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올

통합검색

찾기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경기에서 물리학 찾기

작성일 2018-02-14

스키는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의 대표적인 종목이다. 사진 출처:pxhere.com


동계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과 달리 빙상과 설상 경기가 주를 이룬다. 특히 하얀 눈밭을 시원하게 해치고 달려오는 스키는 설상 경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키의 기원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까지 알려진 스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스웨덴에서 발견된 기원전 25세기경의 스키다. 눈이 많이 내리는 알프스 산맥이나 스칸디나비아반도 등지에서 교통수단으로 널리 이용되던 스키는 속도감을 즐기기 위한 스포츠로 변신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 때부터다.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알파인 경기는 1936년 동계올림픽에서부터 합류했다. 우리나라에도 1910년경 도입돼 일찌감치 온 국민이 사랑하는 겨울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스키, 생김새부터 남다르네~


스키는 긴 널빤지처럼 생긴 플레이트를 이용해 눈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포츠다. 언뜻 ‘눈이 미끄러우니 쉽게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플레이트 바닥과 눈 사이에 스키를 미끄러뜨리는 비밀의 층이 숨겨져 있다. 193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프랭크 보우든 교수는 스키가 달릴 때 생기는 열로 인해 수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물 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스키 플레이트는 눈 위가 아닌 얇은 물 층 위를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스키 플레이트는 물 층과 플레이트 바닥면 사이의 마찰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한편 회전이나 정지 등의 동작이 쉽게 만들어져 있다. 스키의 중앙은 가장 두꺼우면서 위로 살짝 볼록하게 올라와 있는데, 이 부분을 ‘캠버’라고 한다. 캠버는 탄성이 좋은 소재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스키 선수가 플레이트를 밟고 서면 밑이 눌려 평평해졌다가 스키 양옆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순간 아래로 오목하게 들어간다. 이렇게 반대 방향으로 솟아오른 캠버를 ‘리버스 캠버’라고 하는데, 스키와 스노보드를 통틀어 회전하며 속도를 높일 때 필수로 쓰인다.


탄성은 플레이트 본체만이 아니라 플레이트와 선수의 부츠를 연결하는 금속 장치인 ‘바인딩’에도 중요한 요소다. 바인딩은 스키가 대중화되고도 한참 후인 1980년에야 개발됐다. 기본적으로는 부츠를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장치지만, 좌우방향으로 무리한 힘이 걸리면 자동으로 풀리며 부츠를 밀어내 버린다. 밀어내는 순간은 부츠에 걸린 힘이 바인딩에 정해진 탄성보다 커질 때다. 이 ‘능력’ 덕분에, 플레이트에 안정적으로 붙어 멋진 활강을 선보이던 선수가 어떤 이유에서 ‘사고’를 당할 경우 플레이트에서 재빨리 탈출해 몸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자동으로 사고를 감지해 풀리는 안전벨트인 셈이다.


힘을 이해해야 움직임이 자유자재


스키장은 대개 산비탈에 형성된 스키 슬로프를 갖추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들도 강원도 내의 스키장 슬로프를 이용한다. 스키 선수가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올 때 중력과 수직항력의 합력이 선수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한편 이를 막는 방향으로 마찰력과 공기저항이 작용한다. 이 가운데 스키 선수의 몸을 직접적으로 막아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는 공기저항이다. 공기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선수가 빠르게 내려오면 올수록 공기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경기에서는 공기저항을 얼마나 줄이냐가 관건이다.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유선형의 헬멧을 쓴 선수들이 몸을 최대한 굽히고 슬로프를 질주하는 이유다.


반대로 속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키 선수는 최대 약 시속 200km의 속도로 미끄러질 수 있는데, 이 정도로 한창 스피드를 내고 있는 중에 급제동을 걸면 관성 때문에 몸이 앞으로 튕겨나갈 수도 있다. 무섭게 달리는 스키의 속도를 서서히 줄이기 위해서는 속도를 높일 때와 반대로 저항을 높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 스키의 뒷부분이 앞부분보다 넓을수록 저항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에서 봤을 때 V자 형태를 이루게 하면 안전하게 속도를 줄일 수 있다.   

 

기문을 통과하거나 깃발 사이를 시원하게 해쳐 나가는 회전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스키의 한쪽을 살짝 들고 다른 한쪽만 눈에 닿게 하는 ‘엣지’ 동작이 필요하다. 엣지를 하면 설면과 닿는 부분이 타원이 되며 스키가 직선운동을 하는 대신 곡선운동을 하게 된다. 위로 살짝 휘어진 스키 앞쪽이 설면으로부터 계속 힘을 받기 때문에 쉽게 방향 전환이 이뤄질뿐더러 제동을 걸기도 쉽다.


스키 플레이트의 생김새도 회전을 돕는다. 위에서 봤을 때 중앙이 살짝 들어간 절구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을 ‘사이드 컷’이라고 부르는데, 엣지를 하면 사이드 컷 부분이 눈에 닿아 설면과 닿는 부분이 원을 이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이 회전한다. 사이드 컷을 많이 팔수록 회전이 쉽기 때문에 선수용 스키는 일반용보다 훨씬 허리가 잘록한 형태다. 제동도 가능하다.


회전하는 구간에서는 원심력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몸을 눕혀 구심력을 만들어 힘을 상쇄한다. 사진 출처: dongasnc


회전을 심하게 할 경우 스키에서 튕겨져 나가 눈밭에 나뒹구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회전하는 물체가 회전하는 축의 반대방향으로 받는 힘인 원심력 때문이다. 원심력의 크기는 원운동하는 물체의 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빠르게 회전하는 선수일수록 원심력을 강하게 받아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곡선 구간에서 몸을 회전하는 안쪽으로 눕히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회전하는 축 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심력을 크게 만들어 두 힘을 상쇄하기 위한 행동이다.


마찰력을 좌우하는 기온
야외에서 열리는 스포츠는 날씨의 영향을 받기 쉽다. 특히 눈 위에서 열리는 스키와 스노보드는 경기가 열리는 날의 기온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키의 속도감을 제대로 느끼고 잘 미끄러지려면 영하 1℃부터 영상 5℃까지의 기온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0℃ 내외의 기온일 때 마찰계수가 0.1로 가장 낮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보다 기온이 내려가면 마찰계수가 0.2에서 최대 0.4까지 높아져 스키 바닥이 뻑뻑해지고, 기온이 높아지면 반대로 눈이 녹아 물과 눈덩이가 움직임을 방해한다.


햇볕을 직접 받는 남쪽도 피해야 할 대상이다. 눈이 쉽게 녹을뿐더러, 아침저녁으로 오르내리는 기온 때문에 낮에 녹은 눈이 밤에 얼어붙어 빙판이 되기 쉽다. 스키는 기본적으로 포슬포슬한 눈 위에서 움직이기 가장 쉽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빙판에서는 제멋대로 미끄러지며 사고를 내기 일쑤다. 다행히 스키장의 슬로프는 대부분 북쪽으로 지어져 있으므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빙판에서 ‘실수’할 위험은 없을 것이다.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수업 지도안

The Science Times
과학문화바우처
사이언스 프렌즈
STEAM 융합교육
CreZone 크레존
문화포털
과학누리
교육기부
EDISON
과학기술인재 진로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