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

생명 현상을 분자수준에서 해명하려는 생물학. 좁은 뜻으로는 유전정보의 발현기구인 분자적 기초를 밝히려는 연구분야를 의미한다.
1950년대부터 급속히 진전되면서 기초생물학의 한 분야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공학을 대표하고 의료·약품·식품·농업 등의 웅용면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연구분야로 생화학·분자유전학·생물물리학·세포생물학·발생생물학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이들 분야를 엄밀하게 구별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역사〕과학사적으로는 O. T. 애버리가 유전물질의 본체가 DNA임을 밝힌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분자생물학의 기원을 살피는 것이 통례이다.
그들의 연구결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으나 다른 연구자의 흥미와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M. 델브뤼크를 총수로 하는 미국의 파지 그룹의 일원인 A. D. 허시가 파지감염·증식의 본체가 DNA임을 52년에 밝힌 후부터 실질적인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델브뤼크와 S. E. 루리아가 주축이 된 세균이나 파지의 자기증식을 연구하는 분자유전학 그룹과 일유전자일효소설(一遺傳子一酵素說)을 제창한 G. W. 베델과 E. L. 데이텀에 의해 시작된 대사 제어에 관한 유전생화학적 연구, 그리고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W. L. 브래그, M. E. 페루츠, J. C. 켄드루 등의 학파가 연구한 X선 결정해석에 따른 단백질 분자의 구조해석 등이 당시의 분자생물학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유전적·생화학적·물리학적인 세 학파의 방법이 통합된 형태로 53년에 J. D. 윗슨과 F. 크릭에 의해 DNA의 상보적 2중사슬 구조가 해명되었다.
DNA 분자의 입체구조 중에 유전자의 복제와 해독에 관한 본질적 속성이 있음을 알게 된 분자생물학자는 그들의 연구방법에 자신을 갖게 되었다.
DNA에 이어 단백질의 입체구조도 해명되었다.
단백질이 고유의 아미노산 배열을 가지며 특이한 기능을 나타내는 데는 단백질이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합성되는가 하는 기본문제가 밝혀져야 했다.
61년에는 프랑스 파리학파인 F. 자콥과 J. 모노가 오페론설을 제창함으로써 효소의 유도합성의 유전적 조절양식이 명시되었고 분자생물학은 하나의 정점에 올라선 셈이다.
이어서 mRNA·tRNA·리보솜 등 단백질의 합성에 관여하는 중요인자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크릭 등이 유전암호를 풀어 유전정보의 흐름인 중심도그머가 확립되었다.
분자생물학의 연구대상은 세균(원핵생물)으로부터 복잡한 고등생물(진핵생물)로 확대되는 한편, 유전자에 관한 상세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전자를 조작하는 여러 가지 기술이 확립되었다.
제한효소가 발견되고 플라스미드를 이용한 유전자의 분리와 대량 조제가 가능해졌고 F. 생거나 W. 길버트 등에 의해 DNA와 RNA의 염기배열이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1973년에 H.W. 보예와 S.N. 코엔 등은 인공적인 DNA 재조립체를 작성하여 DNA의 정보를 다른 생물에서 발현시키고 DNA가 모든 생물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정보원임을 실제로 보여 주었다.
그 후 재조립 유전자에 관한 연구는 폭발적으로 진전되었고, 그 연구속도는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제〕 앞으로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려면 이론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특정 아미노산 배열 단백질의 입체구조와 그 기능 예측법의 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지금으로서는 DNA염기배열을 보고 유전자암호에 의한 아미노산 배열을 결정할 수 있어도 그 단백질의 기능을 추측하는 것은 초보적인 단계이다.
또 리보핵산 전사의 일반적 법칙도 밝혀져야 한다.
이 문제와도 관련되어 DNA염기배열의 입체특이성의 중요성도 최근에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그 이론적인 예측도 가까운 장래에 가능해질 것이다.
연구대상으로는 세포의 기본적 기능, 분화세포의 특이적 기능 및 그 구조적 기초가 중요하며 앞으로 있을 다세포생물의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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