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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 ②] 정전기로 돌아가는 복사기

작성일 2012-05-29

정전기로 돌아가는 복사기

 

 

 

ⓒ 오픈 애즈

 

우리가 거의 매일 익숙하게 사용하는 복사기. 처음부터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닐 텐데. 복사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그 원리는 뭘까?

 

복사기의 탄생은 이렇다.

 

1900년대 초 미국. 체스터 칼슨(Chester Carlson)이란 사람이 있었다. 칼슨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나 졸업 후 적당한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다 작은 회사의 특허부에 취직했다. 주로 담당했던 일이 원본 서류의 사본을 여러 개 만드는 작업이었다. 지금이라면 복사기를 돌리겠지만, 그 당시에는 복사기가 발명되기 전이었다. 칼슨은 매일 원본과 똑같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비효율적인 업무를 벗어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이 작업을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본격적으로 ‘정전기와 빛의 성질’을 연구해 보자고 결심했다. 수없는 실험과 실패 끝에 마침내 1938년 10월 22일 세계 최초의 정전식 복사기 실험에 성공했다. 인류 문명에 크게 이바지한 복사기 탄생에 밑거름되는 원리는 이렇게 등장했다.

 

 

최초의 건식(물이나 액체 따위를 쓰지 않는 방식) 복사 위키피디아

 

 

칼슨이 찾아낸 정전식 복사기의 기본 원리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복사기에도 적용돼 있다.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

 

정전기를 풀이하면 마찰로 생긴 전기처럼 물체 위에 정지해 잘 흐르지 않는 전기를 말한다. 추운 겨울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벗을 때나 컴퓨터 모니터에 먼지가 달라붙어 있는 것 등이 바로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전기 사례다. 정전기는 전기와 같이 양극, 음극으로 나뉜다. 같은 극끼리는 서로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서로 끌어당긴다. 복사기 안에서 이런 작용이 일어난다.

 

 

건식 복사기 내부 구조 사이언스올

 

 

복사기 안에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금속 원통이 있는데 전원을 켜면 이곳에 전기가 생긴다. 우리가 복사할 때 익숙하게 하듯 유리판 위에 종이를 얹고 복사 버튼을 누르면 밝은 빛이 유리판을 훑으며 지나간다. 이 빛으로 종이(자료)의 내용이 알루미늄 원통에 상을 만든다.

 

빛은 글씨 부분인 검은 부분에선 흡수되고, 흰 부분에서는 반사된다. 그리고 반사된 빛은 복사기 내부 거울에 반사돼 원통에 비치는데 이렇게 반사된 빛이 닿은 부분은 정전기가 없어진다. 즉, 글씨가 있는 부분에만 양의 정전기가 남는다. 원통 위에 음의 검정 탄소 가루(토너)를 뿌리면 양의 정전기가 남은 곳에만 가루가 붙으면서 결국 원본과 똑같은 사본이 만들어진다. 이때 탄소 가루는 드럼의 마찰로 음의 전하로 전기를 띄는 상태였기 때문에 양의 정전기가 끌어당길 수 있었던 것이다.

 

끝으로 토너를 종이에 고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뜨거운 열’과 ‘압력’이다. 뜨거운 열로 달아오른 롤러로 세게 압박하면 토너가 종이에 착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복사기에서 막 나온 종이를 만졌을 때 종이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복사기 앞에 서보자. 복사하기를 누르고 원리와 과정을 떠올려 보는 거다. 순식간에 복사지를 내뱉는다. 너무 빨라 다 생각할 수 없다면 하나만 기억하자. 복사는 정전기를 이용한다는 사실!

 

 

김지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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