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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과 하늘우물별자리

작성일 2012-11-29

오리온과 하늘우물별자리

 

 

겨울밤이 깊어가면서 동남쪽 하늘로 밝은 별이 여럿 떠오릅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별자리가 오리온자리입니다. 겨울 별자리를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하지요. 오리온자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겨울 저녁 동남쪽하늘에서 세 개의 밝은 별이 나란히 빛나고 그 주위를 네 개의 별이 사각형 꼴로 감싸는 것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오리온자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리온자리의 가운데 세 별은 오리온의 허리띠에 해당합니다. 그 아래쪽에 좀 더 희미한 별 셋이 세로로 늘어서 있는데 오리온이 차고 있는 칼에 해당합니다. 세 별 중에 중간별을 자세히 보면 유난히 희뿌옇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은 우주공간에 흩어진 가스와 먼지가 모여 만든 오리온 대성운이지요.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커서 이름에 대(大)자가 들어간 성운입니다.

 

오리온 대성운의 중심부는 가스와 먼지가 뭉쳐 새로운 별이 많이 탄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체 망원경으로 관찰하면 트라페지움이라는 불리는 네 개의 밝고 젊은 별을 볼 수 있답니다. 허리띠를 이루는 세 별에서 왼쪽 별 바로 아래에는 말머리성운이 숨어 있습니다. 주위의 별빛을 가린 암흑성운의 모양이 말머리와 닮아 잘 알려진 성운이지만 맨눈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찍은 사진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어두운 성운입니다.

 

오리온자리를 언뜻 보면 방패연을 닮은 것 같고 장구 모양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주 밝은 별들이라 도시하늘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답니다. 동양에서는 오리온자리의 밝은 별 일곱 개에 장군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지요. 밤하늘이 맑고 깨끗한 시골이라면 장군별들 왼쪽 편으로 여린 별빛이 총총히 흘러갑니다. 그건 바로 겨울밤에 나타나는 은하수입니다. 은하수 가까이 있어서일까? 하늘우물 별자리가 보이네요. 오른쪽 아래 장군별을 감싸고 있는 네별이 바로 하늘우물 옥정(玉井)입니다. 옥처럼 맑은 물이 담겨있는 하늘나라 우물이지요. 이 별자리를 설명한 옛 문헌을 보면 옥정의 물을 길어 부엌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고향 시골집 마당에 있던 우물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할머니는 새해가 되면 아직 별빛이 남아있는 이른 새벽에 우물가로 가셨지요. 첫새벽에 길은 정화수를 장독대에 올려놓고 한 해 동안 가족들의 평안을 기원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우물을 길어 가족들의 아침 밥상을 준비하셨습니다. 그 때 먹은 음식에는 어머니의 정성과 함께 우물의 맑은 기운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물에는 하늘과 땅의 기운도 함께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이 모여 비를 내리고 그 비가 땅과 만나 우물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겨울 은하수의 밝은 별과 함께 놓인 하늘우물 별자리를 다시 바라봅니다. 올 한해 별빛처럼 맑은 물이 우리의 산과 들에 흐를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글 김지현, 사진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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