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 및 중미 에서 볼 수 있는 특수한 전염병. 브라질수면병이라고도 한다. 병원체는 트리파노소마 크루즈라는 원충(原蟲)이고 빈대처럼 생긴 침노린재라는 곤충에 물림으로써 감염된다. 증상은 급성형과 만성형으로 구분된다. 급성형은 주로 어린이에게 발생하며 1~2주간의 잠복기 이후에 고열이 나고 차츰 부종이 생기며 이것은 안면, 특히 안검(눈꺼풀)에 현저하다. 간장 · 비장 · 림프절 · 갑상선 등이 붓고, 2~4주일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형은 보통 성인에서 볼 수 있으며 어린이의 급성형에서 이행하는 수도 있다. 고열은 없으나 심장장애 · 갑상선기능저하 · 운동장애 · 정신장애 · 심근염(心筋炎) · 거대결장(巨大結腸) · 복수(腹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조직 내의 원충에 대한 유효한 약제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대증요법(對症療 法)에 의존할 뿐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환자를 격리하고 매개 곤충을 구제(驅除)하며 개와 그 밖의 동물도 병원체를 보유하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