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스케이트 날의 모든 것!

동계올림픽의 빙상 종목은 스케이트 날(skate blade,블레이드)이 부착된 가죽 부츠를 신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종목별 경기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자연스럽게 김연아 선수가 떠오르는 피겨스케이팅은 기술성과 예술성을 평가한다. 기록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은 0.01초라도 더 빠르게 들어온 선수가 메달을 얻는다. 쇼트트랙은 기록보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먼저 결승점을 통과해야 하고 박진감 넘치는 아이스하키는 스틱을 이용해 상대편 네트에 퍽을 넣어야 한다.
경기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종목별로 장비의 종류와 형태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장비는 ‘스케이트’이다. 전문가들은 스케이트가 선수 성적의 30% 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종목 별로 차이는 있지만 스케이트는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제작 기간도 상당히 소요된다. 선수 개인의 발에 맞게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온갖 과학적인 원리가 녹아있는 ‘스케이트’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과학적인 스케이트 날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 철에 비해 내식상이 강해 부식이 잘되지 않으며 강도와 내마모성이 높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shutterstock.com
스케이트 날은 무얼로 만들까?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 철에 비해 내식상이 강해 부식이 잘되지 않으며 강도와 내마모성이 높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shutterstock.com
스포츠로 발전하기 이전, 이동수단으로 스케이트를 만들 당시에는 돌이나 짐승의 뼈로 날을 만들었다. 이후에 나무로 만든 날을 스케이트를 사용하다 1590년 대부터 철 소재의 스케이트 날이 등장한다. 철 소재는 얼음판 위를 부드럽고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이후 쉽게 부식되지 않는 강철,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 11%의 크롬이 들어간 강철)등이 널리 보급된다.
철 소재 날의 장점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철은 강도가 높다. 강도가 높아서 외부 충격이나 마찰에도 쉽게 변형되거나 닳지 않는다. 높은 강도 덕에 선수들이 날의 끝으로만 서 있어도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두 번째, 열 전도성이 낮다. 날이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는 이유는 날이 얼음을 누를 때 발생하는 마찰력 때문이다. 마찰력은 마찰열로 변해 얼음 위에 수막(물의 막)을 만든다. 열 전도성이 낮으면 열이 날로 흡수되지 않고 수막에 오래 남아 좀 더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일 수 조건이 된다.
배부르고 삐딱한 날의 비밀, 쇼트트랙
쇼트트랙의 날은 곡선 주행이 많기 때문에 진행 방향에 따라 날이 휘어져 있다. 사진 출처 : wikipeida
둘레가 111.12m인 타원 트랙에서 펼치는 쇼트트랙 경기는 전체 코스 중 곡선 구간의 비중이 48%로 절반 가까이 된다. 게다가 경기 중 선수들은 곡선 구간 전과 후로 곡선 주행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70~90%의 경기가 곡선 구간에서 펼쳐진다.
좁은 곡선 트랙에서도 거침없이 상대를 추월하는 쇼트트랙의 비밀은 날 속에 숨겨져 있다.
쇼트트랙의 날은 곡선 주행이 많기 때문에 진행 방향에 따라 날이 휘어져 있다. 사진 출처 : wikipeida
일반적인 날 두께는 1.2~2㎜ 정도로 스피드 스케이트에 비해 두꺼워 단단하고 안정성이 높다. 배정된 트랙 없이 돌기 때문에 선수의 안전을 위해 날의 뒤끝은 둥글게 깎여 있다.
쇼트트랙의 날의 초점은 ‘곡선’에 맞춰져 있다. 곡선 주행을 위해서 날이 코너의 방향에 따라 왼쪽으로 휘어있다. 이를 ‘벤딩’이라고 한다. ‘벤딩’ 덕에 몸이 얼음에 붙을 정도로 누워도 넘어지지 않고 날 전면을 사용해 얼음을 지칠 수 있다. 또 곡선에서 얼음과 마찰을 줄여 부드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스케이트 날의 중심부를 바닥 쪽으로 살짝 볼록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날을 성형하는 방법을 ‘로그를 준다’고 한다.
