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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곡선을 잘 달리는 자가 승리한다!

작성일 2018-02-14

 빙상 종목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겨루는 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은 2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400m의 아이스링크 트랙 위를 달린다. 400m 코스는 인코스와 아웃코스로 구분해 2인 1조로 한 바퀴를 지날 때마다 정해진 교차 구역에서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인코스로, 인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아웃코스로 서로 활주 코스를 바꿔 달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와 여자 총 14개의 종목이 진행된다. 남자 경기는 500m, 1000m, 1500m, 5000m,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가, 여자 경기는 500m, 1000m, 1500m, 3000m, 5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 경기가 진행된다.


팀 추월은 3명씩 이뤄진 2팀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6바퀴를 돌아 3번째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며,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의 다른 종목이 모두 기록으로 승부를 겨루는 것과 달리 12~18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순위를 겨루는 경기다. 쇼트트랙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 특성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적용한 경기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 중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가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고, 최대 24명이 400m 트랙 16바퀴를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노린다. 또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차지한 김보름 선수가 3000m와 5000m 등 장거리종목과 매스스타트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쇼트트랙 기술을 적용해 곡선에 강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곡선구간을 달릴 땐 경기장 바깥으로 잡아당기는 원심력이 강해진다. 사진 출처 : Korea.net


이처럼 우리나라가 가장 기대하는 종목 중 하나는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선수가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하며 역대 동계올림픽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바 있다.

최근 들어 한국 선수들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선수들을 분석한 결과 ‘곡선에 강하다’는 결론을 냈다.


곡선에서 속도를 내면 바깥쪽으로 향하는 힘인 원심력이 커져 넘어지거나 코너를 벗어난다. 그래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보통 곡선에서 속도를 줄이고 직선에서 속도를 낸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곡선을 잘 달리는 쇼트트랙 비법을 스피드스케이팅에 결합시켜 곡선에서도 빠르게 달린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곡선을 돌 때 허리에 고무벨트를 걸고 사람이 바깥쪽에서 잡아당겨도 넘어지지 않도록 훈련한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생기는 원심력을 이기는 훈련을 고무벨트로 대신하는 것이다.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넘어지지 않으면서도 곡선 코너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이상화 선수를 비롯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도 곡선 구간이 급한 쇼트트랙에서 훈련을 한다. 고무벨트 훈련을 기반으로 곡선 구간에서 원심력을 이기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곡선 구간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능력을 높였다. 모태범과 이승훈 선수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선수여서 쇼트트랙으로 다져진 뛰어난 곡선 주행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가속력 높여


이처럼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 구간에서 쉬고, 곡선 구간에서 가속한다’고 할 정도로 곡선 주행을 잘하는 선수가 유리한 경기다. 그런데 단순하게 생각하면 속도를 내기 어려운 곡선에서 오히려 쉬고, 속도 내기 좋은 직선에서 가속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남자 1000m 종목은 시속 52~54㎞가량이다. 이때 직선 구간에서 만약 최고 속도를 내면 어떻게 될까? 직선 구간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곡선 구간에서도 이와 비슷한 속도로 달려야 하는데, 그러면 코스를 벗어나거나 넘어지는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곡선 구간이 끝날 무렵에 가속도를 최고로 높여, 직선 구간에 돌입할 즈음에 최고 속도를 내고, 직선 구간에서는 속도를 높이지 않거나 오히려 속도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곡선 구간 진입을 시도한다. 일시적으로 속도를 크게 높이는 것보다는 직선과 곡선 주행 간 속도 차이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주행하며 평균 속도를 최고로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트랙을 반 시계 반향으로 돌기 때문에 곡선 구간에서는 바깥쪽에 해당하는 오른발로 힘차게 빙판을 차며 마찰력을 높여 그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푸시오프’를 하고, 안쪽에 해당하는 왼발은 마찰력을 줄여 앞으로 잘 미끄러지는 ‘활주’를 한다.


이때 왼발은 활주보다는 얼음길을 만든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는 게 아니고 스케이트 날이 얼음 속으로 파고들어가며 얼음길을 만드는 것이다. 회전할 때 선수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원심력이 스케이트 날로 만든 얼음길을 밀어내며 앞으로 달리게 한다. 이때 스케이트 날이 단 몇 초라도 얼음길에서 빠져 나오면 그 선수는 원심력에 의해 아이스링크 벽에 부딪히고 만다.


따라서 곡선에서는 바깥쪽으로 향하는 원심력을 최소화하고 안쪽으로 향하는 구심력을 최대로 하는 것이 주행에 유리하다. 이에 오른발로 푸시오프를 하면서 높았던 자세가 푸시오프가 끝날 때는 낮추며 무게중심을 낮춘다. 이러한 자세 변화는 높은 위치로 만들어진 무게중심의 위치에너지를 자세를 낮추며 운동에너지로 바꾸게 하고, 이 에너지로 힘을 내며 가속도를 높인다.


한국 선수들의 또 다른 비결은 탄탄한 하체다. 국제빙상연맹(ISU) 홈페이지에 등록된 이상화 선수의 별명은 ‘꿀벅지’다. 허벅지 둘레가 웬만한 남자 선수들만큼 굵고 탄탄할 정도인 23인치(약 58cm)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송주호 박사가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허벅지 굵기가 23인치에 달한 여자 선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파워존의 근육량을 늘리면 지구력이 늘어난다. 사진 출처 : Kora.net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파워존’ 강화훈련을 통해 허벅지 근육량을 늘리고,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파워존은 양 허벅지와 복부, 허리, 엉덩이로 이어지는 근육을 일컫는다. 파워존 근력은 낮은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 기록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상화 선수는 강한 파워존 근력으로 곡선 구간에서도 바깥으로 튕겨나가려고 하는 원심력을 극복하며 최고 속도를 유지하고 달린다.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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