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typhoon ; tropical storm )

북태평양 서부의 열대해상에서 발생 · 발달해 필리핀 · 일본 · 중국 · 한국 등지로 진행하는 열대성 저기압. 태풍은 최대풍속이 매초 17m 이상으로 정의되며, 해마다 발생한 날짜순으로 일련번호를 붙이거나 미국의 남녀 이름을 ABC…의 알파벳순으로 붙여 부른다.
태풍이 발생하기 쉬운 장소는 ① 해면수온이 27℃ 이상인 해상 ② 코리올리의 힘이 작용하는 장소(적어도 북위 5˚ 이북) ③ 수평 방향의 풍속차가 크고 ④ 상층과 하층의 풍속차가 작다는 등의 조건이 충족되기 쉬운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태풍은 그 형성 · 유지에 대기 하층에서 온난습윤한 공기가 필요하고(①), 소용돌이를 형성해야 하며(②와 ③), 적란운(積亂雲)의 발달에 수반해 방출되는 응결열(凝結熱)이 태풍의 중심인 상공에서 방출되어야 한다(④).
월별로는 8월과 9월에 발생수가 많은데, 비교적 고위도의 해역에서도 해면 수온이 27℃를 넘어야 태풍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10여개 정도의 태풍이 일본 및 우리 나라에 접근하고, 그 중 3~4개 정도가 우리 나라에 상륙한다.
상륙태풍은 윌별로는 8월, 지역별로는 중부 및 영 · 호남지방이 가장 많고, 큰 재해를 가져오는 태풍은 8월 중순에서 하순에 걸쳐 내습하는 경향이 있다.
〔태풍의 경로〕태풍의 경로는 평균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의 공기의 흐름에 따르며, 고기압의 축을 경계로 북서방향에서 북동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고, 그 지점을 전향점(轉向點)이라고 한다.
6월 및 10월말~11월은 태평양 고기압의 축이 북위 20˚부근에 있으며,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거나 남쪽으로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저위도로 전향되지 못하고 그대로 서진(西進)을 계속하는 태풍이 많다.
그러나 7 · 8월에는 태풍이 발생하는 위도도 북상하고, 태평양고기압의 축도 북위 30˚정도까지 북상하기 때문에 일본이나 우리 나라 부근에 내습하는 것이 많아진다.
태풍 개개의 경로는 사행(蛇行)하거나 원을 그리는 둥 복잡한 경로를 취하고, 또는 정체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은 태풍을 미주태풍(迷走颱風)이라고 하며, 상층의 바람이 약한 성하기(盛夏期)에 많다.
2개의 태풍이 접근해서 존재할 경우에는 상호 간섭에 의해 복잡한 경로를 취하기도 한다.
태풍의 이동속도는 전향 전의 저위도에서는 매시 20km 전후이며, 전향 후의 속도는 여름철에는 느리고, 가을이 깊어짐에 따라 빨라지는 경향이 있으나, 평균 매시 40km 정도이다.
〔태풍의 일생〕 태풍에 따라 규모나 성질, 기간 등이 다르다.
① 형성(발생)기 : 저위도 지방에 약한 저기압성 순환으로 발생해서 태풍강도에 달할 때까지의 기간으로, 이 무렵의 진행방향이나 속도는 대단히 불안정해 예측하기 어렵다.
② 성장(발달)기 : 태풍이 된 후 중심기압이 최저로 되어 가장 강하게 될 때 까지의 기간으로, 원형의 등압선을 가지며 중심기압은 급격히 낮아지고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도 급속히 강해진다.
③ 최성(성숙)기 :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은 서서히 약해지는 경향이나, 폭풍의 범위가 주위로 퍼지는 기간이다.
전향하는 태풍의 대부분은 이 기간에 전향한다.
④ 쇠약(노쇠)기 : 쇠약해져 소멸하거나,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하는 기간. 중심기압은 점차 낮아지고, 그에 따라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도 감소되나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한 것 중에는 한기(寒氣)의 보급을 받아 다시 발달하는 경우도 있다.
태풍이 육지에 걸리게 되면, 수증기의 보급이 없어지고 지표마찰이 증대하기 때문에 급속히 쇠약해진다.
태풍이 육지를 횡단할 경우에는 한쪽의 중심이 소멸하고 다른 쪽에 중심이 생겨 그 쪽으로 세력이 바뀌거나, 중심이 몇 개로 분열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 나라에 오는 태풍은 주로 최성기와 쇠약기의 것 인데, 전자는 폭풍과 큰 비, 후자는 큰 비로 인해 큰 재해를 가져오는 일이 많다.
태풍으로서의 세력을 갖는 기간은 평균 5일이며, 14일 이상의 긴 태풍은 전체의 약 1%, 1일 미만의 짧은 태풍은 약 5%이다.
〔태풍의 구조〕 최성기 태풍의 중심부는 그 둘레가 아이월(eyewall)이라는 두껍고 높은 구름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그곳에서는 지표 부근에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중심을 향해 불어 들어가는 공기가 심하게 상승하여 높이 약 6km 정도에서 제1차로 불기 시작하고(고층운이 생긴다), 10km 이상에서 제2차로 불기 시작해(권층운이 생긴다) 바깥쪽으로 유출한다.
이 때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가 응결해 숨은열〔潛熱〕을 방출하므로 중심 상공의 기온은 따뜻해져 더욱 상승기류를 강화하는 작용을 한다.
태풍의 중심에서는 하강기류를 볼 수 있으며, 구름이 없고 풍우도 약한 구역이 거의 원형으로 형성된다.
