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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의 혁명, LCD의 개발

작성일 2010-07-02
[전자정보분야 20세기 이후 10대 사건 10]
디스플레이의 혁명, LCD의 개발


지난 수년간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에게 일어난 일 중 가장 혁명적인 변화는 LCD(Liquid Crystal Display ; 액정 표시장치) 모니터일 것이다. 물론 초고속 인터넷, 무선 인터넷 등의 인터넷 발달도 놀랍지만, 책상을 가득 채우던 뚱뚱한 CRT(브라운관)을 대신한 늘씬하고 얇은 LCD 모니터는 한껏 넓어진 책상, 한결 편해진 시야, 게다가 저렴한 전기료 등 쾌적한 컴퓨팅을 가능하게 한 주역으로, 가히 정보통신기기 분야의 기술적, 사회·문화적 혁명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CRT와 더불어 시작된 디스플레이 역사


디스플레이는 1897년 독일의 물리학자인 브라운에 의해 TV 브라운관(CRT)이 발명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 TV 수상관은 발명자인 브라운의 이름을 따서 브라운관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브라운관은 크게 전자총, 편향계, 형광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총은 용수철 모양의 음극을 가열하여 전자를 발사하는 역할을 한다. 음극에서 튀어나온 전자들은 양극을 띄고 있는 형광면을 향해 돌진하고, 형광면에 충돌하면서 빛을 낸다. 이때 편향계는 전자들의 방향을 바꾸어 형광면의 특정한 위치에 전자가 부딪치도록 하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


그림 1 CRT를 처음 발명한 K.F 브라운 박사의 실험 모습. 사진 제공 : 위키피디아


이렇게 수많은 전자를 형광면에 충돌시켜 그림을 나타내는데, 1초에 25~50개 까지 그림을 나타낼 수 있다. 이처럼 빨리 지나가는 연속적인 영상을 우리 눈은 움직이는 영상으로 인식한다.

CRT 디스플레이는 제조단가가 낮고, 휘도와 시야각, 화질이 뛰어나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고화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10∼40 인치의 TV나 데스크톱 컴퓨터의 모니터에 가장 널리 사용돼 왔다.
반면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발열량과 전자파가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컬러 TV의 보급이 CRT 디스플레이를 흑백에서 컬러로 바꿔 놓았고,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은 CRT 시장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정보 통신, 인터넷의 고도화와 더불어 디스플레이도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며, 더 얇고 더 크게, 휴대하기 편리하게, 실감나게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장치로 진화되어 왔다. 이러한 진화의 동력원은 평판디스플레이의 하나인 LCD이다.


고체도 액체도 아닌 액정

LCD는 액정 디스플레이(Liquid Crystal Disply)의 약자로 고체와 액체의 중간 성질을 갖는 액정이라는 물질을 사용한다. 고체는 분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액체는 분자 사이의 인력이 약해 제멋대로 돌아다닌다. 액정은 고체도 액체도 아닌 중간 상태로 분자의 배열이 한 방향으로는 불규칙적이지만, 다른 한 방향으로는 규칙적인 결정 상태를 유지하는 물질이다.
액정에 열을 가하거나 전기를 가하면 분자의 배열이 변하여 빛을 투과하거나 반대로 차단시킨다. 만약 액정 뒷면에 밝은 빛을 비춘 뒤(이를 ‘백라이트’라고 한다) 전기로 액정의 결정방향을 조절하면 어떤 부분은 빛을 통과시키고 어떤 부분은 빛을 통과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그림 2 1968년 RCA사에서 처음 개발한 LCD 디스플레이. 사진 제공 : Kent State Univ.

LCD는 마이크로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장의 얇은 유리 기판 사이에 액정을 주입한 뒤, 투명 전극을 통해 전압을 가해 액정을 회전시킨다. 그러면 액정은 전기 신호에 따라 마치 카메라의 셔터처럼 빛을 통과시키거나 막아 정보를 표시한다. 만약 LCD를 통과한 빛을 다시 컬러필터를 통과시키면 색깔이 있는 화면도 표시할 수 있다.

1968년 RCA사는 투명한 액정에 전압을 가하면 액정이 흰색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응용해 세계 최초로 시험용 LCD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그후 1971년 옵텔(Optel)사에 의해 최초로 손목시계에 장착된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으며, 1973년에 샤프(Sharp)사가 LCD를 채택한 시계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1976년에는 휴대형 전자계산기에 LCD를 적용했다.

1987년 샤프가 TV용 3인치 컬러 TFT LCD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고, 1988년에 14인치 TFT LCD를 개발함으로써 LCD 디스플레이 시대의 개발을 예고하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점차 컬러 LCD가 여러 디스플레이 장치에 활용되기 시작했고,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과 더불어 확산되면서 컴퓨터 모니터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까지 브라운관의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5세대를 거치며 진화한 LCD  

LCD가 본격적으로 전자기기에 채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사이에 LCD 기술도 TN-LCD에서 STN-LCD, MIM-LCD, TFT-LCD로 발전하였고, 더불어 LCD의 표시성능도 현저하게 향상되었다. 더 얇게, 더 가볍게, 그리고 더 적은 전력 소모라는 특징으로 여러 분야에서의 CRT를 대체하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왔다.

LCD는 그 응용상품에의 발전과정을 5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제1세대는 TN(Twisted Neumatic) 방식의 단순 표시소자로 전자계산기나 시계 등에 사용된 LCD다. 제2세대는 1986년에 개발된 고 대조비(Contrast ratio)의 대형 단순 매트릭스 구동방식의 STN(Super Twisted Neumatic) LCD로 처음 컴퓨터용 모니터로 응용되기 시작했을 때를 일컫는다. 세계가 2세대 LCD를 사용할 무렵 우리나라는 전자시계용 LCD를 생산하는 수준이었다.

