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원을 갖는 생물의 분류군이 지구상의 여러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식성이나 생활양식에 따라 뚜렷한 형태적 분화를 일으키는 현상. 1917년 H. F. 오즈번이 티타노테리움(말의 일종)의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했으며, 지질시대를 통해 여러 수준의 분류군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는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 새끼를 육아낭(育兒囊)에서 양육하는 유대류의 적응방산에 의해, 주머니쥐 · 주머니두더지 · 꼬마주머니청설모 · 코알라 · 띠주머니개미핥기 ·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 붉은캥거루 등이 구대륙에서 유태반 포유류(有胎盤哺乳類)가 차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여러 가지 생태적 지위를 획득했다.

중생대 초기에 현저한 분화가 일어나고 대발전을 이루었던 공룡류, 공룡류가 절멸한 후에 그들의 생태적 지위를 이어받은 포유류의 급속한 분화 · 발전은 적응방산의 좋은 예이다.

캄브리아기의 연체 · 절지동물의 분화, 데본기의 육상식물의 발전, 트라이아스기에 쇠퇴한 절지동물의 생태적 지위를 이어받은 부족류의 분화, 백악기 중엽에 새로운 생활 · 생식의 방법을 개발한 복족류의 신복족목(新腹足目) 등도 예로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물이 새롭고 보다 유리한 적응방법을 획득해 그 때까지 여러 환경에서 번영하고 있던 분류군(分類群)을 광범위 하게 바꾸는 경우나, 환경변화에 따라 대량으로 절멸되어 한꺼번에 공백상태가 된 여러 생태적 지위에 새로운 분류군이 급속히 형태를 바꾸면서 적응하는 경우에 이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