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개량(breeding)

작물 · 가축 등의 신품종을 창출하는 일. 육종이 가축이나 작물의 유전적인 개량을 의미하는 데 대해, 품종 개량은 환경조건의 개선에 의한 생산성의 향상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인다.
품종이 갖는 특성은 유전에 의한 것이며, 가혹한 재배 환경이나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하는 신품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우량 유전자를 하나의 품종 속에 집적시켜야 한다.
비교적 고등 생물인 작물과 가축에서는 미생물과 달리 1세대가 긴 것이 일반적이므로, 육종 연한의 단축화가 중요한 과제이다.
〔작물의 품종 개량〕 (1) 품종 개량의 방법 : 우선 이미 있는 품종 가운데서 우량한 재료를 탐색 · 수집한다.
예컨대 특정한 병이 만연해 있을 때는 국내외의 넓은 지역에서 이 병에 대한 내병성(耐病性)유전자를 가진 재료를 찾는 일부터 시작한다.
유전변이는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나므로, 유용한 돌연변이체를 찾아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과수 등에서는 식물체의 일부인 가지나 눈이 가끔 돌연변이를 일으키므로, 이 변이체를 찾아, 꺾꽂이 · 눈접 등의 영양번식에 의해 증식 · 선발하여 새 품종을 만들어낸다.
수집이 끝나면 재료를 선정한다.
교잡(交雜)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친을 선정한다.
이 경우, 한쪽 어버이로는 이제까지의 육성 품종 중의 우량품종, 또는 실제의 육종에서 어버이로서 좋은 성과를 올린 품종을 고르고, 다른 한쪽 어버이로는 특히 개량하고자 하는 성질(예컨대 내병성 따위)을 가진 품종을 골라, 신품종에는 양친의 좋은 성질이 모이도록 계획해 나간다.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유기(誘起)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유전변이가 더해짐으로써 우량품종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원(原)품종을 선정해 둔 다음 유전적인 변종을 만들어 인공교배로 미리 선정해 두었던 교잡친(交雜親) 사이의 교배를 인위적으로 한다.
되도록 인연이 먼 품종이나 종간(種間) · 속간(屬間)의 교잡에 의해 비약적인 품종을 만들어내고자 할 경우, 보통의 교배로는 교잡성공률이 매우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교잡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세포 · 조직 배양을 이용해 수정란의 발육을 촉진하거나, 생식세포 이외의 체세포를 써서 세포융합(融合)이나 유전자공학의 수법에 의해 교잡을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유전 변이를 만들어내는 다른 방법으로는, 방사선이나 화학 물질이 쓰인다.
-필드는
선을 내는 동위 원소 코발트 60(60CO)을 쓰기 위해 특별히 설치된 육종 시험장으로서 원자력 평화 이용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각종 방법에 의해 유전 변이를 일으킨 개체(군)는 수없이 많이 만들어지지만, 이용 가치가 있는 것은 아주 적다.
그래서 신품종이 생길 때까지 단계적으로 각종 선발이 실시된다.
실제로 재배 · 사육하는 지방에서 적응성을 조사하는 검정 시험도 선발 과정의 하나이다.
유전 변이를 만들어내는 것과 선발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육종법이 고안 · 이용되고 있다.
① 도입 육종법…외국에서 시험재료를 들여와 그대로 혹은 얼마 동안 선발한 후 그 품종을 보급하는 방법. ② 분리 육종법…각종 유전자형이 섞인 잡박한 개체군 속에서 특정한 성질을 가진 개체(군)를 선발하여 신품종을 만들어내는 방법. 순계(純系)선발법 · 집단 선발법 · 영양계(營養系) 선발법 등이 포함된다.
③ 교잡 육종법…벼 · 밀 등 동일 개체내의 수정에 의해 차세대를 증식시킬 수 있는 자식성(自殖性) 작물에 적용되어 온 육종법이다.
다른 품종간에 교배를 한 후, 얼마간 세대가 지나고 나서, 집단 속에서 해마다 계통 · 개체 선발을 되풀이해서 뽑힌 신품종은 종자 번식을 되풀이해도 오랜 세월에 걸쳐 균일성이 보존된다.
계통육종법 · 집단육종법 · 여교잡법(-交雜法) 등이 포함된다.
교잡육종법은 다른 개체간의 수정에 의해 차세대를 증식시키는 타식성(他殖性) 작물에도 이용된다.
과수에서는 교배에 의해 얻은 종자로부터 차세대의 식물체를 몇 년에 걸쳐 키워 우량 개체를 고른다.
다만 이 개체로부터 종자 번식을 시키면 차세대의 개체군이 매우 불균일하게 되므로, 꺾꽂이 · 접목 등의 영양 번식에 의해 증식시킨다.
④ 잡종강세 육종법…옥수수나 대부분의 야채류 등 타식성(他殖性) 작물을 무리하게 자가수정(自家受精)시키거나 근친 교배시키면 자식 약세(自殖弱勢) · 근교(近交)약세를 일으켜 생육이 부진해지므로, 원연(遠緣) 교잡을 실시해 잡종의 성질을 남겨 주는 육종법이다.
집단 선발법 · 1대 잡종 육종법 · 순환 선발법 · 합성 품종 육성법 등이 있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하이브리드 콘은 이 방법에 의해 육성된 것이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쌀과 같이 자식성 작물인 벼 · 밀에 관하여 웅성불임(雄性不稔) 등을 원용(援用)하는 방법이 주목되고 있다.
