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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저항력을 줄여라! 알파인 스키와 노르딕 스키

작성일 2018-02-14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겨울 스포츠 중 하나를 꼽으라 하면 단연 스키다. 수많은 사람들이 겨울이면 어김없이 스키를 즐긴다. 사실 스키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왔다. 기원전 3000년경 고대 벽화에서도 스키를 신고 달리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옛날의 스키는 군사나 이동 수단의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스키 스포츠로 분화하여 많은 사람들의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스키가 스포츠로써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곳은 북유럽 노르웨이다. 1250년경 노르웨이 황태자가 스키 경주를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북유럽보다 좀 늦었지만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중심으로도 스키 클럽이 생기면서 스키가 더욱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스키 대회는 ‘노르딕 스키’와 ‘알파인 스키’ 크게 2가지 종목으로 열린다. ‘노르딕 스키’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한 경기이며, ‘알파인 스키’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을 중심으로 발달한 스키이다.


알파인 스키는 산이 높고 험한 알프스 지역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경사면을 속도감 있게 내려오면서 펼치는 경기다. 기문(게이트, gate)이라는 일종의 장애물을 세워 놓고 S자를 그리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기문을 통과해야 한다. 반면 노르딕 스키는 눈 쌓인 넓은 벌판에서 하는 경기를 말한다. 높은 산에서 타는 알파인 스키와 달리 평평한 땅이 많은 유럽 북쪽 지방에서 타던 스키로 10km에서 길게는 50km까지 설원을 달리는 ‘스키계의 마라톤’ 경기다.


스키는 다가오는 동계올림픽에서도 빠질 수 없는 종목인데, 평창 동계올림픽에 걸려 있는 총 86개의 금메달 중 절반에 가까운 40개의 금메달이 스키에 걸려 있다. 이쯤 되면 스키가 더 궁금해진다. 조만간 볼 수 있는 올림픽 종목인 노르딕 스키와 알파인 스키들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보자.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알파인 스키

알파인스키는 기문을 S자로 그리면 최대한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 경기다. 사진 출처 : shutterstock.com


알파인 스키는 속도와 회전 실력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활강,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이 그것인데, 경기장 경사면의 각도와 기문 수로 코스를 다르게 구성하여 세부종목을 구분할 수 있다.


활강은 평균속도가 제일 빠르다. 경기장의 경사각은 15~30도에 달하며 선수들은 시속 90~140km의 속도로 내리닫는다. 반면, 회전 실력에 중점을 둔 회전 경기는 수많은 기문을 통과하는 종목이다. 남녀에 따라 45~75개의 기문을 설치하고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하며 내려온다. 대회전은 활강과 회전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슈퍼대회전은 대회전보다 경사를 더 가파르게 하여 스피드는 빠르지만 활강보다 회전을 늘린 경기다. 즉, 속도는 활강이 제일 빠르고 슈퍼대회전-대회전-회전 순서이며, 뒤로 갈수록 기문 수가 늘어나 선수들의 회전 기술이 돋보인다.


스키는 스키를 떠받치는 수직항력과 스키를 잡아당기는 중력, 두 힘의 합력 방향으로 진행한다. 사진 출처 : dongasnc


알파인 스키는 종목별로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최고의 속력’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기다. 먼저 스키 운동에 작용하는 힘을 살펴보면 빠른 스피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에 크게 작용하는 힘은 중력이다. 사실 중력 외에 바닥면을 떠받치는 수직항력이 있지만 경사면인 경우 중력과 수직항력의 방향은 일직선에 있지 않아, 두 힘을 합한 알짜 힘은 비탈 아래로 향한다. 만약 이 힘들만 존재했다면, 우리는 움직임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눈 덮인 바닥면과 스키판이 닿아 생기는 마찰력과 공기 저항력이 있다.


