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동위원소 발견, 지구의 나이를 밝히다

[환경해양에너지분야 20세기 이후 10대 사건 9] 우라늄 발견 동위원소 발견, 지구의 나이를 밝히다.
‘우라늄’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어보자.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자폭탄이나 원자력발전의 원료를 떠올릴 것이다. 전쟁이나 무기에 관심이 있다면 ‘열화 우라늄탄’(우라늄을 이용한 폭탄)’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결국 우라늄은 우리와 상관이 없는, 좀 무섭고 꺼림칙한 것으로 치부되는 셈이다.
하지만 필자는 우라늄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원자력발전 옹호론자의 말처럼 우라늄이 친환경적인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라서가 아니다. 우라늄은 지구가 언제 생겼고, 어떤 지질학적 사건들이 발생했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바로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현상 덕분이다.
기존에는 지층이 쌓이는 순서에만 의존해 지구의 나이를 추적했다면 지구가 약 45억년이나 된 행성이라는 점을 결코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또 우주에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더라도 그 별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우라늄 동위원소의 발견’은 환경해양에너지 분야의 20세기 이후 10대 사건으로 뽑히기에 충분하다.
방사능의 탄생, 그리고 지구 나이의 측정 1896년 프랑스 과학자 앙리 베크렐이 방사능을 밝힌 이래 방사능과 방사성 동위원소는 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돼 왔다. X-ray를 이용한 골절사진을 찍는다던지, 비파괴검사로 용접 부위를 살피는 것이 대표적이다. 방사성 동위원소로 암세포를 치료하는 기술이나 신체 내부를 진단하는 일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는 일정하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일정한 시간을 가지고 조금씩 붕괴해 다른 원소로 바뀌는 특성을 지닌다. 이때 원래 있던 원소는 ‘모원소(parent element)’, 새로 생기는 원소는 ‘딸원소(daughter element)’라고 부른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으로 예를 들어보자. 우라늄의 세 가지 동위원소인 234U와 235U, 238U는 모원소가 되고 이들이 붕괴해 만들어지는 206Pb와 207Pb가 딸원소가 된다. 235U는 붕괴해 206Pb를고, 238U는 207Pb를 만들기 때문이다. 234U은 전체 우라늄의 0.0058%를 차지할 정도로 그 양이 작다. 동위원소가 붕괴돼 그 양이 절반이 될 때까지의 시간은 항상 일정하며 이를 ‘반감기’라 부른다. 235U의 반감기는 약 7억년이고 238U의 반감기는 44억년을 넘는다. 여러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다르므로 암석 내에 들어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양과 비율을 측정하면 그 암석이 형성된 시기를 알 수 있다. 특히 우라늄 동위원소는 반감기가 길고 지각에서 흔히 관찰되는 원소라 일찍부터 연대측정에 활용됐다. 1956년 미국의 지구과학자 클레어 카메론 패터슨은 몇몇 운석의 ‘우라늄-납 연대측정’을 이용해 45억 4천만년이라는 지구 나이를 계산해냈다.
질량분석기로 지구상에서 제일 오래된 암석 발견 방사성 동위원소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질량분석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기를 띤 입자(이온)가 자기장 안에 들어가면 입자의 질량에 따라 운동방향이 휘는데, 질량분석기는 이를 이용해 화학적 성질은 같으나 질량수가 다른 동위원소의 함량을 정확히 측정한다. 현재 질량분석기는 단순히 동위원소 측정뿐 아니라 생물학, 화학 분야에서도 널리 이용된다. 물질이 어떤 동위원소로 이뤄져 있는지 측정하는 질량분석기는 열이온화 질량분석기, 불활성기체 질량분석기, 안정동위원소 질량측정기, 2차 이온 질량분석기, 가속 질량분석기 등이 있다. 국내에도 이런 질량분석기들이 들어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SHRIMP를 이용하면 저어콘 안에 있는 수십㎛의 입자까지 연대측정이 가능하다. 덕분에 저어콘에 기록된 여러 지질학적 현상들에 대한 정량적인 연대측정 자료도 얻게 됐다.
SHRIMP를 이용한 결과들 중 하나는 지구상에서 제일 오래된 암석의 발견이다. 호주의 Jack Hill 지역의 역암에서 발견된 저어콘의 연대측정 결과, 나이가 44억 400만으로 밝혀져 전 세계 지구과학자의 관심을 끈 바 있다.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암석은 현재까지는 서해안 대이작도에 있는 토날라이트로서 25억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더 오래된 암석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지질연대측정학, 지구와 우주의 나이를 가늠하다
역사학자들이 고문헌이나 문화 유적에서 그 민족의 역사와 유래를 밝혀내듯 지질학자들은 암석과 최첨단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우리가 사는 땅의 역사를 밝히는 것이다. 혹시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분야가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교육팁] 온도나 압력의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한 속도로 붕괴해 안정된 원소로 변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우라늄 외에도 칼륨과 탄소가 있다. 이들의 반감기는 일정하므로 이를 통해 암석의 절대 연대를 측정할 수 있다. 우라늄은 붕괴돼 납으로 변하는데, 그 반감기는 45억 년쯤이다. 칼륨은 아르곤으로 변하며, 반감기는 약 13억 5000만 년이다. 탄소는 질소로 변하는데, 반감기는 5730년쯤이다. 오래된 암석의 연대 측정에는 반감기가 긴 우라늄-납이나 칼륨-아르곤이 사용되고, 가까운 지질연대는 탄소-질소로 측정한다. 이를 이용한 문제를 내고 풀어보자. 예를 들면 어떤 화성암의 칼륨 광물 속에 칼륨의 양은 1/4이 들어있고, 아르곤의 양이 3/4일 때 화성암의 나이를 계산해보는 것이다.
[교육 과정] - 초등학교 3학년 과학, 우리생활과 물질 - 초등학교 4학년 과학, 지층과 화석 - 초등학교 5학년 과학, 화산과 암석 - 초등학교 6학년 과학, 여러 가지 암석 - 중학교 1학년 과학, 지각의 물질과 변화 - 중학교 2학년 과학, 지구의 역사와 지각 변동 - 고등학교 1학년 과학, 지구 - 고등학교 1학년 실과, 건설 기술의 기초 글 / 김정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환경과학연구부 부장 j-mkim@kbsi.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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