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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안전과 함께 경기력을 높인 아이스하키 보호장비

작성일 2018-02-14

격렬한 몸싸움을 해야 하는 아이스하키에는 보호 장구가 필수다. 사진 출처 : Korea.net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종목이다. 폐막식 직전에 마지막 경기로 편성될 만큼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동계올림픽 종목이다. 속도감 넘치는 스케이팅과 격렬한 몸싸움으로 인기가 높아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원반 모양의 고무공인 퍽을 스틱으로 치며 경기하는 유일한 구기 종목이다. 무게중심을 뒷다리에서부터 스틱으로 옮기며 강하게 때리면 퍽의 속도가 시속 160km에 이를 만큼 빠르게 날아간다.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180km에 이른다. 경기에서는 얼려서 사용해 잘 미끄러지고, 탄성이 뛰어난 재질을 사용해 속도가 빠르다.


퍽은 두께 2.54cm, 지름 7.62cm, 무게 160~170g로 매우 두껍고 단단하다. 5.5인치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어서 세 겹으로 쌓은 것과 비슷한 크기다. 보호장비 없이 이 퍽에 맞으면 매우 위험하다. 미국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안전사고 사망자의 절대 다수는 선수가 아닌 이 퍽을 맞은 관중이었다. 아이스하키가 처음 시작한 1800년대에는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퍽을 이용했다.


안전과 직결되는 장비에 대한 규정이 엄격해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보면 미식축구 선수들 못지않게 온몸을 보호장비로 단단하게 보호하고 있다. 선수마다 착용하는 장비 무게에는 차이가 있는데, 보통 15~20kg에 이른다. 보호장비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상 위험이 높은 경기라는 것을 반증한다. 아이스하키 장비는 선수의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규정도 엄격하다. 아이스링크 안에서 장비를 벗는 것과 스틱을 놓는 것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또 부러진 스틱이나 망가진 장비는 바로 교체해야 한다.


안면 보호구가 철망으로 된 케이지 헬맷과 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바이저 헬맷. 사진 출처 : wikimedia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모두 헬멧을 착용한다. 헬멧은 얼굴 전체를 쇠망으로 보호하는 케이지 헬멧과 투명 플라스틱으로 얼굴의 반만 가린 바이저 헬멧 2종류를 나눈다. 과거에는 헬멧을 사용하지 않아 부상도 많이 발생했다. 1930년대에 가죽으로 된 헬멧이 처음 등장했으나 소수만 착용했고, 이제는 익숙해진 케이지 헬맷도 1960년에 개발됐으나 당시에도 소수만 사용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헬멧이 시력을 방해해 경기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미국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1979년부터 헬멧 사용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안전을 확보하면서 경기력에도 별 차이가 없는 헬멧이 등장했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에 따르면 헬멧을 쓰지 않았을 때와 헬멧을 썼을 때 반응 속도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케이지 헬멧을 썼을 때는 30ms(밀리초, 1000분의 1초) 지연이 있었고, 바이저 헬멧은 15ms 지연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얼굴과 눈, 치아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지연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헬멧 착용으로 얼굴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인식하면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줄어 경기에서 위축될 염려가 사라져 경기력도 그만큼 향상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선수에 따라서 이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어, 여러 연구 기관과 기업에서 반응속도를 더 높일 수 있는 헬멧을 개발하고 있다.


속도변화를 최소화해야 충격량도 줄어


아이스하키 스케이트는 다른 빙상 종목과 모양이 다르다. 스케이트 날의 두께가 4.0~5.0㎜로 두껍다. 또 날 바닥 가운데에 홈이 살짝 파여 있고 앞뒤가 둥글다. 이런 모양 덕분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방향 전환을 수시로 해야 하는 아이스하키 경기의 특성을 반영한 스케이트인 셈이다.

 

그런데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함에도 불구하고 공격과 수비라는 특성상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수없이 발생한다. 몸무게가 75kg인 선수가 장비를 15kg을 갖춘다면 90kg이 된다. 이 같은 무게의 두 선수가 부딪힌다면 얼마나 큰 충격량이 발생할까?


충격량은 물체가 받는 충격의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크기와 방향을 갖는다. 충격량의 크기는 물체에 작용한 힘과 힘이 작용한 시간의 곱으로 나타난다. 방향은 힘의 방향과 같다. 두 선수가 서로 반대 방향에서 시속 30km로 달리다가 맞부딪혀서 멈췄다고 가정하고 충격량을 계산해보자. 충격량은 90kg × (30km/h - 0) = 90kg × (8.3 m/s) = 750 kg·m/s다.

이 충격량은 1kg인 야구방망이를 90km/h 속도로 던졌을 때 이 배트가 벽에 부딪혔을 때 충격량의 30배에 해당한다. 아이스하키 두 선수는 시속 90km로 날아오는 야구방망이 30개에 맞는 것과 같은 충격량을 받는 셈이다.


충격량을 줄여 몸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에서 힌트를 얻자면 속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질량은 줄일 수 없다. 게다가 이런 저런 장비 때문에 오히려 더 늘어났다. 속도 변화를 낮추려면 측면으로 부딪히거나 부딪히는 면적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항상 충격을 회피할 수는 없다. 게다가 경기에 몰두하다 보면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면 안전에 신경을 덜 쓰며 마음껏 경기할 수 있는 보호장비가 필수다.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 충격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것이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보호장비를 갖추는 이유다. 아이스하키에 처음 보호대가 등장한 것은 1893년이다. 크리켓 보호대를 골키퍼의 무릎과 정강이를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896년에 짧은 정강이 보호대를 스타킹 밖에 가죽 버클로 묶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20년에는 팔꿈치 패드가 등장하면서 아이스하키가 더 격렬해졌다. 보호장비가 경기력을 높인 셈이다. 1940년대에는 어깨 패드가 수비수를 위해, 전신패드도 발명됐다.

 

1922년대 아이스하키는 보호장구가 거의 없었다. 사진 출처 : wikimedia


현대 선수들은 2개의 딱딱한 소재로 패딩 처리된 조끼를 어깨 보호대로 착용한다. 가슴과 등 윗부분을 덮어 몸을 보호한다. 골키퍼는 가슴, 등뿐만 아니라 어깨, 배, 팔을 보호하는 가슴 보호대를 착용한다. 어깨 보호대는 선수들끼리 부딪혔을 때 어깨를 감싸 몸을 보호해준다. 또 무릎과 종아리, 정강이를 보호해주는 정강이 보호대와 팔꿈치와 팔 아랫부분을 보호해주는 팔꿈치 보호대도 착용한다. 아이스링크에서 넘어졌을 때 허벅지와 엉덩이뼈에 부상을 입지 않도록 반바지 보호대도 입는다. 그리고 스틱이나 퍽으로부터 중요 부위를 보호하는 낭심 보호대도 착용한다.

 

한편 아이스하키에서 골절이 발생하기 쉬운 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장갑을 착용한다. 스틱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움직임이 자유로운 가죽이나 천 같이 부드러운 소재를 이용한 장갑이다. 1904년에 패딩으로 된 아이스하키 장갑이 처음 등장했다.


이와 같이 아이스하키의 장비 변화는 선수 안전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과학기술 발달과도 함께 한다. 장비를 많이 착용할수록 몸이 무겁고 관절을 이용하기가 불편해 경기력을 떨어뜨린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한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보호장비를 갖추더라도 경기력을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이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보호장비 사용을 의무화하며, 선수들의 부상도 그만큼 줄인 셈이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안전이 확보되면서 경기에 대한 박진감도 올라가고, 그만큼 아이스하키 인기도 높아진 것은 아닐까.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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