시끄러운 스케이트의 비밀, 스피드 스케이팅
기존 스케이트 날을 개선한 것이 클랩 스케이트다. 사진 출처 : wikipedia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불리는 롱트랙 스케이팅의 목표는 ‘스피드 업’이다. 둘레가 400m인 타원형 대칭 구조의 트랙을 도는 경기로 상대를 견제하는 쇼트트랙과 달리 정확한 자세로 스퍼트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의 자세가 정확하지 않으면 근육의 힘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 따라서 각 부위의 관절을 적절한 각도 유지하며 스케이팅해야 한다. 보통은 공기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 상체를 낮추고 달리지만 너무 많이 숙일 경우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얼음을 지칠 때 효율이 떨어진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 주로가 많아 스케이트 날이 일자로 곧게 뻗어 있다. 폭은1~1.4mm로 쇼트트랙보다 좁고 길이는 피겨나 쇼트트랙 중 가장 길다. 가장 큰 특징은 스텝을 옮겨도 날이 빙판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얼음을 밀치고 몸이 앞으로 이동하는 순간 스케이트의 뒤 굽에서 날이 분리된다. 선수가 질주할 때마다 박수 소리와 비슷한 ‘탁탁’ 소리가 난다고 해서 클랩(clap)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이 클랩 덕에 뒤꿈치를 들어도 날이 끝까지 바닥을 밀어 힘을 줄 수 있고, 선수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클랩 스케이트가 일반 스케이트에 비해 400m당 0.3초 정도의 기록 단축 효과가 있다고 한다. 클랩 스케이트를 신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휩쓸자 전 세계적으로 착용되기 시작했다.
점프와 회전의 비밀, 피겨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트 날에는 회전을 도와주는 톱니가 달려 있다. 사진 출처 : wikipedia
피겨스케이팅은 음악에 맞춰 얼음 위에서 스텝, 스핀, 점프 등의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다양한 방향 전환과 점프가 필수 요소인 피겨 스케이트 날의 앞쪽에는 톱니 모양의(toe)가 달려 있다. 토는 얼음과 마찰을 일으켜 높이 도약하기 위한 장치다. 선수는 이 부분으로 얼음을 파거나, 멈추고, 방향을 바꾸고, 뛰어오른다. 피겨스케이트 날의 두께는 4~5mm로 스케이트 종목 중에서 가장 두껍다. 점프 후 착지할 때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날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가운데가 약간 움푹 패여 있고 양쪽 끝이 날카롭게 솟아있다. 두 개의 날카로운 부분을 ‘에지(edge)’라고 부른다. 에지 덕에 피겨 선수들은 얼음 위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 에지는 얼음을 파서 균형을 맞추고 강력한 도약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지는 쇼트트랙과 롱트랙 스케이트, 아이스하키 등의 날에도 있지만 피겨스케이트가 가장 깊다.
가볍고 날쌘 동작의 비밀,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는 빠른 방향 전환을 위해 날은 짧고, 가늘며 약간 휘어져 있다. 사진 출처 : wikipedia
아이스하키는 필드의 하키 경기를 빙판 위에서 즐길 수 있도록 변형한 것이다. 골에 퍽을 넣어 득점하게 되는데, 득점수가 많은 팀이 승리한다. 골기퍼를 제외한 플레이어는 빙판 위에서 스피드하게 플레이를 한다.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도록 아이스하키의 날은 짧고 가늘며 약간 휘어진 형태다.
가장 특이한 점은 포지션에 따라 날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이다. 공격수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보다 앞쪽 날을 미세하게 더 간다. 이럴 경우 무게중심이 약간 앞으로 쏠리지만 순간적으로 빠르게 얼음을 치고 나갈 수 있다. 수비수와 골리(골키퍼)는 평평한 날을 선호한다. 뒤로 물러나는 백 스케이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골키퍼 스케이트는 골키퍼만이 신을 수 있게 특별히 고안된 것으로, 날의 양 끝이 막혀 있어 퍽이 통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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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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