이것을 태풍의 눈이라고 하는데, 지름은 약 20~60km이며, 모양은 원형이 보통이나 때에 따라 장원형, 혹은 태풍의 눈 속에 또 다른 눈이 생겨 2중원형이 되는 경우도 있다.
회전운동을 하면서 태풍 속으로 들어온 공기덩어리는, 각운동량(角運動量)의 보존이 거의 성립되므로, 중심으로 접근할수록 바람이 강해지고, 그 결과 강한 원심력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기압의 경사가 있더라도 중심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되므로 태풍의 눈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눈은 발생기에서 커지고, 발달기에서 작아진다.
〔기압과 바람의 분포〕발달기 태풍의 등압선은 원형인데, 중심 부근에서 기압이 갑자기 저하된다.
그러므로 일정한 기압차마다 그린 등압선의 간격은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조밀해진다.
기압 P는 태풍 중심으로부터의 거리 r의 함수 P(r)로 나타낼 수 있다.
P를 태풍역 외의 기압, P
를 태풍의 중심기압, r
를 태풍의 수평방향의 크기를 나타내는 태풍 개개의 특유한 상수라 하면,
로 나타낼 수 있다.
현재까지 가장 낮은 중심기압을 기록한 것은 1979년 제20호 태풍의 870hPa인데, 중심기압이 900hPa 이하가 되는 태풍은 1년에 1~2개 정도 발생한다.
태풍의 바람은 태풍의 눈 바로 바깥쪽에서 그 최대풍속이 관측된다.
최대풍속을 , 중심기압을
로 하면,
로 근사시킬 수 있다.
여기에서 k는 상수로, 저위도 지방에서는 6, 중위도지방에서는 7이라는 값이 된다.
태풍이 정체하고 있는 경우의 바람분포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r로 하면, 태풍의 눈 내부에서는 r에 비례하고 그 바깥쪽에서는 에 반비례하며, 더 바깥쪽에서는 r에 반비례한다.
같은 태풍이라도 발달단계에 따라 기압과 풍속의 비례상수가 다르다.
태풍이 이동하고 있을 경우, 바람의 분포도는 좌우 대칭으로 되어 있지 않다.
북반구에서의 경우, 태풍중심의 진행방향을 향해 오른쪽 반원에서는 태풍의 소용돌이치는 흐름과 태풍을 움직이는 일반류(一般流)라는 흐름의 방향이 똑같이 되어 풍속이 강화된다.
왼쪽 반원에서는 소용돌이치는 흐름과 일반류의 방향이 반대방향이 되기 때문에, 오른쪽 반원보다도 풍속이 약해진다.
따라서 전자는 위험반원(危險半圓), 후자는 가항반원(可航半圓)이라고 한다.
평균적인 태풍이 갖는 운동에너지는 10~10
J인데, 이 운동에너지는 마찰에 의해 1초간에 10
~10
J을 상실한다.
따라서 태풍의 세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에너지가 보급되어야 하는데, 이는 주로 수증기의 응결에 따른 숨은열의 방출로 얻는다.
그러나 숨은열의 방출에 의해 얻어지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태풍 밖으로 유출되고,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것은 전체의 1~2% 정도에 불과하므로 다량의 수증기가 응결되지 않으면 세력을 유지할 수 없다.
〔태풍과 비〕태풍에 의한 비는 대체로 ① 와성강우(渦性降雨) ② 지형성강우 ③ 나선상(螺旋狀)으로 태풍을 둘러싼 외측 강우대(降雨帶)에서 내리는 비 ④ 전선에 따른 비 등 4종류로 나눌 수 있다.
와성강우는 태풍의 눈을 둘러싼 구름의 벽 및 내측강우대에서 연속적으로 강하게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중심부근의 소용돌이가 강해지면(최대풍속이 커지면) 그만큼 상승기류가 강해져 수증기가 급속도로 빗방울이 되며, 그 결과 강한 비가 내리게 된다.
지형성강우란, 지형의 기복에 의해 대기가 강제 상승됨으로 인해 산의 바람받이 쪽에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풍속이 강하면 강할수록, 지형의 경사가 급하면 급할수록 강한 비가 된다.
산악지대의 바람받이 쪽에서는 지형성강우 때문에 평지에 비해 2배 내지 3배나 내릴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름의 태풍에 따른 비는 ①과 ②로 인한 비가 주인데, 이것에 ③으로 인한 비가 겹쳐진 것을 태풍의 중심이 지나간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장마기나 가을 태풍에서는 이것에 ④로 인한 비가 더해지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 걸쳐 비가 많이 내린다.
〔태풍의 예보〕 장래의 태풍 진로나 강우상황과 같은 예보의 기본은 실황(實況)의 파악이다.
현재는 기상위성의 관측에 의해 태풍의 발생 초기단계부터 추적 할 수 있다.
태풍이 발생하면 비행기 관측에 의해 중심기압이나 정확한 위치 등을 확정하고, 상륙했을 경우에는 아메다스(AMeDAS)라고 불리는 지역 기상 관측망에 의해 태풍의 상세한 움직임이나 구조를 탐지한다.
태풍 예보에서 중요한 문제는 그 진로이다.
태풍은 주변의 바람에 의해 흐르는 동시에 주변의 바람에도 영향을 주므로, 태풍을 포함한 넓은 범위내의 기온 · 기압 등의 값을 토대로, 대기의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방정식에 따라 수치적으로 계산, 그 진로를 예보한다.
그러나 태풍 주변의 대기의 흐름이나 태풍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얻을 수 없고, 실제 태풍의 메커니즘을 물리방정식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없으므로 예보에는 오차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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