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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얼음왕국’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근육

작성일 2018-02-14

 
올림픽이 1세기가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의 승패를 지켜보는 긴장감과 인간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기량이 주는 감동이 가장 클 것이다. 거기에 더해 탄탄하고 아름다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이 아름다운 몸의 바탕에는 ‘근육’이 있다.


스키는 무릎, 스노보드는 허리
어떤 부위든 근육은 짧은 시간 강한 힘을 내는 속근과 지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속근은 짧은 시간 내 폭발적인 힘을 발생할 수 있지만, 젖산이 쉽게 쌓이기 때문에 장시간 운동을 지속하기 어렵다. 즉 단거리 선수들에게 더 적합한 근육이다. 지근은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능력은 떨어지는 반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 단거리 선수보다는 중거리나 장거리 선수들에게 더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두 섬유의 비율은 반반에 가깝지만 단거리 선수에게는 속근, 장거리 선수에게는 지근이 아주 높은 비율로 발달돼 있다. 동계스포츠의 경우, 쇼트트랙이나 스켈레톤 선수는 속근이 발달할수록 높은 성적을 내기 좋고 마라톤에 가까운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지근이 발달할수록 유리하다.


순간적인 힘을 내야 하는 단거리 선수에게는 속근이, 오랜 시간 힘을 내야 하는 장거리 선수에게는 지근이 발달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사진 출처: dongasnc


종목에 따라서 근육이 발달하기 쉬운 신체 부위도 다르다. 온몸을 사용하는 스키는 유산소 운동과 마찬가지로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신체 전반의 근육이 발달하는 운동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무릎을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릎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높다. 무릎 뼈를 지지하는 근육이나 힘줄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걷거나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이 무릎 관절에 고스란히 전해질 위험이 있다. 이럴 때 무릎 근육이 강화되면 관절에 전달되는 하중을 함께 부담할 수 있어 통증을 막아 준다.

스노보드는 스키와 같은 ‘경기장’을 공유하지만, 힘을 받는 부위는 조금 다르다. 팔을 쓰지 않은 채 무릎과 허리힘으로만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 전환을 하기 때문에 허리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팔과 체중을 이용해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스노보드 선수들은 신체의 균형 감각도 탁월하다.


컬링의 경우 스톤의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스위핑을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하기 때문에 상체 근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사진 출처: 문화포털


상체 근육이 발달되는 종목도 있다. 20kg에 달하는 스톤을 밀어 표적판에 넣는 ‘컬링’이 대표적이다. 컬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빗자루 같은 ‘브룸’으로 얼음판을 쓸어내어 스톤의 진행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스위핑’이다. 얼음판을 제대로 쓸지 않으면 판 표면의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스톤을 막아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기 십상이다. 경기 중 선수들이 스위핑을 하면서 얼음판 위에서 이동하는 거리는 최대 10km에 달한다. 체중을 브룸에 모두 싣고 끊임없이 상체를 움직이며 이동하기 때문에, 팔과 등의 근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역시 얼음판에서 팔을 휘두르는 종목인 펼쳐지는 아이스하키는 조금 다르다. 빠른 움직임을 탄탄한 엉덩이 근육이 뒷받침한다. 아이스하키는 20분씩 3회, 총 1시간 동안 펼쳐진다. 퍽이 링크 밖으로 나가지 않아 다른 구기종목처럼 중단되지 않고 쉴 새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단시간의 열량 소모가 엄청나고, 그만큼의 심폐지구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내내 두꺼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스쿼트 자세를 유지하며 얼음판을 달리기 때문에 허벅지 뒤쪽과 엉덩이 근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폭발적인 속도와 아름다운 점프는 모두 허벅지 근육에서
스케이트 종목들은 기본적으로 하체 근육을 발달시킨다. 허벅지 근육은 상체를 지탱함으로써 얼음판 위에서도 정확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무릎 관절을 펴줌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허벅지 근육이 잘 발달한 선수일수록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빨리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언뜻 가녀려 보이지만, 그 안에는 튼튼한 하체 근육이 자리하고 있다. 은반 위를 자유자재로 미끄러지며 균형을 잡는 한편 다리의 힘만으로 높이 점프해야 하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 발달이 필수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도 마찬가지다.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숙여 하체에 힘을 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허벅지 근육이 단련된다.

하지만 같은 허벅지라도 피겨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사용하는 근육 강화 방식은 차이가 있다. 빠른 스피드를 유지한 채 뛰어 올라 공중에서 돌고 착지하는 피겨의 점프 능력은 허벅지의 대퇴근에서 나온다. 하지만 아름다운 연기를 위해서는 허벅지 근육을 매끈하게 유지해야 한다. 굵게 키울 수 없다는 뜻이다. 또 근육을 과도하게 키우면 몸이 무거워 오히려 점프하기 어렵고 움직임이 둔해질 위험도 있다. 그래서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경우, 중량을 늘려가며 근육을 키우는 근력 운동 대신 근육이 내는 힘의 긴장도와 탄성을 높이는 훈련을 우선한다.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점프를 위해서는 허벅지 근육의 강화도 필요하지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복근과 척추의 코어 근육의 강화도 중요하다.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김연아 선수처럼 오랫동안 공중에 머무르고 긴 거리를 유지하며 착지하려면 균형감도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허벅지 근육뿐만 아니라 복부와 척추의 ‘코어 근육’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겉에 있는 큰 근육은 큰 힘을 내고 깊은 곳에 있는 작은 근육은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몸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야 점프 후 몸이 흔들리지 않고 다리 힘을 재빨리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는 폭발적인 힘을 내기 위해 허벅지 근육을 굵고 강하게 키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영웅이 된 우리나라 대표팀의 이상화 선수는 23인치의 허벅지 근육을 자랑한다. 국제빙상연맹에 ‘꿀벅지’라는 별명이 공식적으로 등록돼 있을 정도다. 이 근육은 말 그대로 ‘지옥 훈련’ 덕분에 생겨났다. 이상화 선수가 너무 힘들어서 내려오고 싶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강도 높은 사이클과 어지간한 어린이 몸무게에 달하는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는 덤벨 훈련 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근육 사용의 부산물이자 오랜 운동 후 지치게 만드는 주범인 ‘젖산’에 대한 내성도 키웠다. 덕분에 이 선수는 남성 선수 못지않은 폭발적인 스타트와 지치지 않는 질주가 가능하다. 장기간 힘을 축적하다 다른 선수들이 지친 순간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기도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각기 다른 종목에 임하며 눈과 얼음 위를 누빌 것이다. 특히 선수들의 근육에는 기량과 기술, 그리고 노력한 지난 세월이 모두 응축돼 있다. 동계스포츠가 만드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근육들을 살펴보며 그들의 몸에 새겨진 강인한 정신을 응원해 보는 건 어떨까.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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