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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조증상으로 지진예보 가능할까

작성일 2013-04-22

#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21일 우리나라 전남 신안에서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날 일본에서도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중 중국 쓰촨성 일대의 피해는 막대하다. 쓰촨성 정부는 21일까지 186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가 발생하고 부상자는 1만1800명이 넘었으며 그 가운데 중상자가 968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한 쓰촨성에서만 주택 2만6411채와 교량 327개가 붕괴했으며 훼손된 도로 길이는 2986km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일기예보처럼 지진의 발생을 예보할 수는 없을까? 지진이 일어나는 시각, 장소,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면 대단한 방재 효과를 얻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지진은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판의 경계부에서 일어난다. 판의 경계에서는 수십년 혹은 수백년의 간격으로 대지진이 주기적으로 일어나 어느정도 발생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전회의 대지진으로부터 반복되는 평균간격에 가까운 년수가 되면, 다음의 대지진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 상세하게 발생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판의 운동은 단층 형성과 지진을 유발한다. ⓒ wikimedia

따라서 지진예보는 지진발생 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전조현상에 집중한다. 지면의 갑자스런 융기나 암석의 전기전도율 변화, 지진파의 속도 변화 등의 전조현상은 지진예측과 예보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이를 활용하여 지진예보를 적중시키고 약 10만명의 인명을 구한 사례가 있다. 1975년 2월 4일 중국 하이쳉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 예보이다. 장기간에 걸친 지각구조의 특징 변화와 지진활동의 추세 연구로 지진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하이쳉 지진은 지진이 발생하기 8년 전부터 지각변화 등의 전조증상을 확인했고, 이를 장기, 중기, 단기, 즉시 4단계로 나누어 치밀하게 예보했다.

말은 간단하지만 사실 과정은 간단치 않다. 중국국가지진국은 '66년부터 '73년까지 지진활동 추세, 역사 지진, 구조관계, 활성단층 분포, 지각구조 특징 등을 연구했다. 그 결과 화북지방의 무리 지진이 북동쪽(발해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를 근거로 '70년 북경에서 열린 전국지진회의에서 요녕성을 중요시하기로 정하고 지진예보 업무를 시작했다. 지진 발생 약2년 전부터 지진활동이 3-4배 증가하고 지구가 가지는 자기(지자기)의 이상 현상과 지각변형, 금현 단열대(단층)의 수위가 4-5m정도 변화를 보였다.

‘74년 12월부터는 지진의 전조현상 관찰에 집중했다. 겨울에는 대개 물이 말라 수위가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나 지하수위가 올라가고 소용돌이, 맛, 색깔이 변하고 기름이 뜨는 등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또 심양 부근의 저수지에서 '74년 12월 22일 규모 4.8의 지진과 무리 지진의 발생했다. 지진발생 나흘 전부터 지하수위가 현저히 증가하는 등 거시현상이 돌출하고 동물행동에 이상을 보이는 등 전조가 뚜렷했다. 이를 근거로 즉시예보가 이뤄졌으며 24시간 전에 주민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대지진 발생 전에는 지진활동, 지각변동, 지자기현상, 지하수위 변화, 동물들의 이상행동 등 각각 몇개의 관측 항목들이 있다. 또한 대지진 전에 이들 항목의 어떤 것에 이상이 나타났다고 하는 예가 상당 수 알려져 있어, 그것과 유사한 이상이 나타날 때에는 지진의 전조가 아닌가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전조증상의 발생 상황에서 지진예측에 확신 더해주는 이론이 있다. 체적팽창이론(dilatancy theory)이다. 이 이론은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는 지각이 조금씩 깨지면서 단층 주변의 암석체적(부피)이 증가한다는 것에 근거를 둔다. 암석체적의 변화는 P파와 S파의 속도비를 변화시켜 지진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지각의 전기저항 값도 떨어뜨린다. 또 지구 내부에서 지표로 방출되는 불활성기체인 라돈의 양도 증가한다. 따라서 지진예상 지역에서 이러한 물리화학적 변화를 정밀하게 점검하면 큰 규모의 지진을 예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아직 모든 지진에 적용될 수 없고 어떤 항목에 이상이 있다 하더라도 그후에 지진이 일어난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게다가 전조증상이 관찰되지 않는 상태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지진예보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

지진은 지각 및 맨틀에서 일어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따라서 보다 발전한 지진예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항목에 대해 각각의 지점에서 감도 높은 관측을 지속해야 한다. 동시에 지진 전조현상의 발생 메카니즘, 각 지역의 지각구조, 물성 등의 연구 수준을 높여 전조의 효과적인 관측방법, 전조와 전조가 아닌 이상증상의 식별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노한나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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