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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기술, 사회, 인류의 공존

작성일 2020-02-25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상

노아람

2069년 11월 11일 오전 6:00 나의 아침은 때와 다름없이 사만다의 기상알림에 잠을 깼다. 잠을 깬 후의 나의 활동을 하나하나 다 살펴보았던 사만다는 내가 눈치 채지 못하게 안도하는 숨을 내쉬면서 오늘 나의 건강상태에 대해 나열해 주고 있다. 공복 시 혈당, 혈액의 상태, 심장박동 횟수 등등 내 신체에 들어있는 나노 칩이 사만다에게 시시때때로 수많은 정보들을 전달하여 나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고 있다. 아마 몇 년 전 자다가 일으켰던 뇌출혈을 순식간에 감지하여 119에 연락하고 응급조치를 취했던 일이 여전히 사만다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덕에 여전히 나는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암막 커텐을 걷고 바깥을 보는데 날씨가 기가 막히게 쾌청하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하늘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쾌청한 지구의 하늘이다. 높고 파란 하늘에 앰뷸런스 한 대가 날아가고 있다. 앰뷸런스가 더 이상 도로를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다. 1분 1초가 급한 환자가 꽉 막힌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분별하게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비상 상황 시에만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허용한 정부의 방침은 너무나 좋은 정책이였던 것 같다.

나는 서둘러 아침을 챙겨먹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출근길에 형형색색 물든 단풍들과 살랑이는 바람결에 떨어지는 낙엽들은 가을의 깊어짐을 느끼게 해준다. 출근길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들은 더 이상 개인용 이동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어다니고 필요한 상황에서만 순식간에 이동을 도와주는 하이퍼루프 이동 수단을 이용한다. 개인의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얼마나 많은 지구에 피해를 주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적당한 인구밀도에서 대중교통을 사용하면 대부분 이동이 가능한 적당한 크기의 마을에서 생활한다. 사실 이제 출근이라는 표현도 많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며 홀로그램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제품들은 모두 초고속 3D 프린터로 제작하여 본다. 세계 모든 곳에 연결된 초고속 정보 통신망 덕에 더 이상 모여서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길가의 3D 광고판에서는 더 이상 제품의 광고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 날 인간들의 오만함과 자만으로 자행되었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파괴되었던 지구들이 우리의 노력으로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지 나오고 있다. 광고에서는 특히나 우리가 실생활에서 실행 할 수 있는 수많은 자원절약 방법과 환경 보호 방법들이 나오면서 생활 곳곳에서 어디든 실천할 수 있게 알려주고 있다.

평상시보다 학교에 일찍 도착한 다솜이는 오늘 등굣길에 자신을 도와준 윌리의 영웅담을 늘어놓았다. 선천적인 기형 모양의 심장과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다솜이는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생활을 한다. 자신의 몸속에 있는 나노 칩이 언제나 윌리에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전달해 주고 있고, 또한 계단 오르내리거나 울퉁불퉁한 등하교 길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수단이 되어 주는 윌리 덕에 다솜이는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신체적 약자인 사람들이 더 이상 못갈 곳은 없다.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모두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개인 AI덕에 이제는 언제 어디든 어느 곳을 갈 수 있고 자신을 1:1로 케어해주기 때문에 이젠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수업이 알리는 종이 울렸고 야외수업으로 아이들은 자연과 인간을 공존할 수 있는 법을 지난 시간과 연계해서 배우고 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우린이가 알약 크기의 작은 캡슐의 버튼을 누르자 미세먼지 가득하여 태양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지구의 모습이 아이들 주변으로 현실감 있게 펼쳐졌다. 우린이는 지구가 얼마나 황폐화 되었었는지 구체적으로 아주 자세히 보여주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살았던 인류가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지금의 지구로 되돌리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설명해 주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송아 역시 작은 캡슐의 버튼을 누르자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대표들이 모여 회의했던 화면이 아이들 주변으로 쫙 펼쳐졌다. 그 중 한 사람을 확대하였고, 그 사람이 발표한 내용을 3D영상으로 재생하였다. 그 사람은 하나의 새로운 기술과 물질, 소재들을 개발하고 나서 이 물질들이 발생시킬 수 있는 부작용을 알아내어 미리 예방하여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송아는 더 이상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그 부작용을 다음 세대로 미루는 활동을 하지 않고, 모든 부작용을 최대한 먼저 생각하고 기술을 발달시키는 현재의 과학·기술·사회의 윤리관에 대해서 발표를 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인 수민이는 지금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영상들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바다나 호수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 주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편리함만을 추구하여 무분별하게 개발하여 황폐화된 땅을 만들지 않고, 무분별한 자원개발로 지구를 병들어 가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는 지구 환경보존이 되었고, 과학기술의 개발과 발전은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에게 차별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함을 보여주었다. 네 번째 발표자인 동원이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킨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연구 영상을 띄우며 발표를 시작하였다. 사용한 모든 전력을 다시 모아 재사용이 가능하게 만든 연구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위해 많은 지하 자원과 위험한 물질들을 사용했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짐을 소개 하였다. 이제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구상의 대부분의 것들은 자연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발표를 마쳤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과거 감당하기 힘들었던 기상이변과 환경오염으로 최악의 지구가 어떠했는지를 배우고, 그런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모든 과목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배우고 있다. 오랜 시간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이끌어갈 것이다. 한 때 환경보존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공존할 수 없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이젠 모두 안다. 자연과 사회, 과학 기술은 공존하면서 발전해야 하고 어느 하나라도 한곳의 이익만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곳은 없어야 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더 이상 과도한 개발, 과도한 식량 공급, 과도한 자원 낭비를 하지 않는다. 편리함만 추구 하였을 때 생기는 부작용으로 지난 수십 년간 인류와 지구가 받았던 고통을 생각하며 사람들은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의 푸프른 하늘을 나는 내가 죽는 그날까지 보고 싶고, 그리고 다음 세대의 인류에게도 그래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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