제3세대는 1985년에 개발되어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TFT(Thin FIlm Transistor) LCD의 세대로, 10인치 급의 TFT-LCD가 양산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LCD의 새로운 비약이 시작되었다. 주요 응용분야는 단연 노트북 PC였다.

제4세대는 1995년에 개발된 수평 전극 스위칭(in-plane switching) 기술이 개발되면서 시야각이 넓어지고, 13인치 이상으로 화면 크기가 커지는 세대다. 이 무렵부터 LCD는 컴퓨터용 모니터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여 기존 CRT 모니터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현재 LCD는 5세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크기 및 해상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고화질 텔레비전(HDTV)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더 나아가 더 얇고, 선명한 천연색을 표시할 수 있는 LCD TV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나아가 소비전력을 크게 절감한 발광다이오드형(LED) TV로 거듭나고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의 진화

LCD를 근간으로 한 평판디스플레이(Flat Panel Display ; FPD)의 끊임없는 발전이 없었다면 노트북과 더불어 지금의 핸드폰 같은 휴대형 전자기기도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LCD의 진화는 더 크게, 더 얇게, 더 선명하게, 더 전력소모가 적고, 환경 유해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차세대 광원으로 각광받으며 자동차, 신호등 등애 사용되던 LED가 LCD 기술과 융합하면서 LCD의 발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LED는 순방향으로 전압이 걸릴 때 빛이 나는 반도체 소자이다. LCD가 패널 뒤에서 나오는 빛을 통과시키거나 막는 셔터 역할을 하는데 반해, LED는 매우 적은 소비전력으로 직접 다양한 색깔의 빛을 내는 차이가 있다. 빨강색, 녹색, 파란색 다이오드로 직접 화면을 구성하거나, LCD의 백라이트로 활용하여 만든 TV가 LED TV다.

최근에는 차세대 LCD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디스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OLED는 OLED는 핸드폰용의 경우 겨우 50mW 정도의 전력만을 소모하며, 밝은 곳에서도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인성(視認性)이 좋아 휴대단말기기의 LCD를 대체해 가고 있다.


그림 4 2008년 소니가 내 놓은 두께가 3mm 밖에 되지 않는 OLED TV ‘xel-1’. 사진 제공 플리커


OLED는 LED와 원리는 같지만 유기물(탄소, 산화탄소, 금속의 탄산염 등으로 이뤄진 물질)을 통해 빛을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1963년 유기물의 발광현상이 처음 발견된 이래로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1996년 파이오니어(Pioneer)사에서 자동차용 오디오에 채용하므로 써 세계 최초의 OLED 디스플레이가 탄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삼성SDI가 2.2인치 풀 컬러 PMOLED (Passive Matrix OLED)를 양산하며 OLED 산업 발전의 시작을 알렸다.

OLED는 스스로 발광하므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응답 속도가 빨라 실사 같은 동영상 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LCD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노트북 모니터도 앞으로 OLED로 교체될 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OLED는 종이처럼 얇게,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미래 ; 정보표시의 창을 넘어


그림 5 LCD 기술의 발전은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탄생시켰다. 사진 제공 : 동아일보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LCD나 OLED와 같은 평판디스플레이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평판이 아니라 종이처럼 둘둘 말아 휴대할 수 있거나 벽지처럼 붙일 수 있는 두루마리 디스플레이는 자유로운 형태의 구현이나, 가벼우며, 깨어지지 않은 꿈의 디스플레이이다.

또한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전자종이와 차창의 열선처럼 유리에 덧댈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들이 연구 중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표시하고 접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의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다.

최근 보는 디스플레이를 넘어서 만지고, 향기가 나며 3D의 입체감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디스플레이가 출현하고 있고, 디스플레이와 조명, 태양광, 통신기기 등이 융합한 새로운 융합 기술들이 선보이고 있다.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정보를 표시하는 단순한 디스플레이(display)가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상상의 창’이 될 것이다.

[교육팁]
편광필름이나 편광필터를 이용해 LCD에서 나오는 빛의 성질을 알아보고, 이것이 액정의 어떤 성질과 관계가 있는지 탐구해본다. 먼저 편광필름(또는 편광필터)를 구한다.(편광필름은 과학교구사에서, 편광필터는 안경점에서 구할 수 있다.) 편광필름을 휴대전화나 컴퓨터 LCD 모니터에 비춘 뒤,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돌려본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모니터의 밝기가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가? 화면 밝기가 최대일 때와 가장 어두울 때가 언제인지, 편광필름을 시계방향으로 몇 도 회전시켰을 때마다 밝기가 변하는지 관찰해 보자.

우리가 흔히 접하는 LCD 모니터는 액정의 편광현상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디스플레이다. LCD는 두개의 편광판사이에 전기신호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고분자 물질을 넣어두어 신호에 따라 빛을 통과시키고 차단시키는 동작을 한다. 이때 액정을 통과한 빛은 한쪽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편광된 빛이므로 편광필름을 다시 한 번 통과시키면 필름의 방향에 따라 빛이 아예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즉 LCD 안에 들어있는 액정은 편광필름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교육 과정]
- 초등학교 5학년 실과, 우리 생활과 전기, 전자
- 중학교 1학년 실과, 미래의 기술
- 중학교 3학년 실과, 전기 전자 기술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추혜용 OLED 조명연구팀장 hychu@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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