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에이(DNA ; deoxyribonucleic acid)

유전에 직접 관여하는 물질로 핵산의 하나. 디옥시리보핵산이라고도 한다.
〔유전물질의 발견〕
생명의 연속을 위해서는 똑같은 개체가 태어나야 하고 또 그 형질을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멘델 이후의 유전학은 이 물질의 정체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최초의 핵산 발견은 1868년 스위스의 미셔가 버려진 외과수술붕대에 묻어 있는 고름에서 핵산을 분리해 내고 뉴클레인(nuclein)이라 명명했다. 그후 연어의 정자의 머리 부분에서 뉴클레인과 똑같은 물질을 검출했다. 1944년까지 유전학자들은 뉴클레인이나 핵산이 유전에 관여하는 물질이라고 추측은 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다가, 44년 록펠러 의학연구소의 에이베리, 맥레오드, 맥카티 등에 의해 폐렴균을 이용한 직접적인 증거가 제시되었다.
폐렴쌍구균에는 탄수화물로 된 피막을 가진 S형과 피막이 없는 R형이 있는데, S형은 병원성이 있어 쥐에 주사하면 폐렴을 일으켜 죽게 하지만 R형은 비병원성이어서 주사해도 죽이지 않는다. S형균을 가열하여 죽인 후 쥐에 주사하면 죽지 않지만 죽은 S형균과 산 R형균을 섞어 주사하면 폐렴을 일으키고, 그 쥐의 체내에서는 S형균이 검출된다. 이로써 S형균의 어떤 물질이 R형균으로 옮겨가서 R형균이 S형균으로 바뀌었다고 추측되었다. S형균을 부수어 추출한 액 중 피막을 제거한 세포성분을 넣거나 단백질을 제거한 세포성분을 넣어도 R형균은 S형균으로 바뀌지만, DNA를 제거한 S형균과 R형균을 섞으면 R형균은 S형균으로 바뀌지 않는다.
이 실험의 결과로 유전물질, 즉 형질의 정보를 가지는 것은 DNA임이 증명되었다. 이 밖에 52년 A. D. 허시에 의해 박테리오파지의 증식으로도 DNA가 유전물질임이 증명되었다. 세포내의 DNA량을 조사해 보면 같은 종(種)인 경우에는 개체가 달라도 거의 일정하지만, 종이 다르면 DNA량에도 차이가 있다. 종의 종류를 막론하고 그 생물의 체세포(2n)의 DNA량은 생식세포(n) DNA량의 2배가 되며, 단백질이나 RNA에서는 이런 일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도 DNA가 유전물질임이 증명되었다.
〔DNA의 구조〕
DNA의 분자구조는 53년 미국의 J. D. 웟슨과 영국의 F. H. C. 크릭에 의해 해명되었으며, 이는 생물학상 금세기 최고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유전의 기구가 밝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발견은 생물물리학자 H. F. 윌킨스와 물리화학자 R. 프랭클린의 X선회절사진(X선을 어떤 물질에 조사하여 그 그림자로써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 방법)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DNA구조의 해명으로써 웟슨, 크릭, 윌킨스는 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들이 밝힌 DNA구조는 사다리가 꼬인 모양인 2중 나선구조이다. 이러한 형태의 특징으로 DNA모델은 웟슨-크릭 모델 또는 2중 나선이라고도 한다. 각 가닥은 당(디옥시리보오스)과 인산이 교대로 연속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사다리의 가로대에 해당하는 부분은 염기가 수소결합에 의해 약하게 결합되어 있다. 염기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의 네 종류가 있다. 이들은 분자구조상 A는 T와, G는 C와만 짝을 짓는 상보관계(相補關係)에 있기 때문에 한쪽의 염기배열만 알면 상대편의 염기배열도 자연히 알 수 있다. 이때 생기는 각 염기쌍의 수소결합각도의 차이에 의해 DNA는 나선형을 이루게 된다. 2중나선 두 가닥 사이의 거리는 20Å이고, 나선이 한 바퀴 돌면 그 속에 10개의 염기쌍이 포함되며 그 길이는 34Å이다.
[DNA의 복제〕
DNA가 유전물질로서의 기능을 하려면 새로운 세포로 전달이 되어야 하는데, DNA는 복제라는 과정을 통해 이 기능을 수행한다. DNA가 복제될 때에는 염기 사이의 약한 수소결합이 끊어지면서 DNA는 마치 지퍼 모양으로 벌어지게 된다. 그 후 각 가닥에는 새로운 염기가 상보관계에 따라 결합하게 되고, 이로써 원래의 2중나선이 자신과 똑같은 2개의 새로운 2중나선을 만들게 된다. 새로운 2중나선은 원래의 2중나선을 한 가닥씩 갖게 되므로, 이를 반보존적(反保存的) 복제라 한다. 이 복제의 증명은 58년 메셀슨과 스탈에 의해 15N가 포함된 배양액에서 대장균을 증식시켜 이루어졌다.
〔유전정보의 전달〕
DNA의 염기배열순서에 따라 유전정보는 달라지며, 이 유전정보에 따라 효소와 단백질이 합성되고, 그 결과 세포의 기능·크기·모양·구조 등 여러 종류의 유전형질이 나타나게 된다. 단백질의 구조와 성질은 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에 따라 달라지는데, DNA의 염기배열순서에 따라 아미노산의 배열이 결정된다. 이때 3개의 염기가 한 조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는데, 이 3개의 염기를 유전암호라 하고, 이것의 전사(轉寫)를 담당하는 mRNA(전령RNA)의 3염기조합을 코돈(codon)이라 한다. 이후 아미노산은 tRNA(운반 RNA)에 의해 단백질 합성장소인 리보솜으로 운반되어 DNA의 유전정보에 따른 단백질이 합성된다. 그 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유전공학과 산업〕
A. 콘버그가 대장균에서 얻은 DNA를 주형(鑄型)으로 하여 새로운 DNA를 합성하는 데 성공한 이후 많은 유전자 조작이 시도되어 여러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식품·화학·의약품에서는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산업적으로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데, 혈우병환자에 투여하는 프로효소, 뇌일혈과 심근·폐동맥 경색증에 투여하는 유로키나아제와 간염에 사용되는 간염백신이 있다. 그 외의 의약품으로는 인슐린·인터페론·부갑상선호르몬 등이 있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광물자원을 침출·회수하며, 식품가공에 필요한 미생물·작물·가축의 육종 등에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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