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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없이 떠나는 과학문화여행 ②] 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석회암 고수 동굴

작성일 2013-07-04

[지도 없이 떠나는 과학문화여행 ②] 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석회암 고수 동굴

 

우리나라는 산지 면적이 국토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산악지형의 특징인 동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연중 14도 정도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동굴은 여름철 시원한 피서지 중 하나로 꼽힌다. 자, 지금부터 동굴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분류하며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함께 동굴 탐사를 떠나보자.

 

동굴이란 무엇인가?

 

동굴은 자연적으로 땅 속에 형성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공간을 말한다. 문화재청이 2000년 제정한 ‘천연동굴 보존, 관리 지침’을 보면 동굴은 ‘지하 암체 내에서 천연으로 만들어진 공동(空洞)으로 적어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규모이며, 단 사람의 출입이 어려우나 연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을 포함한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수동굴. 긴 세월 동안 형성된 웅장하고 정교한 유석이 펼쳐져 있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동굴은 어떻게 분류할까?

 

천연 동굴은 암석과 생성원인을 기준으로 용식동굴(석회암, 석고, 암염 동굴로 세분), 화산 동굴(용암, 분기공, 용암기종으로 세분), 빙하동굴, 차별 침식 동굴(해식, 바위그늘, 풍식, 지하 침식 동굴로 세분) 그리고 기계적 동굴(구조, 애추 동굴로 세분) 우리나라에는 주로 석회암 동굴, 용암 동굴 및 해식 동굴이 분포한다.

 

석회암동굴 : 석회암 지대에서 물에 의한 용식작용에 의해 생성된 동굴

용암동굴 : 용암이 빠져나간 자리에 생성, 대개 지표면 가까이서 형성돼 쉽게 드러난다.

해식동굴 : 바다에서 파도에 의해 암석이 침식되어 형성된 동굴

풍식동굴 : 높은 암벽 밑에서 내부 공기 대류에 의해 바람이 불어 생성

인공동굴 : 특정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동굴

 

석회암 동굴의 특징은?

 

특히 이중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석회암 동굴의 대표는 단연 단양에 있는 고수동굴이다. 고수동굴은 약 5억 년 전 석회암으로 형성된 동굴로 석회암 지대에서 물에 의한 용식작용에 의해 생성됐다. 석회암지대에서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과 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CO2)가 서로 반응해 물에 잘 녹는 탄산수소칼슘(Ca(HCO3)2)이 만들어져, 석회암을 침식하면서 석회암 동굴을 형성한다.

 

 

동굴 안 모습. 많은 세월이 흐른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아름답다.

 

탄산수소칼슘 용액이 석회암 동굴의 천장에 스며들어 떨어질 때,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수분이 공기 중으로 기화되고 남은 탄산칼슘이 결정화되고 석회암 동굴 천장에서는 종유석, 동굴 바닥에서는 석순, 그리고 종유석과 석순이 서로 만나 석주가 형성된다.

 

종유석 (stalactite, 鍾乳石) : 동굴 천장에 고드름처럼 매달린 원추형의 광물질이다. 대부분 석회암동굴에 매달린 석회암질의 고드름인 경우가 많지만 석고나 그 밖의 다른 광물질로 구성되는 경우도 있다. 지하수가 천장에서 떨어지는데, 지하수의 석회 성분인 탄산수소 칼슘이 증발하는 수분으로 인해 다시 결정화되어 오랜 기간동안 아랫방향으로 성장한다. 종유석의 단면을 살펴보면 동심원상의 구조를 가지며 종유석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성장한다. 이 물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아주 얇은 고리 모양의 침전물을 남기는데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면서 고리들이 쌓이면 가늘고 긴 빨대 모양의 종유석이 되는 것이다.

 

 

고수동굴 종유석.

 

석순 (stalagmite, 石筍) :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들어 있던 석회질 물질이 동굴 바닥에 쌓여 원추형으로 위로 자란 돌출물이다. 육지의 동굴들은 많은 경우 석회암 지역에 생기는데, 이는 일산화탄소를 함유한 빗물 등이 석회암을 녹여서 거대한 구멍을 내기 때문이다.

 

 

고수동굴 석순.

