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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우수과학도서]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 우주 그 공간이 지닌 생명력과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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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 우주 그 공간이 지닌 생명력과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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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 |
출판사 | 갈매나무 | |
발간일 | 2014.02.17 | |
부 문 | 중고등 | |
책소개우주, 그 공간이 지닌 생명력과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이 책은 충돌이라는 키워드로 천문학과 물리학의 다양한 현상 및 체계를 설명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우주 속 생명의 근원과 만물의 구성 요소를 보다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우주의 충돌이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니지만 사실 그러한 충돌은 우주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하며, 충돌이라는 현상이 우주의 만물에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유럽원자핵연구소에서 실시한 대형 강입자충돌기의 실험을 소개하고, 우주의 구성요소를 끈으로 보는 끈이론, 다수의 끈이론을 통합한 M이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중우주에 대한 이해의 기반을 마련해준다.출판사 서평‘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의문은 적잖은 사람들이 품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충돌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정말로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는 할까? 만약 충돌하게 된다면 영화의 주인공들이 그랬듯 멸망을 준비해야 할까? 또한 멸망은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일까? 이러한 의문을 가져봤을 독자들에게 이 책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대답을 제공한다. 우선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분명히 말한다.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멸종되거나 지구가 완전히 파괴될 수도 있다고.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충돌이 파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비로소 가능하게도 한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괴도 탄생도 가능케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충돌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충돌이라는 키워드로 천문학과 물리학의 다양한 현상 및 체계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우주 속 생명의 근원과 만물의 구성 요소를 보다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우주의 충돌이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니지만 사실 그러한 충돌은 우주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설혹 지구가 충돌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멸망한다고 해도, 그것 또한 우주적인 시각으로 보면 아주 평범한 일이며 더 나아가 또 다른 무엇의 탄생을 불러오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태양에너지, 블랙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끈이론을 통해 읽는 지구 멸망에 대한 철학적 변호 영화 《아마겟돈Armageddon》에서는 미국의 한 주(州)만큼 큰 소행성이 지구에 돌진해오는 상황이 펼쳐진다. 지구를 지켜내려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굴착 전문가를 동원하고 핵탄두를 이용하여 소행성을 폭파하기 위해 힘쓴다.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일Seeking a Friend for the End of the World》 역시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 그리고 그로 인해 지구 멸망을 앞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소행성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21일로 설정되어 있다.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사랑을 찾거나 그간 해보지 못한 것들을 누리며 멸망이라는 대재앙에 가까워져간다. 이 외에도 어떤 천체가 지구에 다가오는 위기를 그린 이야기는 가끔씩 만들어져왔다. 공상과학물이든 로맨스물이든 이런 픽션은 우리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정말로 소행성이 지구랑 충돌할 수 있을까?’와 같은 궁금증은 물론 ‘소행성 충돌이야말로 지구 멸망을 불러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재해 아닐까?’와 같은 의문도 샘솟게 한다. 