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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도 궁합이 있다?

작성일 2013-07-09

 

아프지 말라고 먹는 약이지만 무조건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남용하면 해로울 뿐 아니라 정량을 정확한 용법으로 사용하더라도 같이 써서는 안 되는 약이 있다.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하여 약효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하거나, 동일한 성분이 중복 투여되어 뜻하지 않게 과다복용을 하거나, 약 속의 성분들이 만나 해로운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병용금지약’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병용금지약으로 등록된 약품들은 한 환자에게 동시에 처방되지 않도록 병원간 정보가 공유된다. 함께 먹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약들, 어떤 것이 있을까?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아스피린은 원래 진통제로 사용되지만 심장병, 뇌졸중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도 많이 복용한다. 피가 혈관 속에서 응고하지 않게 막아주는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주로 60세 이상 노인들의 복용이 많다. 그런데 저용량 아스피린을 관절염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함께 복용하면 항응고 효과가 반감된다.

 

한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COX-2라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하여 진통효과를 낸다. 그런데 위벽을 보호하는 COX-1 효소도 함께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속쓰림과 위장 내 출혈을 일으킨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부작용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만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COX-2만 억제하는 세레브렉스, 바이옥스 등의 약품을 처방한다. 다만 세레브렉스 계열의 진통제 역시 과용할 경우 심혈관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협심증 치료제와 발기부전 치료제

 

흔히 ‘비아그라’로 통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간편하게 복용하는 것만으로 발기를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어 많이 이용된다. 40세 이상의 한국 남성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을 경험하는만큼 사용량도 많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보통 PDE5라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발기를 유도하는 cGMP 농도를 올리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PDE5 억제제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협심증 치료제인 니트로글리세린 등 질산염 제제와 함께 먹으면 위험하다. PDE5 억제제가 애초에 고혈압과 심혈관계 치료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을 협심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는 것은 과다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한다.

 

고지혈증 치료제와 항진균제

 

혈액에 지방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고지혈증은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보통 스타틴 계열의 로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등을 사용하는데 무좀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진균제와 함께 먹으면 혈장 농도가 높아지고 근육에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먹는 당뇨병약과 종합 비타민

 

당뇨병약과 종합비타민도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이다. 당뇨병을 치료할 때는 혈당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종합비타민에 함유된 니코틴산이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제는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므로 종합비타민은 당뇨병약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셈이다.

 

골다공증치료제와 칼슘보충제

 

골다공증 치료제는 주성분이 알렌드로네이트라는 물질이다. 뼈는 칼슐이온으로부터 합성되기도 하고, 다시 칼슘이온으로 분해되기를 반복하면서 몸 속 칼슘 농도를 조절한다. 알렌드로네이트는 이 과정을 늦추어서 뼈가 칼슘으로 분해되지 않도록 막음으로써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그런데 뼈를 강화할 목적으로 많이 먹는 칼슘보충제는 골다공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알렌드로네이트의 체내흡수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동시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음식만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 뼈에 칼슘을 보충할 목적으로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두 가지 약을 최소 30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물들이 많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자신의 담당 의사로부터 조언을 구할 수 있으며 상세한 내역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식약처의 정보는 성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라 전문가가 아니면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상비약, 알고 먹읍시다

 

몸에 이상이 생길 때마다 의사에게 상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애매한 경우도 있다. 건강에 별다른 위협도 없는 사소한 발열이나 통증 등은 의사를 굳이 찾을 필요도 없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몸이 힘들다. 이럴 때를 대비한 것이 가정상비약이다.

 

가정상비약은 갑자기 생긴 가벼운 질환을 가정에서도 다스릴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약품을 말한다.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가벼운 발열이나 통증, 소화불량, 속쓰림, 타박상 등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간단한 약품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해결된다. 그래서 상비약 중 안전성이 확인된 13개 품목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도록 2012년 말부터 관계 법령이 바뀌었다.

 

그러나 모든 상비약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서 구입가능한 약 중 ‘타이레놀’은 주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과다복용시 간 손상이 올 수 있다. ‘부루펜’ 등의 주성분인 이부프로펜은 간에는 무리를 주지 않지만 신장에 영향을 주어서 탈수가 염려되는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감기약인 ‘판피린티정’과 ‘판콜에이’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진통 성분으로 들어있어 습관적인 과다복용시 위험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약효를 높이기 위해 감기약에 포함된 무수카페인은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고 염증을 완화하는 클로로페닐아민말렌산 등의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고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베아제’, ‘훼스탈’ 등의 소화제조차 발진이나 설사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으니 상비약을 사용할 때는 용법과 용량을 잘 지켜야 한다.

 

한편 상비약은 늘 준비해두는 약품이므로 유통기한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약은 오래되면 변질되어 약효가 줄어들거나 해로운 물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봉한 알약은 1년 이내, 시럽 형태의 항생제는 1~2주 이내, 연고는 6개월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통기한 전이라도 변색 등 처음 살 때의 상태와 다르다면 보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니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편의점에서 구입이 가능한 안전상비약품 13개 품목>

 

품  목

포장단위

품  목

포장단위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100ml

판콜에이내복액

30ml×3병

타이레놀정 80mg

10정

베아제정, 닥터베아제정

3정

타이레놀정 160mg

8정

훼스탈플러스정

6정

타이레놀정 500mg

8정

훼스탈골드정

6정

어린이부루펜시럽

80ml

신신파스아렉스

4매

판피린티정

3정

제일쿨파프

4매

 

 

약물사용, 여기서 확인하세요!

 

http://hi.nhic.or.kr/site/hi/ggpj003

 

 

 

김택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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