선수들은 속도를 내기 위해 중력과 공기 저항력을 저울질 한다. 공기 저항력은 미끄러지는 속도에 제곱으로 비례하고 진행 방향으로 공기와 닿는 면적과 비례한다. 선수의 무게가 무거우면 중력이 크게 작용해 빠른 속도로 활강할 수 있지만, 또 그만큼 공기 저항력을 크게 받게 된다. 선수들은 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무릎을 굽혀 웅크린 자세로 질주하는데 이는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노르딕스키는 유럽 북쪽 지방에서 타던 스키로 10km에서 길게는 50km까지 설원을 달리는 ‘스키계의 마라톤’ 경기다. 사진 출처 : wikimedia


또 하나 중요한 힘은 마찰력이다. 마찰력은 바닥을 누르는 힘이 클수록 증가하고, 서로 닿는 면인 스키판과 눈의 마찰계수에 따라 달라진다. 눈의 마찰계수는 온도에 따라서도 다르며, 스키 경기에 적정한 온도는 -2~4℃ 정도다. 눈의 마찰계수는 생각보다 훨씬 작아서 스키로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눈 위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알파인 스키가 엄청난 스피드를 내는 경기라면, 노르딕 스키는 지구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경기다. 노르딕 스키의 대표적인 종목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들 수 있다. 외에도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에 사격을 포함시킨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와 점프를 합친 노르딕 복합 경기 등으로 구분된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키 경기 중 역사가 가장 오래 되었으며, 눈 덮인 들판을 마라톤처럼 완주하는 경기이다. 종목별로 50km까지 단·중·장거리 경기가 있으며 코스는 알파인 스키처럼 슬로프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평지에서 출발해 언덕을 올라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진행된다. 경기장은 오르막, 평지, 내리막이 각 1/3씩 구성되어 있다.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전체 경기장 가운데 오르막이 1/3, 평지가 1/3, 내리막이 1/3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출처 :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은 경기에서 오랜 시간 눈 위를 주행한다. 쉴 새 없이 다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장비가 무거우면 선수들이 금방 지칠 수밖에 없어, 좀 더 가볍고 빠르게 나아가는 노력에는 스키 장비의 기술도 한몫했다.


장비를 보면 스키 종목을 알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키 종목 가운데 가장 얇고 가벼운 스키를 사용한다. 여기서 첨단 소재가 총 출동하는데, 탄소섬유에 플라스틱을 섞어 만든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사용하여 탄성도 좋고 튼튼하면서 가벼운 스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종목 특성상 눈을 헤치고 나아가기 때문에 스키 앞부분이 날렵하며, 좀 더 걷기 수월하게 크로스컨트리 스키화는 앞쪽만 플레이트에 고정되어 있다.


또 여기서 장비만큼 경기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왁싱이다. 스키 판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굴곡이 있는데, 스키를 탈수록 표면이 거칠어지고 마찰계수가 올라간다. 왁싱은 파라핀 성분의 왁스를 스키판에 발라 마찰력을 줄이고 선수들의 전진하는 힘을 돕는다는 원리다. 선수들은 0.1초로 냉혹한 승부를 가른다. 왁싱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르막이 있는 크로스컨트리의 왁싱은 좀 더 복잡하다. 전진하는 힘을 돕는 왁싱과 함께 오르막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주는 왁싱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왁싱 전문가는 눈의 온도, 습도 등 여러 환경 요인을 고려하여 3~4시간에 걸쳐 왁싱 작업을 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경우, 실제 왁싱에 따라서 시속 5km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알파인 스키 장비도 살펴보자. 알파인 스키는 가파른 경사면을 달리기 때문에 폭이 넓고 길이가 긴 스키를 사용한다. 비탈진 산을 내려오기 알맞게 뒤꿈치가 단단하게 고정된 바인딩을 장착했다. 세부 종목별로도 속도가 빠른 경기일수록 스키의 길이가 길다. 활강 경기 선수들은 평균 210cm의 스키를 쓴다. 스키의 길이가 길수록 눈 표면을 누르는 힘이 커지고 마찰력을 줄일 수 있어 속도를 더 빠르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속도를 더 내기 위해 가운데를 얇게 하여 무게를 줄이고 앞뒤가 넓어지는 방향으로 스키가 바뀌는 추세다. 회전 경기의 경우는 방향 전환이 쉽도록 길이가 좀 더 짧다. 회전 종목의 급격한 방향 전환이 좀 더 수월할 수 있도록 일자형 스키보다는 앞뒤 폭이 넓고 날이 둥근 형태를 사용하여 기문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알파인 스키 종목별 스키 길이와 폴의 비교. 사진 출처 :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복과 유선형의 헬멧을 착용한다. 스키폴도 회전용은 휘어진 폴을 사용해 웅크린 자세로 활강하며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스키’라는 스포츠 하나에서 종목별로 장비 등 기술이 세세하게 다르다는 점은 놀랍다. 또 기술은 모두 과학적인 원리가 뒷받침된 것들이다. 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스키 스포츠가 가지는 위엄이 아닐까 한다.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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