어마어마한 우주 재난을 상상해본 적 있다면, 혹은 영화를 통해서나마 지구 멸망이라는 상황을 생각해본 적 있다면 이 책《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이 다루는 충돌에 주목할 만하다. 만약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오고 있다면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버리거나 갈팡질팡할 것이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그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다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충돌에 대해 공포를 느낄 뿐, 정작 우리 삶의 근원을 충돌에서부터 짚어볼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충돌이 두려워할 대상에 불과하기보다는 대단히 경이로운 것임을 알려준다. 우주는 다름 아닌 충돌이라는 사건 덕분에 역동성을 갖는 공간이다. 이 책의 시선을 따라 지구의 탄생, 태양에너지의 발생, 블랙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끈이론에 대해 살펴보고 우주의 생성에 대해 추측해보자. 어느덧 충돌이 지닌 생명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충돌이 지니는 의미를 새롭게 전달하는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1부 ‘태양이 품은 수수께끼’에서는 우주의 천체 중 우선 태양에 집중한다. 고대부터 태양에 대한 이해는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며 생기는 태양에너지의 발생과정은 어떤 ‘충돌’로 설명할 수 있는지 자세히 다룬다. 2부 ‘충돌하는 세계’에서는 특히 지구와 달의 생성에 관한 충돌설에 관해 깊이 알아보며, 3부 ‘지구로 떨어지는 돌들’을 통해서는 소행성과 혜성의 생성 및 운동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소행성 충돌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믿기에 소행성 궤도의 변경 방법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은 특히 4부 ‘지구 멸망에 대한 변호’를 반가워할 것이다. 비교적 작은 힘으로 소행성 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이어지는 5부 ‘별과 별의 충돌’에서는 좀 더 넓은 우주 공간으로 눈을 돌리라고 권한다. 태양계의 행성보다 훨씬 큰 별끼리의 충돌이 낳을 엄청난 파괴 및 탄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부 ‘충격 없는 충돌’은 더 나아간다. 별들 간의 충돌을 넘어 은하 간의 충돌을 다룬다. 은하끼리의 충돌 역시 새로운 은하를 생기게 하는가 하면 암흑물질의 존재를 실감 나게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고 일러준다. 마지막 7부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서는 더없이 어마어마한 충돌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바로 우주끼리의 충돌이다. 저자는 ‘끈이론’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의 우주가 훨씬 더 커다란 다중우주의 작은 부분이라고 상상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 이 책의 특징 충돌이라는 키워드로 우주를 읽다 충돌은 사전적 의미로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을 말한다. 물리적으로는 움직이는 두 물체가 접촉하여 짧은 시간 내에 서로 힘을 미치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충돌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우리는 사고나 싸움 따위를 쉽게 연상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에서의 충돌은 어떨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그리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충돌이라는 현상이 우주의 만물에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충돌이라는 말로부터 마찰이나 파괴만을 떠올려온 이들에게는 이와 같은 저자의 시각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는 우주의 충돌이 우리의 상상을 불허할 만큼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니는 것임을 분명히 언급한다. 그러나 그 파괴는 드넓은 우주에서 아주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지구,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게나 엄청난 것일 뿐 어찌 보면 우주에서 충돌은 매우 흔한 일이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원자핵의 충돌,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행성 간의 충돌, 별들 간의 충돌, 은하 간의 충돌, 은하단끼리의 충돌 등 다양한 충돌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우주다. 생명체에 필수적인 태양에너지의 생성에서부터 충돌이라는 현상은 빼놓을 수 없다. 태양 내부에서 미세한 입자들의 무수한 충돌은 초당 약 430톤의 수소를 파괴하고, 그로부터 인간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빛과 열을 만들어낸다. 인간이 존재하게 된 것 역시 충돌로부터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터전인 지구가 다름 아닌 충돌의 장이었다. 가령 약 45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테이아라는 행성체가 충돌한 이후 테이아의 행성핵이 지구핵과 합쳐졌다. 지구상의 다양한 순환 과정을 책임지는 달 또한 그 생성 과정을 충돌설로 설명할 수 있다. 