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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승리의 비결은?

작성일 2018-02-14

우리나라의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계란형 트랙에서 3명 이상의 스케이터가 스피드로 승부를 가르는 경기다. 사진출처: 국제빙상연맹(ISU)


 한국의 효자 종목, 동계 스포츠 쇼트트랙은 남녀 각 4종목으로 치러진다. 그중에서도 여자 계주 3000m, 남자 계주 5000m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최고의 동계 스포츠로 꼽힌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은 개인의 기록을 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지 순위를 매기는 경기다. 4~8명이 다 같이 출발하여 상대적으로 짧은 인코스를 선점하려는 자리싸움을 하며 1, 2위를 다툰다. 특히 계주는 16~20명의 선수가 주자를 교대하면서 팀별로 엎치락뒤치락 역전승이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종목이다.  
 
원심력을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


곡선주로가 많은 쇼트트랙은 ‘원심력과 승부’하는 경기다. 원심력을 견디는 정도는 종목마다 차이가 있는데, 아마도 원심력을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종목이 바로 남자 5000m 계주가 아닐까 한다. 많은 선수들이 좁은 트랙을 같은 코스로 45바퀴를 돌게 되면 빙질이 쉽게 상한다. 체력 부담도 상당하여 원심력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선수들은 몸에 가해지는 원심력을 잘 이겨내기 위해 과학적인 기술과 작전을 펼친다. ‘한국 쇼트트랙의 선구자’라 불리는 1992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챔피언 김기훈 선수는 이른바 ‘호리병 주법’이라는 주행법을 개발했다. 곡선주로 시작 전에 일부러 바깥 라인으로 나가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인코스로 들어오면서 곡선주로를 타는 방법이다. 그는 남자계주와 1000m에서 호리병 주법으로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호리병 주법은 애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개발한 호리병 주법은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고안됐다. 사진 출처: dongasnc


계주, 터치를 잘 하면 이긴다!


계주는 반드시 주자 교체를 해야 한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주자 교체를 잘하는 것이 계주 경기 승리의 비결이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집에 따르면 쇼트트랙 계주의 계주주자 교체 시기는 자유롭다. 교체 없이 한 선수가 달려야 하는 마지막 2바퀴를 제외하고는, 몇 바퀴를 돌고 주자를 교체하는지에 대한 세부 규정은 없다. 교체 지점은 자유지만 선수당 최적의 바퀴수를 정하다 보니 1바퀴 반을 탄다. 1바퀴는 짧아서 최고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2바퀴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교대 방식도 자유롭다. 몸의 어디든 정확하게 터치만 하면 주자의 교대로 인정이 된다. 육상 계주에서는 보통 바통을 받아서 주자가 바뀌지만 쇼트트랙 계주에서는 주자가 바뀔 때마다 다음 주자의 엉덩이를 밀어주면서(push) 교대한다.

 

왜 엉덩이를 밀면서 주자를 교체할까? 규정상 주자 간의 신체적인 터치만 있으면 무조건 교대로 인정되지만 가속도를 유지하던 주자가 다음 주자의 엉덩이를 미는 것이 운동 관성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엉덩이 밀기는 계주의 일반적인 전략이다. 주자 교체에서 우리 한국 선수들의 계주 성적이 좋은 이유는 또 따로 있다.


엉덩이를 밀어주는 방식은 미는 선수와 받는 선수의 타이밍이 안 맞거나 코스가 맞지 않으면 속도가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안쪽, 바깥쪽 진행방향을 신경 쓰지 않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선수는 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거의 동일선상에 있으면서 엉덩이를 밀어준다. 완벽한 기마 자세를 취하면서 운동 방향을 고려한 일직선을 만들어 최적의 속도를 만드는 것이다.    

엉덩이를 밀면 운동 관성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 가속도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사진 출처: shutterstock.com


계주, 전략으로 맞서다


쇼트트랙은 1000분의 1초의 차이로 메달 색이 바뀔 수 있어 자리싸움, 추월 타이밍 등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생각하지 못한 최고의 전략으로 승리를 거둬왔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이 중국에 지고 상황. 마지막 주자 터치 순간 다음 주자를 인코스로 밀어내는 ‘인코스 추월 작전’을 펴서 중국을 앞질렀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파격적인 주자의 배치 변경으로 금메달을 거머쥔다. 계주 멤버를 구성할 때는 순서가 매우 중요하고 순서에 따른 역할과 특성이 있다. 1번 주자는 처음 출발 시 선두를 잡으면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나갈 수 있어 스타트가 빠른 선수가 맡으며, 2번 주자는 마지막 2바퀴를 혼자 돌기 때문에 보통 국가의 에이스가 달린다. 3번 주자는 1, 2번 주자보다 한 차례가 덜 돌아오기 때문에 에이스는 아니어도 1, 2번 선수의 탄력을 이어받아 경험 많은 선수를 구성하고, 4번 주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선수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한국은 최고 기량의 선수를 4번 주자로 배치하면서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면서 금메달을 얻었다. 이 외에도 한국 빙상 선수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날 들이밀기’ 작전은 많은 경기에서 빛을 발하였다. 


마찰력을 이기는 경기복장

쇼트트랙 경기복에는 최첨단 과학원리가 구현되어 있다. 사진 출처: dongasnc


누구보다 빨리 달리기 위한 기술은 선수들의 복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쇼트트랙은 곡선 구간의 승부가 핵심인 만큼 코너 안쪽으로 몸을 최대한 기울여서 탄다. 이 과정에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빙판에 손을 짚고 달리는데, 얼음에 닿을 때 최대한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장갑 손가락 끝 부분에 방수제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가 발라져 있다.


경기복은 빠른 스피드에 의한 공기마찰을 줄이기 위해 옷 전체적으로 미세한 홈이 파여 있다. 이는 공기가 매끈한 옷에 부딪힌 뒤 뒤로 밀려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몸을 뒤로 잡아끄는 ‘견인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골프공 표면에 작은 홈(딤플)을 만들어 멀리 날아가게 한 것과 같은 원리다. 옷은 달라붙는 가벼운 특수 재질에 무게 150g, 두께 0.3m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 경기복 허벅지 안쪽 부분에도 두 다리의 마찰을 줄여주는 특수소재의 안감을 덧붙였다.


1/1000초를 다투는 쇼트트랙 속에는 과학 기술과 고도화된 전략이 곳곳에 숨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어떤 활약으로 금빛 사냥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본 자료는 출처 명기시 콘텐츠의 2차 가공 및 배포가 가능함」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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