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킹! 벌레와의 동거 17년, 모낭충
201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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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벌레와의 동거 17년, 모낭충 TV에서 모낭충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다. 사람의 모낭 속에 숨어 산다는 기생충.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도대체 어떻게 생긴 녀석이길래 그 작은 모공 속에서 한평생을 산다는 것인가? 몇 번의 실패와 재시도 끝에 겨우 한 마리를 생포했다.
모낭충의 배 부분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이다.
“읔. 이게 내 몸속에 붙어산단 말이야? 말도 안 돼!”
현미경을 보자마자 내뱉은 말이다. 그동안 현미경으로 별의 별것을 다 봤지만, 이토록 징그럽게 생긴 것은 처음이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우주괴물 같다. 아마도 내 몸에서 나왔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징그럽게 생각되는 것 같다.
모낭충은 거미강 진드기목의 기생충인데, 문제는 이 기생충이 대부분 사람에게 기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의 90% 정도의 사람이 머리와 얼굴의 모낭에 이 녀석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크기는 0.1~0.4mm 정도인 이 모낭충이 보통 사람의 모낭 하나에 20~30마리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모낭충의 옆면 사진
모낭충은 모낭 속에서 피지와 노폐물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럼,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해 주니 사람에게 이로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 녀석들이 많으면, 피지뿐 아니라 모근을 갉아 먹기도 한다. 그리고 이 녀석들의 배설물이 모낭의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병원성은 없다고 한다. 비정상적으로 수가 증가하지 않는 한, 큰 해는 없다고 한다.
모낭충의 꼬리 부분을 더욱 확대하여 관찰한 사진
현미경 배율을 높이자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세번째 사진처럼, 꼬리 부분에 톱니 모양의 주름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톱니의 방향을 보니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아마도 모낭 속을 돌아다닐 때, 뒤로 미끄러지지 않고 효과적으로 전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이런 기생충조차도 공학적인 생존 장치가 있다니, 참으로 생물의 세계는 놀랍다.
내 나이가 이제 만 17세이니, 이 모낭충들과 함께 동거한 세월도 17년 정도.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할 것 같은데, 이것 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글, 사진 김규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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