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퇴(degeneracy)

역학계(力學系)에서 한 에너지에 2개 또는 그 이상의 정상상태가 속하는 계. 동일한 에너지 고유값에 속하는 2개 이상의 독립된 고유함수가 존재할 때, 그 에너지 고유값은 축퇴해 있다고 한다.
양자역학을 따르는 계에서는, 서로 교환 가능한 연산자(演算子)의 고유값의 조(組)에 의해 상태가 정해진다.
에너지(해밀턴 함수의 고유값)가 같고, 고유값이 다른 양자(量子)상태가 존재하는 경우, 이 계는 축퇴해 있다.
예컨대 수소원자에서의 전자 에너지의 고유값은, 쿨롱의 힘이 중심력이므로 궤도각운동량의 방향, 즉 양자화축(量子化軸)의 방향으로의 성분의 고유값 m에 의하지 않고, 또한 쿨롱의 힘의 특성 때문에 궤도각운동량의 크기를 나타내는 고유값 l에도 의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궤도 각운동량(고유값l과 m)에 대해 축퇴해 있지만, 자기장이 작용하면 m에 대한 축퇴는 없어진다.
축퇴는 계가 지니는 대칭성에 의해 생기고, 그 대청성을 깨는 작용이 가해지면 축퇴는 없어진다.
깨는 작용이 대칭성을 보장하는 작용에 비해 약하면 축퇴는 근사적으로 성립한다.
따라서 축퇴는 상태를 분류하는 유용한 기준이 된다.
고전역학에서는 미소진동의 기준진동수 가운데 몇 개가 일치하는 경우, 또는 다중(多重) 주기운동에서 기본진통수 사이에 몇 개의 선형적(線形的) 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 축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양자동계역학에서 말하는 축퇴(degeneration)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입자의 동일성 때문에 계의 자유도(自由度)의 일부가 동결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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