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black hole)

중력이 강해 자연계에서 가장 빠른 빛(초속 30만km)을 포함하여 어떤 복사선도 탈출할 수 없는 면이 존재하는 천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는 이 면을 「사상(事象)의 지평면」이라 한다.
블랙홀은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예언된 천체이다.
블랙홀을 관측해 보면 사상의 지평면에서는 빛도, 전파도, X선도 나오지 않아 완전히 검게 보인다.
즉 검은구멍처럼 보인다.
현재 은하 중심핵에 블랙홀이 있다고 여기는데 그 근처로 별이 가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장 때문에 별이 해체되어 빨려들어간다.
이때 중력에너지가 방출되어 복사에너지로 변한다고 추정한다.
현실적으로 블랙홀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아작 불확실한 문제지만, 최근 전파은하 3C 274, 즉 M87의 중심핵 근처에 있는 별의 회전운동독선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중심의 휘도가 보통의 은하 모델로서는 맞지 않고 중심에 태양질량의 10정도 되는 초대질량별이나 블랙홀을 고려하면 일치한다고 한다.
또 X선 관측을 통해 X선 별인 시그너스 X-1(Cyg X-1)이 블랙홀이 아닐까 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블랙홀 연구는 오늘날 각광을 받고 있다.
〔종류〕 사상(事象)의 지평면에서 충분히 떨어진 먼곳에서는 블랙홀은 어떤 특이한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다른 천체에 중력을 미칠 뿐이다.
즉 블랙홀을 특정짓는 제1요소는 먼 곳에까지 중력을 미치는 중력질량이다.
원리적으로 블랙홀의 질량이 플랑크 질량(10만분의 1g) 이상이면 문제될 게 없으나 플랑크 잘량 이하면 중력의 양자론을 적용해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① 태양의 질량(2×10g)의 10배 정도의 블랙홀, ② 태양질량의 100만~1억배 정도의 초대질량 블랙홀, ③ 10억t 정도의 미니(mini)블랙홀 등 세 가지 종류로 생각하고 있다.
블랙홀의 질량에 따라 블랙홀의 크기, 즉 사상의 지평면의 면적이 정해진다.
①은 사방 10만km, ②는 사방 1,000만~10억km, ③은 사방 10조분의 1cm가 된다.
〔중력붕괴〕 보통의 별은 중심부에서 열핵반응을 일으키고 그 열 에너지를 압력으로 하여 스스로의 중력을 지탱한다.
별은 진화함에 따라 점차 핵연료를 소비하며 그 결과 핵연료에 의한 지탱을 상실한 별은 중력 때문에 수축을 시작한다.
수축하여 별의 밀도가 커지면 그 별 속에 있는 많은 전자가 좁은 영역에 갇히기 때문에 양자역학적 반발력(축퇴성〈縮退性〉)이 나타난다.
더욱 수축되면 별 속의 원자핵은 녹고 중성자만 있는 가스가 된다.
태양의 질량보다 몇배 작은 질량의 별은 전자 또는 중성자의 축퇴압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백색왜성 또는 중성자별이 되어 별로서의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러나 무거운 별은 수축을 계속한다.
수축은 점차 가속되어 별은 무한히 작아진다.
이를 중력붕괴라 한다.
중력봉괴 과정의 중력은 무한히 강하고 온도·밀도·압력 등 물리량이 무한대가 되는 시공의 특이점을 형성한다.
〔사상의 지평면〕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별 근방을 지나는 광선은 마치 빛이 렌즈를 투과할 때처럼 중력으로 인해 진로가 휘어진다.
특이점 부근에서는 이 중력렌즈 효과가 한층 증폭되어 〈사상의 지평 (event horizon)〉이라는 구면이 특이점 주변에 나타난다.
그 지평면 안쪽에서 복사된 빛이나 입자는 그 궤도가 특이점을 향해 굽어진다.
그래서 지평면은 일방통행의 면이 된다.
이 때 빛이나 입자는 지평면을 가로질러 바깥쪽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이와 같이 지평면에 의해 굽어진 공간을 블랙홀이라고 한다.
블랙홀은 중력 붕괴한 별이 남긴 우주의 구멍이며 바깥쪽에서 블랙홀의 내부상태를 전혀 관측할 수 없다.
그 중력을 통해서만 블랙홀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보통 크기의 별에 비해 블랙홀은 극도로 작다.
태양의 10배나 되는 질량을 가진 블랙홀도 그 반지름은 자천하지 않을 때 30km에 불과하다.
자전할 때 그 원심력은 지평(地平) 면적을 축소시킨다.
자전속도가 지나치게 크면 블랙홀은 형성되지 않는다.
〔성장과 증발〕 주변의 물질입자가 지평면 안으로 흘러들어가면 블랙홀은 성장한다.
두 개 이상의 블랙홀이 충돌하여 하나로 융합돼도 지평의 전면적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또 블랙홀의 분열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주에 있는 많은 블랙홀은 소수의 거대화한 블랙홀로 진화한다고 추측된다.
블랙홀의 소멸기구는 존재한다.
진공의 양자적인 요동 때문에 블랙홀 주변에서는 항상 반(反)입자의 쌍생성·쌍소멸이 일어나고 있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장은 이런 입자쌍을 분리시켜 음의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지평면 안쪽으로 끌어넣고 양의 에너지를 가진 다른 입자를 실제 입자로서 방출한다.
결과적으로 블랙홀은 자체에너지를 잃고 곧 증발해 버린다.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작은 블랙홀일수록 잘 적용된다.
그러나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X선별〕 블랙홀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그 주변에 흡인된 가스는 중력 에너지를 받아 가열되어 복사를 방출한다.
그래서 보통의 별과 다른 복사를 방출하는 천체를 관측할 때 블랙홀의 존재를 기대할 수 있
다.
특히 블랙홀과 보통의 거성이 근접쌍성을 이룰 때는 거성에서 가스가 유출되어 블랙홀 주변에 가스원반이 만들어지고 다량의 X선을 방출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블랙홀로 지목되는 백조자리 X선별 CygX-1의 가스 원반은 태양의 10배의 질량을 가진 것으로 계산된다.
블랙홀의 중력장은 주변의 가스를 끌어당긴다.
중력과 원심력에 의해 블랙홀 주변의 가스는 회전하여 앓은 원반모양이 된다(제 I 영역). 원반 안의 가스 마찰로 온도가 상승하고 블랙홀에 떨어지는 가스는 가속된다.
온도가 상승하면 원반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벌지를 형성한다(제II영역). 블랙홀 주변의 가스 온도는 수백만 K에 다다르고 가스류는 급격히 회전한다(제III영역). 가스 열량의 80%는 블랙홀로 떨어지기 전에 블랙홀로 방출된다.
제 II영역은 제III영역의 100배, 제 I 영역은 제II영역의 5배가 된다.
블랙홀 주변의 가스와 융착 원반은 자기장 B를 지니고 있어 이 자기장과 수직으로 전기장 E가 생겨난다.
이 전기장이 블랙홀 주변 전자와 양성자를 융착 원반의 수직 두 방향으로 가속시켜 싱크로트론 복사원이 되는 상대론적인 전자를 가진 두개의 제트를 형성한다.
이 밖에 퀘이사 또는 활동적인 은하중심핵을 에너지원으로 하여 거대 블랙홀(태양 질량의 1억 배)이 되거나, 우주 초기에 생겨난 작은 원시 블랙홀, 원시 블랙홀이 증발되어 선을 방출한다는 등 블랙홀의 천체현상에 관한 아이디어는 많다.
그러나 아직 관측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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