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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2022-2023, ‘양자 개념’이 노벨상 연속으로 차지했다? 양자 연구 톺아보기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를 실험으로 증명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2023년에도 양자 개념과 관련된 연구가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을 휩쓸었다. 전기와 빛과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하나의 물질 단위로 표현할 때 가장 작은 단위를 양자라 한다. 양자의 세계에서는 우주의 끝과 끝이 서로 연결되고, 살아 있는 고양이와 죽어 있는 고양이가 중첩된 상태로 동시에 존재하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난다. DNA 역학 조사, 양자컴퓨터 개발 등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기술 혁명은 이 보이지 않는 양자 세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자 시대를 크게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성과, 아토초와 양자점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그림 1. 양자역학은 미래 기술을 도모할 과학 분야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출처: Shutterstock
아토초: 전자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아주 짧은 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광은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앤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 교수, 페렌츠 클라우스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교수 세 사람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세 사람에게 ‘물질의 전자역학 연구를 위한 아토초 펄스광을 생성하는 실험 방법’과 관련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상자들은 인류에게 원자와 분자 안에 있는 ‘전자의 세계’를 탐사할 새로운 도구를 건네줬다”고 밝혔다. 여기서 아토초(as)란, 100경분의 1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을 말한다. 물질의 화학적 반응은 전자의 움직임 때문에 발생하는데, 화학적 반응에서 전자의 운동은 주로 펨토초(10억분의 1초)나 아토초 영역에서 일어난다. 심하면 영점몇 아토초만에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빛으로는 전자의 세계를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아토초는 원자 수준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인과 현상을 포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 간격이다. 아고스티니는 1979년, 프랑스 원자력 및 대체에너지 위원회(CEA) 연구소에서 금속판의 전자가 레이저의 에너지를 받아 원자에서 튀어나오는 현상인 광전효과를 연구하는 도중, 이상한 변화를 발견했다. 강력한 빛을 이용하니 전자가 이온화하려면 필요한 최저 주파수의 문턱값을 넘어 이온화되는 것이었다. 이 현상이 바로 초역이온화(ATI, Above-Threshold Ionization)다. 여기서 여분의 에너지는 초역이온화로 인해 전자의 운동 에너지로 변환돼, 전자가 빠르게 움직이도록 만든다.
그림 2. 아토초와 심장 박동, 우주의 나이를 비교한 그림. 심장 박동의 간격은 1초, 우주의 나이는 100경 초,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로 추산된다. 출처: 스웨덴 왕립과학원

그림 3. 재충돌에 의한 아토초 펄스광의 발생. 출처: 스웨덴 왕립과학원
클라우스는 1997년 최초로 이 아토초 펄스광(650 아토초)을 생성하고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2010년에는 광전효과를 계측해 21 아토초 안에 전자가 원자 주위의 궤도를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2017년에는 불과 43 아토초의 펄스광을 만들어냈다. 아고스티니도 2001년, 250 아토초의 파장을 지닌 펄스광을 만들어내고 조사하는 데 성공해 륄리에, 클라우스와 함께 새로운 물리학 분야인 ‘아토초 물리학’의 문을 열었다. 양자점: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다운 색을 띄는 이유 올해 노벨 화학상은 나노미터 수준의 아주 작은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 연구를 수행한 알렉세이 에키모프 나노크리스털스테크놀로지 소속 박사,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명예교수, 그리고 모운지 버웬디 미국 MIT 교수에게 돌아갔다. 양자점이란 크기가 수 나노미터(nm)밖에 안 되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말한다. 노벨위원회는 “양자점이라고 불리는 이 입자는 현재 나노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상자들은 양자 현상에 의해 특성이 결정될 정도로 작은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인류는 개념을 몰랐을 뿐, 수천 년 전부터 양자점의 성질을 활용해 왔다. 유리에 금속 같은 불순물을 섞어 색유리를 만들던 장인들은 유리를 녹이거나 냉각하는 온도에 따라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오랫동안 장인도 과학자도 잘 몰랐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알갱이들이 흩어진 ‘콜로이드’가 유리의 색깔을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양자역학’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림 4. 양자점은 수천 개의 원자로 구성돼 있다. 비유하자면, 양자점과 축구공의 크기 비율은 축구공과 지구의 크기 비율과 같다. 출처: 스웨덴 왕립과학원
그림 5. 나노 입자의 크기에 따라 흡수되는 빛의 파장이 변하면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이 달라진다. 출처: 스웨덴 왕립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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