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올

통합검색

찾기

2023 노벨 물리학상, 아토초 펄스 연구에 관하여

작성일 2024-05-27



[아토초 펄스 연구, 원자 세계 탐험의 시작]

 

2023년 노벨상을 수상한 3명의 물리학자.(왼쪽부터 피에르 아고스티니(Pierre Agostini), 페렌츠 크라우스(Ferenc Krausz), 앤 륄리에(Anne L’Huillier)) ©Nobel Prize Outreach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은 아토초(Attosecond) 펄스광 관련 연구를 수행한 3명의 물리학자가 수상했다. 피에르 아고스티니(Pierre Agostini), 페렌츠 크라우스(Ferenc Krausz), 앤 륄리에(Anne L’Huillier)가 그 주인공이다. 아토(Atto)는 10-18을 의미하는 용어로, 1아토초란 1초를 100경으로 나눈 매우 작은 찰나의 시간을 말한다. 이들이 수행한 아토초 펄스광에 대한 연구를 통해 원자, 전자 등 극도로 작은 물질의 관찰이 가능해지면서, 미시 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인류의 도전을 한 단계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아토초 연구를 통해 원자, 전자 크기의 극도로 작고 빠른 물질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GettyImages
 
[아토초, 극도로 미세한 세계를 다루는 단위]

인류는 관측 기술의 발전을 통해 더 작고 빠른 물질을 관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작은 파장을 갖는 빛을 만들거나 관찰하는 것이 필요했다. 레이저가 1960년대 처음 개발되고 광학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미세한 파장을 갖는 빛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980~1990년대에는 10-18 초에 해당하는 펨토초(femtosecond) 단위의 연구가 가능해졌다. 펨토초 단위의 레이저를 활용해, 마치 카메라로 촬영을 하듯 분자와 원자 단위의 거동을 관찰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아헤메드 자워일(Ahmed Zewail) 교수는 요오드화나트륨이 요오드와 나트륨으로 나눠지는 순간을 포착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학 반응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원자 내 ‘전자’의 거동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하는데 펨토초 단위에서는 관찰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펨토초보다 더 작은 단위인 아토초에도 주목하게 되었다. 빛의 속도로 1아토초를 움직이는 거리는 원자의 지름 정도에 해당할 만큼 아주 미세하다.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 분포한 전자들로 이루어지는데, 수소의 경우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약 150아토초로 주기로 회전한다.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회전하는 전자로 이루어진다. 물질의 반응을 제어하는 전자의 거동은 아토초 단위에서 측정과 관찰이 가능하다. ⓒGettyImages
 
이러한 미세한 전자의 움직임은 펨토초 단위로는 측정이 어렵지만 아토초 단위라면 측정이 가능하다. 레이저를 원자에 쏘면, 레이저가 원자 내의 전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매우 짧은 파장을 갖는 특정한 광자(빛의 입자)를 발생시키고, 이 순간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전자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아토초 단위의 실시간 관측 연구는 200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가능해졌다. 그리고, 3명의 물리학자에 의해 전자의 운동을 관찰하는 것이 조금씩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아토초 펄스, 2023 노벨 물리상의 핵심 연구]
 
2023 노벨상은 아토초 단위의 광파(펄스)를 생성하고 지속시킴으로써, 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기여한 3명의 물리학자가 수상했다.

팸토초와 아토초 단위의 광파를 연구하던 스웨덴 룬드대학의 앤 륄리에 교수는 레이저를 사용하여 아토초 단위의 시간 동안 광파를 생성하는 연구를 주도했다. 그는 1987년 적외선 레이저가 불활성 기체의 원자들과 부딪칠 때 매우 짧고 일정한 주기를 갖는 광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후, 2001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아고스티니 교수는 이러한 광파의 파동을 250아토초 동안 만들어내고 지속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의 크라우스 교수가 650아토초 동안 지속되는 광파를 구현하면서 실시간으로 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에 성공하게 된다.
아토초 펄스광을 통해 극고속으로 움직이는 전자의 관측이 가능해지고 있다. ⓒGettyImages
 
 이러한 연구들은 극고속으로 움직이는 전자의 동역학적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예를 들면, 물리학에서 전자와 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규명하거나, 화학 분야에서 반응에 참여하는 전자를 추적할 수 있다. 또한, 물질의 상태 변화에 대해서도, 전자의 상태 측정을 통해 더 자세한 관찰과 설명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인류는 물질에 대해 한층 더 깊은 이해와 함께, 더 나아가 전자의 거동을 제어함으로써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데 이용할 수 있다.
 

 
[아토초 단위의 미세 측정,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물리학자 3인이 수행한 아토초 펄스광 관련 연구는 과학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아토초 과학 연구는 화학, 생명과학, 의약학,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는 물질의 성질 변화와 화학적 상호작용을 아토초 단위로 정밀하게 조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촉매 물질의 개발이나 화학 공정을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생물 분야에서는 분자 속 전자의 운동을 연구해 DNA의 구조나 변화를 관찰할 수도 있고, 식물의 광합성의 과정 등을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질병과 관련이 있는 분자를 식별하여 진단 기술을 높일 수 있다.


 
아토초 연구를 통해 반도체 재료 개발이나, 의약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전망되고 있다. ⓒGettyImages
 
또한, 아토초 연구는 양자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질의 양자 상태를 제어하고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슈퍼컴퓨터가 할 수 없는 연산을 더 빠르게 처리하여, 효율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양자 상태를 결정하는 전자를 측정하는 정확도 높은 기술이나, 이미징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향후 더 높은 수준의 아토초 측정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아토초 단위의 과학을 통해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이를 이용해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다.ⓒGettyImages


아토초 연구를 통해 얻은 물리적 정보는 새로운 반도체 재료의 개발이나 기존 재료의 특성 조절에도 활용된다. 이는 고성능 전자 소자 및 반도체 소자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한편,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아토초 다음을 논의하고 있다. 이제는 젭토초( 10-21 초)를 이용해서 원자 내부의 극고속 동역학을 연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매우 작고 빠른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들은 미래 과학기술 지식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 남기기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수 0

The Science Times
과학문화바우처
사이언스 프렌즈
STEAM 융합교육
CreZone 크레존
문화포털
과학누리
교육기부
EDISON
과학기술인재 진로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