테이아와 지구의 겉 표면에 있던 물질들이 우주로 튕겨져 나가 훗날 달로 뭉쳐졌다는 가설은 학자들이 내놓은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해 힘을 받고 있다. 말하자면 생명에 직결되는 태양에너지는 물론 지구 자전축을 고정시키고 안정된 기후를 좌우하는 달 또한 그 탄생을 충돌과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충돌은 생명을 비로소 가능하게 하는 동인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학설과 이론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존재와 우주를 다루는 학문인 물리학과 천문학은 충돌 또는 산란의 과정을 다루고, 그 구체적인 과정은 존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소립자들끼리의 만남은 원자핵 입자와 원자를 생성하고, 원자들이 서로 만나 다양한 물체를 만든다. 규모가 큰 충돌로 인하여 작게는 행성과 별이, 크게는 은하, 은하단이 존재하게 된다. 작은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은 생태계를 극단적으로 흔들어놓고 우리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 인간 역시 먼 과거에 있었던 충돌의 결과가 생명의 진화에 준 영향의 산물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를 포함한 만물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인 충돌 또는 다양한 종류의 만남을 소개하기 위하여 가장 미시적 규모의 충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충돌까지 차근차근 다루며 천문학과 현대물리학의 연구 결과를 친절히 안내한다. -이희원(세종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 알기 쉽게 풀어쓴 천문학과 물리학 이슈 충돌은 지극히 물리적인 현상이다. 우주의 만물이 무엇으로 구성되었으며 어떻게 운동하는가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우리는 충돌을 목격할 수 있다. 따라서 충돌의 새로운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서 물리학적 지식을 외면할 수 없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 책 또한 충돌, 그리고 충돌로 인한 현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물리학 이론과 학계 이슈를 충실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얕은 독자들도 찬찬히 따라올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배려를 잊지 않는다. 이 책은 ‘여는 글’에서 유럽원자핵연구소(CERN)에서 실시한 대형 강입자충돌기의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입자의 충돌과 파괴가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입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2013년에 공식 확인된 힉스 입자(Higgs boson)는 빅뱅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우주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를 모으는데, 이 힉스 입자가 바로 이런 충돌을 통해 발견된 것이다. 또 다른 물리학계 이슈인 ‘암흑물질’에 대해 이해하는 데에도 충돌은 큰 단서를 제공한다. 다수의 천문학자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의 약 5분의 1밖에 안 되며, 나머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과 완전히 다른 암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학자들은 ‘은하단끼리의 충돌’을 보여주는 총알성단이 암흑물질의 직접적 증거라고 지적한 바 있다. 태양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하는 반응은 양성자-양성자 반응과 베테-바이체커 주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이 반응에 대해 자세히 논하면서 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힘’ 즉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강한 상호작용), 약한 핵력(약한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쉽고 친절하게 서술한다. 그런가 하면 태양에너지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에서는 물론 현대 물리학 전반에서 지대한 역할을 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다루고 넘어간다. 저자는 전체로서의 우주를 묘사하는 동시에 기존의 이론들과 모순을 빚지 않는 통합 이론으로 제시할 수 있을 끈이론에 대해서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아직 실험으로 검증되지 못했으며 이론으로 진화하지 못한 이론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지만 끈이론은 엄연히 이론물리학계의 주요 관심사다. 