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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대 대형포유류 - 어떻게 멸종했나?

작성일 2012-11-15

 

 

 

 

 

포유류는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키우는 네발동물들을 일컫는다. 중생대 초기에 등장한 이들 포유류는 공룡 등의 파충류가 중생대를 지배하는 동안, 작은 몸집을 지닌 채 주로 야행성 벌레잡이 동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중생대 백악기 말 대멸종 사건으로 공룡, 익룡, 해양파충류들이 사라지자, 포유류는 비로소 다양하고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여 대형 파충류들이 남긴 빈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즉 파충류의 시대 중생대가 지고, 포유류의 시대 신생대가 시작된 것이다. 신생대란 지질시대 중 약 6,500 만 년 전 이후의 기간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신생대를 제3기와 제4기로 나누었으나, 최근에는 고신생기, 신신생기, 제4기로 나눈다. 세부적인 시대 구분은 다음 표와 같다.

 

 

포유류의 시대, 신생대

신생대에는 중생대에 시작된 판게아의 분열이 계속 진행되어 대륙의 분포는 점점 달라지게 되었으며 마이오세에 이르러 거의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대륙의 재분포는 해류 이동 방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신생대는 중생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추워지고 건조해지게 된다. 약 3,000만 년 전, 고신생기 말 올리고세에 이르러서는 남극대륙에 빙하가 만들어지게 된다. 약 300만 년 전, 신신생기 말 플라이오세에는 북극해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빙하기에 접어들 준비가 되었다. 약 2만 년인 플라이스토세 말에는 북반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면적이 빙하로 덮이게 되고, 북미나 유럽의 경우 북위 40도 지역 이남까지 빙하가 전진하게 되었다.

 

포유류는 중생대 동안 원시 뒤쥐(유대류)나 고슴도치 같은 벌레잡이 동물로 진화하여 이미 중생대 백악기 말에는 다소 많은 수가 살고 있었다. 파충류의 시대에는 기를 펴지 못했던 이 털 난 온혈동물들이 공룡이 멸종하게 된 백악기 말 대멸종 사건에서 일부 살아 남아 신생대의 육지 동물계를 차지하게 되었다. 즉, 생태적 측면에서 다양했던 공룡의 빈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포유류는 신생대 초기에 급속히 진화하여 고신생기의 에오세-올리고세(5,600만 년 전~2,300만 년 전)동안 종 수에 있어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포유류의 직계 조상들은 이 기간 동안에 모두 나타났으며 크기도 현재의 포유류와 비슷했다. 이후 빙하기인 플라이스토세에는 추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온혈동물의 특성 덕에, 비록 그 종수는 약간 줄어들었으나 상대적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일부 공룡과 견줄 정도의 대형 포유류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플라이스토세에 초식 대형 포유류가 번성

현존하는 나무늘보와 달리 ‘멸종한 거대한 나무늘보류’를 가리키는 땅늘보(ground sloth)는 올리고세에 남미대륙에서 기원하여(약 3,500만 년 전) 약 300만 년 전 남-북미 대륙이 연결되자 북미대륙까지 이동하여 번성하였다. 땅늘보의 대표적인 속인 메가테리움(Megatherium)의 경우 두 다리로 일어섰을 때 키가 약 6m, 무게는 5톤에 달했다. 현생 아르마딜로(천산갑)와 가까운 친척인 글립토돈(Glyptodon 속)은 플라이스토세에 남미대륙에서 등장했으며, 길이는 4m, 높이는 1.5m에 달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매머드(Mammuthus 속)는 이제까지 10 여 종이 발견되었고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는 물론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번성하였다. 그 중 큰 종은 어깨까지의 높이가 5m, 건장한 수컷의 경우 무게는 10톤 이상이었으며, 이제까지 발견된 가장 긴 상아는 길이만 3.5m에 달한다고 한다. 주로 풀을 뜯는 코끼리나 매머드와 외형은 비슷하지만 나뭇잎이나 열매를 따 먹었던 마스토돈(Mammut 속) 역시 매머드와 비슷한 지리적 분포를 보인다. 최근 발견된 길이 5m의 상아를 통해 추정된 대형 마스토돈의 높이는 약 5m, 무게는 약 6톤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플라이스토세 유라시아 북부의 초원지대에 살았던 털코뿔소(woolly rhinoceros)는 길이 4m, 높이 2m 정도까지 자랐으며, 맨 앞의 코뿔 길이만 1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상에 살았던 가장 큰 사슴인 아일랜드 엘크(Irish Elk 또는 Giant Deer)는 거대한 뿔을 지녔던 사슴으로 유명하다. 아일랜드부터 바이칼호수에 걸친 유라시아대륙 서부에 살았는데, 어깨까지 높이는 2m 이상이었고 뿔의 좌-우 길이는 최대 3.6m, 뿔의 무게만 약 40kg에 달했다고 한다.

 

 

멸종으로 자취를 감춰간 대형 포유류, 왜?

흥미롭게도 이 대형 포유류들은 약 10,000년 전, 가장 심했던 빙하기가 끝나고 따뜻한 간빙기가 찾아올 무렵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이들은 왜 살기 좋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면서 사라졌을까? 이에 대한 답으로 몇 가지 가설이 제안되었다. 빙하기 기후에 적응한 동물들이 따뜻해진 기후에 적응 못해 멸종했다는 기후 변화설,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가축 동물들로부터 질병이 전파되어 멸종했다는 질병설, 인간에 의한 과도한 사냥 또는 다른 포식자들과 인간과의 경쟁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멸종을 일으켰다는 사냥설 등이 그것이다.

 

사실 플라이스토세 말 포유류의 멸종은 한 순간에 전 지구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지역을 제외하고(상대적으로 멸종이 적었음) 대륙에서 대륙으로 번져나갔다. 플라이스토세 후기에 호주는 약 50,000년 전, 솔로몬 제도가 약 30,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이 약 13,000년 전에 대형 포유류의 멸종을 겪었다. 그러나 멸종은 거기서 멈춘 것이 아니라 홀로세에도 계속되어 지중해의 키프로스 9,000년 전, 안틸레스(바하마 제도를 제외한 카리비아 해의 섬나라들) 6,000년 전, 뉴칼레도니아 3,000년 전, 마다가스카 2,000년 전, 뉴질랜드 800년 전, 마스카레네스(마다가스카 동쪽 모리셔스 등의 섬들) 400년 전, 러시아 코만도르스키예 제도는 250년 전에 대형 포유류나 조류 등을 잃었다. 포유류는 아니지만 최근에 멸종한 생물의 대명사인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모아(Moa) 새는 키가 3.7m, 몸무게는 230kg에 달했다.

 

이러한 양상은 기후변화와 같은 단순한 환경변화보다는 현생 인류가 삶의 영역을 개척해 갔던 경로·시간과 잘 일치한다는 점에서 최근 대다수의 학자들은 인류의 영역 확장에 수반된 사냥, 먹이 경쟁 등의 활동을 대형 포유류 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제6의 대멸종은 인간이 원인

지질시대 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 현상이 있었다. 오르도비스기 말, 데본기 말, 페름기 말, 트라이아스기 말, 그리고 백악기 말 대멸종이 그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졌듯이 산업화에 의한 생태계 파괴에 따른 현재 생물의 멸종 속도는 그 어느 대멸종의 경우보다 더 빠르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30~70종의 생물이 멸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하루에 30종씩 멸종할 경우 약 1만 년 후에는 1억 종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지금을 제6의 대멸종 시기라고 부른다. 이대로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지속된다면 포유류의 시대는 언제 종말을 맞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이승배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총괄과 연구사

자료제공 국립과천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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