 

석주 (stalactic column , 石柱) : 석회동물의 천장에서 종유석이 바닥까지 성장해 석순과 맞닿은 돌기둥을 말한다. 종유석과 석순이 붙어 기둥을 이룬 후에도 물이 기둥 표면을 따라 흐르는 경우 탄산칼슘의 침전은 계속되어 단면의 모양을 동심원으로 만들면서 계속 자라게 된다. 그러나 석순과 종유석이 반드시 쌍을 이루면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적절한 양의 물과 적절한 속도, 그리고 동굴의 습도 등이 맞아야 석주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고수동굴 석주.

 

특히 이러한 종유석, 석순, 석주가 만들어져 있는 고수동굴의 규모는 주굴 길이 600m, 지굴 길이 700m, 총 1300m 높이 5m로 지난 1973년 발굴됐으며, 동굴이 위치한 고수리의 지명을 따라 이름지어졌다. 현재는 천연기념물 제 256호로 지정됐다.

 

동굴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신비한 모습을 간직한 동굴은 관광명소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간의 손길이 쉽게 닿기 힘들기 때문에 궁금증을 더한다. 어둡고 습도가 높아 생명이 살아 숨쉬기 어려울 것 같은 동굴 안에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을까?

 

동굴 속은 햇빛이 전혀 없고 습도가 매우 높으며 기온이나 수온의 변화가 거의 없어 지상의 연평균기온에 가깝다. 또 영양원이 극한적이고 물속의 산소용존량도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굴 속에서는 생물이 살 수 없다(대형 동물과 초식동물은 생존할 수 없음). 하지만 의외로 척박한 동굴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

 

환경의 변화가 거의 없고 심한 생존경쟁도 별로 없어 지상에서는 멸종 된지 오래된 동물들이 동굴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것이다. 이러한 특성 탓에 동굴 안에는 현재 지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억 년, 수천만 년 전의 오래 된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살아남은 생물은 지구역사를 알려주는 주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의 고산 지대, 시베리아, 우리나라, 일본에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먼 옛날에는 이 지대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좋은 예다.

 

동굴 생물들 대다수는 눈이나 날개기관이 소실되고 몸빛깔이 투명하며, 감각기관으로서의 더듬이, 몸의 털, 다리 따위가 길게 발달되고 호흡·생식·식성 등에서 이상적인 발달을 했다. 일반적으로 동굴 내에서 일생을 보내거나 주기적으로 동굴에 출입하는 등 동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생활하는 동물을 동굴 생물이라 하는데, 동굴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진동굴성 생물(troglobites), 호동굴성 생물(troglophiles) 및 외래동굴성 생물(trogloxenes)로 분류한다.

 

진동굴성 생물은 일생을 동굴 안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동굴 안에서만 발견되는 동물들로, 동굴환경에 완벽히 적응하여 색소가 없어져서 몸의 색깔이 하얗거나 눈이 퇴화되어 없는 종류가 많다. 톡토기류, 갈루아벌레류, 잔나비거미류, 장님송장벌레 등이 진동굴성 생물에 속한다.

 

호동굴성 생물은 주로 동굴 안에서 발견되지만 동굴 바깥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동물들로, 외형적으로는 색소나 눈이 남아 있으나 생리적으로는 동굴에 적응되어 있다. 딱정벌레의 일종인 바티스키올라 속(Genus Bathysciola)이 해당된다.

 

 

동굴 딱정벌레

 

외래동굴성 생물은 주기적으로 외부 출입을 하거나, 외부 동물이 우연히 동굴에 빠져 들어오게 된 종류이다. 박쥐, 동굴 제비, 곰, 쥐, 너구리 등이 외래동굴성 생물에 속하는데, 이들은 동굴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일생을 동굴에서 살지는 않는다.

 

한국동굴인협회, 한국동굴연구소 등 국내 동굴 전문가들은 몇 년 전 충북 단양, 강원도 강릉 등 국내 자연동굴에서 살고 있는 동물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결과 동굴산호, 결핵체(지하수가 흐르는 곳에 퇴적물이 쌓인 후 퇴적물 속에서 탄산칼슘이 침적돼 타원체로 성장하는 동굴 생성물)는 물론 희귀종인 갈루아벌레류와 김띠노래기 등을 비롯해 22종의 희귀 동물생물이 살고 있었고 특히 고수동굴 안에는 노래기, 톡톡히 등 약 25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글·사진=윤수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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