이 책은 우주의 구성요소를 끈으로 보는 끈이론, 그리고 다수의 끈이론을 통합한 M이론에 대한 간략히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중우주multiverse에 대한 이해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로써 독자들은 비로소 우주 간의 충돌이라는 가장 어마어마한 충돌의 가능성을 좀 더 깊이 있게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인문학적 과학서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질문을 가져본 독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이 책은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사실 우리는 소행성 충돌이라는 소재를 다룬 픽션을 심심찮게 접해온 바 있지만, ‘지구를 구하는 영웅’을 그리고 있거나 시한부 삶에서 더욱 소중해지는 가치 등을 말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만약’의 상황에 대한 상상을 즐기면서도 동시에 과학적 근거를 함께 궁금해해본 독자라면 이 흥미로운 텍스트에서 비로소 해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지구 멸망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소행성 중 하나가 정말로 지구에 돌진해오는 상황을 그려보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별똥별이 될 작은 먼지 뭉치 정도가 아니고 불꽃놀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는 암석 덩어리도 아닌, 대참사를 빚을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면, 그리고 실제로 지구에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그 결과가 특정 지역의 난리로 그칠지, 전 지구가 멸망에 이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결과는 소행성이 어떤 물질로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충돌을 마냥 기다리는 것으로 족할까? 일단 할리우드 영화에서처럼 원자폭탄으로 소행성을 공중분해해버리는 방법은 적절치 않다. 그러한 대응 외에도 소행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쳐 지구와의 충돌을 피할 길은 있다. 강한 로켓 엔진을 탑재한 탐사선으로 소행성을 약간 밀거나 소행성에 무엇인가를 투척하기, 아주 큰 우주선으로 소행성과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하기 등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는 것은 소행성을 발견하는 일, 즉 하늘을 관찰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은 다행히도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처럼 영화에서 그려질 법한 상황을 한껏 상상하게 만들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와 학설 및 이론을 설명하는 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한 글쓰기 방식은 과학서에 다가가길 꺼렸던 인문학적 취향의 독자들까지 한층 끌어당길 만하다. 책속으로 추가 달 생성에 관한 충돌설 캐나다의 지질학자 레지널드 데일리Reginald Aldworth Daly는 이미 1946년에 달이 젊은 지구와 다른 원시 행성들 사이의 충돌로 생겨났다는 가설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데일리의 논문은 계속 무시되었다. 당시 학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충돌을 뭔가를 탄생시킨 설명으로 삼는 것을 거부했다(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학자들은 그런 갑작스럽고 일회적인 사건들이 우주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구 소련의 물리학자 빅터 사프로노프Victor Safronov가 1960년대에 앞서 말한 행성 생성이론의 토대를 발표했을 때 비로소 행성 간의 충돌이 천문학자들의 관심권 안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 1975년에 미국의 윌리엄 하트먼William Hartmann과 도널드 데이비스Donald Davis는 충돌을 통해 달을 생성시킬 만큼 충분히 커다란 원시 행성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었다. 지구가 더 작은 행성과 충돌했고, 정면으로가 아니라 스쳐 가면서 충돌했다면, 나중에 달이 생겨날 만큼의 충분한 물질들이 우주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데일리의 논문처럼 또한 하트먼과 데이비스의 논문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84년에 이르자 상황은 변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달 문제를 조언하는 휴스턴의 ‘달과 행성 연구소Lunar and Planetary Institute’가 컨퍼런스를 주재했는데, 컨퍼런스는 ‘달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라는 주제로 1984년 10월 하와이에서 열렸다. 그곳에 모인 학자들은 3일 동안 여러 가설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마지막에 거의 모두가 충돌설의 타당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본문 82~83페이지 중에서) 지구를 향해 오는 소행성을 막을 수 있을까? 좋은 소식이 있다. 소행성 충돌은 인간이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재해라는 것! 물론 쉽지는 않지만, 인류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구 의욕이 샘솟지 않는가! 그렇다면 다가오는 지구 멸망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면 우주선에 원자폭탄을 실어 보내 원자폭탄으로 소행성을 공중분해해버리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해야 할까? 그러나 그런 것은 영화에나 적합하지 실제로 지구를 구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중략) 이 불쌍한 바윗덩어리가 일부러 우리를 멸망시키려고 달려드는 것도 아님을 감안해(!) 망가뜨리는 대신 피해 가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충돌은 지구와 소행성이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서 만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 부적절한 시간에 부적절한 장소에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해야 하나? 