⑤ 세포공학 육종법…생물의 세포 · 조직을 능률적으로 조작해 유전적인 변이를 확대시키는 육종법. 종래에는 세포 유전학을 이용한 교잡 육종법에 의해 염색체 게놈을 배가(倍加) · 치환하는 육종법(배수성〈倍數性〉 육종 등)이 바나나. 씨없는 수박, 호밀 등의 개량에 성과를 올려왔으나, 최근에는 분자 생물학과 세포 · 조직 배양 기술을 기초로 한 반수체(半數體) 육성에 의한 육종과정의 능률화나 시험관 수정에 의한 새로운 종속간의 교잡 등 끊임없이 새로운 육종법이 개발되고 있다.
나아가 재조합 DNA 기술에 의한 육종이나 세포 융합에 의한 육종법 등 미생물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이룩한 생물 공학적 수법도 연구되고 있다.
(2) 품종의 등록 · 유지 · 증식 : 한국에서는 국공립 연구 기관 및 민간 육성자에 의해 육성된 신품종은 종묘법(種苗法)에 의거, 품종 등록이 실시된다.
그 품종이 가진 유전질은 유전 자원으로서 인류의 귀중한 재산이 되기 때문에, 긴 세월에 걸친 효율적인 저장 · 관리방법에 관한 연구가 꽃가루 · 덩이뿌리〔球根〕, 그 밖의 번식체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축의 품종 개량〕 가축은 양성(兩性)번식이며, 동일 유전자형의 개체를 많이 얻기가 어려운데다 차세대의 수가 적어 도태시키기 어려운 점 등 육종에 불리한 문제가 많다.
유전적으로 뛰어난 개체를 번식용의 종축(種畜)으로 선발하고 열악한 개체를 도태시킴으로써 집단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은 대상형질의 유전적 변이에 관해서만 유효하다.
선발의 기준으로는 생산성의 높낮이를 평가하는 능력 검정,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체형(體型)의 구비 여부를 판정하는 외모 심사, 이들 뛰어난 점이 유전적인 것인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혈통 등록 등이 실시된다.
가축의 경우, 선발 · 도태는 수컷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이루어지지만, 생산 능력 가운데는 암컷에만 나타나는 형질(비유〈泌乳〉능력 · 산란 능력 등)도 있으므로, 수컷이 생산한 새끼에 대한 능력검사 성적으로 종축으로서의 우열을 판정하는 후대(後代)검정이 실시된다.
후대 검정은 죽이지 않고서는 판정할 수 없는 형질(도체〈屠體〉의 성적)에 대해서도 실시되는데, 유전자형의 우열을 평가하는 것이 되므로 개량상의 의의가 크다.
다음으로 교배법이 있는데, 동계(同系) 교배법과 이계(異系) 교배법으로 나뉜다.
전자는 혈연적으로 가까운 개체끼리의 교배로, 가장 극단적인 경우가 친자(親子)나 형제 자매간의 교배, 곧 근친교배인데, 유전자형이 비슷한 것끼리 교배되므로 자식의 유전자조합이 호모(동형)가 될 가능성이 늘며, 형질은 고정되고 유전이 확실해진다.
그러나 유전자의 호모화가 진행되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저하하고 허약해져 이른바 근교퇴화(近交退化)의 현상이 나타난다.
후자는 양친이 서로 다른 번식 집단에 속한 혈연 관계가 먼 개체끼리의 교배로 자식의 유전자형은 헤테로(이형〈異形〉)화 한다.
그 결과, 집단의 유전적 변이성이 증대하고, 잡종강세(헤테로시스)의 현상이 인정된다.
예컨대 소와 들소의 잡종 캐털로(속간〈屬間〉 잡종)나 말과 나귀의 잡종 노새(종간〈種間〉 잡종) 등도 만들지만, 이것들은 번식력을 결여하여 1대에만 한정된다.
품종간의 교배, 즉 교잡(交雜)은 2개의 번식 집단이 가진 유전자가 하나의 집단에 끌어들여지는 것이 되므로, 신품종을 육성할 때 유전적 변이가 풍부한 기초 집단을 만들기 위해 자주 설시된다.
품종 개량이 늦어진 지역의 가축을 개량종으로 바꾸는 경우에는 누진(累進) 교잡(귀화〈貴化〉)이라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미개량종의 암컷에 개량종의 수컷을 누대(累代) 교배하는 방법으로 대를 거듭할 때마다 개량종의 유전자가 증가하는데, 선발 · 도태와 조합시키면 몇 대후에는 거의 개량종과 다름없는 것이 된다.
동일 품종 중에서도 번식 집단이 서로 다른 계통이 만들어지면 계통간의 교배는 이계 교배가 되며, 이 때 헤테로시스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돼지나 닭 등 번식용의 종축군과, 생산을 위한 실용축군이 뚜렷이 구분되는 가축에 대해서는 실용축으로 헤테로시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되도록 헤테로시스가 강하게 나타나는 양친 계통을 골라 만드는 잡종 강세 육종법도 많이 쓰이고 있다.
작물의 품종 개량에 효과적으로 쓰이는 인위(人爲) 돌연변이 육종법(배수성 육종도 포함)은 가축에서는 실용화되어 있지 않다.
다만 자연히 일어난 돌연변이 형질을 골라 품종 개량에 이용한 예로서는, 꼬리깃이 깃갈이를 하지 않고 평생 계속 자라는 긴꼬리닭, 사지가 짧은 안콘양, 뒷몸의 형질에 특징이 있는 피에트렌종(種)의 돼지 등이 있다.
최근에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공학 등의 연구가 가축의 품종 개량에 응용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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