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fertilization)

정자와 난자의 조우와 융합, 이와 관련된 새로운 개체형성 과정, 즉 발생의 개시에 필요한 일련의 생리현상의 포괄적인 과정. 배우자(配偶者)가 형성될 때는 감수분열(減數分裂) 이 일어나서 핵상(核相)은 반수(半數 ; n)를 나타내지만 수정이 되면 전수(全數 ; 2n)로 되돌아간다.
수정의 생물학적 의미는 우선 난자가 자극을 받아 발생을 개시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염색체의 재구성이 일어나서 유전자 구성이 종의 노화를 막는 것이다.
생물 중에는 그 형태나 기능면에서 볼 때 동형배우자를 형성하는 종이 있다.
예를 들면 대다수의 유공충(有孔蟲)과 포자충류(胞子蟲類)의 일부, 녹조류의 클라미도모나스속의 일종, 그리고 조균류의 알로미시스속 등을 들 수 있다.
생물학에서는 동형배우자끼리 의 융합도 수정으로 본다.
식물은 차축조류(車軸藻類)·이끼식물·덩굴류·소철류 및 은행나무 등이 정자를 형성하며 속씨식물에서는 포자에 해당하는 화분이 암술에 수분(受粉)하면 발아해서 화분관을 만들어 그 선단에 두 개의 웅핵(雄核)이 형성된다. 두 개의 웅핵은 배낭(胚囊) 속에서 각기 난핵 및 극핵과 합체한다.
웅핵이 자성(雌性)의 핵과 합체하는 것을 수정이라고 하며 난핵과 극핵이 동시에 수정을 일으킨다 하여 중복수정이라고 한다.
동물계(界), 식물계를 불문하고 다세포 생물체를 구성하는 세포(체세포)를 가진 염색체 수를 2n이라고 하면 정자나 난자 또는 웅핵이나 난핵의 염색체 수는 n이다.
수정에 의해 염색체 수는 다시 2n이 됨과 동시에 염색체상의 유전자는 아버지 쪽에서 온 것과 어머니 쪽에서 온 것이 짝지어져 부모와는 다른 새로운 유전자가 생긴다.
이와 동시에 염색체상의 유전자는 새로운 유전자 속에서 일정한 순서를 따라 차례로 활성화되어 유전자 속에 저장된 정보를 세포의 기능이나 형태로 나타내고 새로운 개체의 형성을 이룩해 나간다.
속씨식물의 중복수정의 난핵은 n이지만 극핵은 두 개가 합체되어 2n이 된 상태에서 웅핵이 다시 합쳐지므로 3n이 된다.
웅핵과 난핵의 합체물은 새로운 개체를 형성하며 극핵은 3n의 상태에서 분열을 거듭하여 배젖〔胚乳〕조직이 된다. 정자와 난자가 서로 다른 종·속·과·목 및 강에 속하는 경우에도 수정과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즉, 수정의 결과 완전한 다음 세대의 개체가 형성되는 경우와, 발생 초기에 어떤 부적합한 조건으로 인해 개체의 형성까지 도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 생겨난 개체는 원칙적으로 불임이다.
다른 종끼리의 수정으로 개체가 형성되는 예로는 암말과 수탕나귀 사이에서 생긴 노새라든가 암탕나귀와 수말 사이에서 생긴 노새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수표범과 암사자 사이에서 생기는 레오폰, 수사자와 암호랑이 사이에서 생기는 라이거, 수호랑이와 암사자 사이에서 생기는 타이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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