가 시급한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도 이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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