지구는 1초에 약 30킬로미터씩 우주를 질주한다. 그러므로 지구가 자신의 지름에 해당하는 구간을 나아가려면 7분이 좀 넘게 걸린다. 소행성이 바로 이 시간만큼 더 빨리, 혹은 더 늦게 도착한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소행성이 약간 빠르거나 느리게 여행한다면,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무사히 지구 곁을 통과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소행성의 속도를 늦추거나 반대로 빠르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원자폭탄의 향연 대신에 이성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들이 분명 있다. (본문 145~146페이지 중에서) 행성 X가 있다면 지구가 가까운 미래에 미지의 행성과 충돌한다는 주장을 설파하거나 믿는 사람은 대부분 하늘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태양계가 무슨 온갖 교통수단으로 붐비는 대도시의 거리나 되는 것으로 상상한다. 행성들은 자동차들처럼 서로를 가로질러 맘대로 질주하고, 때때로 구석 어디에선가 불쑥 나타나 지구와 충돌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행성들(그리고 다른 모든 천체들)은 태양계 안에서 그렇게 단순하게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행성들은 자연 법칙에 복종하며 행성의 운동은 그들에게 미치는 중력에 의해 결정된다. 1609년 요하네스 케플러는 행성 운동의 기본이 되는 법칙을 깨달았다. 케플러는 그의 동료 티코 브라헤의 탁월한 관측 데이터 덕분에 행성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원형 궤도로 태양 주위를 돌지 않고 타원형, 즉 타원 궤도로 공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중략) 케플러의 발견 이후 우리는 행성들이 정해진 궤도에서만 움직일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본문 157~158페이지 중에서) 암흑물질의 증거를 찾아라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어떤 물질인지 알지도 못한다. 암흑물질에서 나오는 중력만이 관찰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금 충돌이 우리를 도와준다. 충돌은 최근 암흑물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해주었다. 그러나 이 충돌은 은하 간의 충돌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은하단끼리의 충돌이다! ‘총알성단Bullet Cluster’은 은하단끼리 충돌이 있었던 성단이다. 여기서 약 1억 년 전 작은 은하단이 더 커다란 은하단과 충돌하여 서로 관통했다. (중략) 암흑물질은 보이지 않지만, 중력을 통해 주변에 영향을 준다. 즉 일반적인 물질처럼 중력으로 공간을 일그러뜨리기 때문에 광선이 암흑물질 곁을 지나가면 굽어진다. 그러므로 은하에서 나오는 광선이 암흑물질이 많은 곳을 지나가면 방향이 바뀌어 은하의 모습이 일그러져 보이게 된다. 학자들은 그렇게 사진에서 은하의 전형적인 일그러진 모습을 연구하면서 암흑물질의 예상 위치를 계산할 수 있었다. (본문 230~231페이지 중에서) 우주끼리의 충돌도 가능할까? 두 우주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잠깐. ‘우주’라니? 우주도 여러 개가 있단 말인가? 정확한 대답은 ‘모른다’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이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현대 물리학과 우주학의 이런저런 이론들과 가설들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해보기로 하자. 그런 가설들은 우리가 속한 우주의 본질을 매력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그 너머를 볼 수 있게도 한다. 우주가 생기기 전에는 어땠는지, 우주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의 우주가 모든 것이 아니고 훨씬 더 커다란 다중우주multiverse의 작은 부분이라면 어떨지, 심지어 우주끼리 충돌하면 어떻게 될지를 말이다. 물리학은 수십 년 전부터 커다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전체로서의 우주를 묘사하는 동시에 기존의 이론들과 모순을 빚지 않는 통합이론을 찾고 있는 것이다. (본문 236페이지 중에서) M이론의 가능성 다중우주가 있는 ‘초공간’은 어디에 있으며 어찌하여 우리에겐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걸까? 그것은 ― 정말로 그런 것이 있다면 ― 끈과 브레인이 특정 방식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세계의 입자, 즉 광자는 M이론에서 끈으로 설명된다. 이런 빛의 입자는 전자기력을 전달하고, 빛 혹은 다른 종류의 복사선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세계를 기록하고 감지하게 한다(우리의 눈으로든 다른 측정 도구로든 간에 말이다). 끈이론(초끈이론)에서(혹은 M이론에서) 광자는 소위 ‘열린 끈’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수직 양탄자의 실과 비슷하다고 상상할 수 있다. 끈의 한쪽 끝은 우리의 우주를 이루는 3-브레인에 붙어 있다. 그리고 다른 쪽 끝은 브레인을 통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브레인을 통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에 이런 브레인들은 광자와 우리 눈에 감지되지 않는다(지난 장에서 살펴본 암흑물질처럼 말이다). (본문 266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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