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vs 테슬라, 누가 최고의 발명왕인가?

100년 전 두 명의 과학자가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한 명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다른 한명은 세르비아계 천재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은 우리에게 친숙한 발명왕이지만, 에디슨과 동시대에 살았고 에디슨 만큼 많은 발명품과 업적을 남긴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는 상대적으로 낯선 과학자다.
1500개의 발명품을 개발한 에디슨과, 300개의 발명품을 남긴 테슬라, 과연 누가 인류 최고의 발명가일까?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사실 테슬라의 압승이다. 에디슨이 발명한 ‘직류(DC, Direct Current)'의 송전 기술보다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AC, alternating current)’방식의 송전시스템이 값싸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질투의 화신, 에디슨의 직류방식
1847년 미국에서 태어난 에디슨은 발명가이자 전기기술자였다. 가난한 목재상 겸 곡물상의 가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는 몇 개윌 다니지 못하고 쫓겨나는 등 평범하지 못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소년시절부터 전기와 화학 실험에 관심이 많았던 에디슨은 1870년에 이르러 미국 뉴욕에서 자신의 연구소를 차리고 발명에 몰두했다.
토마스 에디슨
에디슨은 79년 탄소 필라멘트 백열전구를 발명하고, 이어 상업화하는 동시에 82년에 런던과 뉴욕에서 전등 조명용 배전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 사업을 통해 형성된 에디슨 조명회사는 오늘날 세계 최대의 종합 전기 제조판매업체인 GE사(General Electric Co.)의 전신이다.
그의 회사는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현대 기업 연구소의 효시로 볼 수 있다. 에디슨은 백열전구 상업화에 성공하며, 경영자로서도 탁월한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때 에디슨이 사용했던 방식이 바로 세계 최초로 고안된 ‘직류(DC)’ 방식의 송전 기술이다.
직류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를 말한다. 약칭해 보통 DC로 표기한다. 초기의 직류전압은 전압이 낮아 높은 전압을 얻기 위해 많은 개수의 전지를 직렬로 연결해야 했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었다. 직류발전기가 발명된 뒤로는 대용량 보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멀리까지 전기를 보내기 힘들어, 3~5킬로미터 마다 송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으며, 곧이어 교류전송 방식이 발명되는 바람에 사실상 직류는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하지만 이미 이 시스템을 개발한 에디슨은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이 시스템이 생활에 쓰이길 바랬다.
저평가된 비운의 과학자, 테슬라의 교류방식
발명의 천재, 전기의 천재, 전기의 마술사, 교류의 아버지로 불리는 테슬라는 에디슨보다 8년 늦게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났다. 28세 때 미국으로 건너 간 테슬라는 지인이 써준 추천서를 바탕으로 에디슨이 만든 전기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에디슨은 테슬라의 재능을 질투했다. 테슬라가 교류시스템을 고안해 자신이 만든 직류시스템을 쓸모없게 만들자 테슬라를 못살게 굴기 시작했다.
철저한 직류 신봉자였던 에디슨과 더는 함께 일하기 힘들다고 느낀 테슬라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고, 마침 당시 교류시스템에 관심을 보인 웨스팅하우스라는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그곳에서 교류시스템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고, 특허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에디슨의 질투심이 더욱 불타올랐음은 물론이다.
니콜라 테슬라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는 흐르는 방향과 크기가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는 전류다. 줄여서 AC로 표시한다. 변압기를 이용해 전압을 조절할 수 있으며, 발전기, 전동기 등 전기기기에 널리 쓰인다.
지금 우리가 쓰는 전기는 교류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가정에까지 이르게 하는 데는 강한 전압이 필요하다. 이 전압은 전봇대에 있는 변압기에 의해 가정용인 220볼트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전기를 보내는 데 효율적이다. 즉 수압이 센 수돗물이 더 멀리 가게 되고 콸콸 물이 나오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교류시스템은 전압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고전압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리모컨, 교류전기, 모터, 형광등, 네온사인 등은 모두 그가 고안했거나, 그가 고안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데슬라의 가장 유명한 발명품 중 하나는 ‘테슬라코일’인데, 이것은 저전압을 고전압으로 바꿀 수 있는 장치다.
지나친 경쟁 … 그럼에도 불구 인류의 밤을 환히 밝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테슬라와 에디슨의 경쟁은 도가 지나쳤고,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에디슨은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시스템의 단점을 모든 사람에게 과장해서 떠벌리기 시작했다. 전압이 강하다는 점을 내세워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들이 감전되어 죽는다고 얘기했고, 신문사나 방송사에게도 교류 시스템의 나쁜 점만을 부각시켰다.
에디슨은 “웨스팅하우스의 교류 시스템이 사용되기 시작하면 6개월 안에 틀림없이 누군가가 죽을 것”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않았다. 에디슨으로서는 이미 직류시스템으로 공장까지 개발한 마당에 시스템을 바꿀 순 없었을 것이다.
급기야 1912년 노벨위원회가 송전 시스템 발명에 대한 이들의 공로를 인정해 공동수상을 제안했지만, 둘은 노벨상 수상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이렇듯 치열한 경쟁을 펼친 덕분에 우리는 밤에도 환하게 불을 켜놓을 수 있게 됐고, 특히 밤과 낮이라는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게 됐다.
또한 발명가로서 두 사람이 경쟁하듯 내놓은 영사기, 백열전구, 축음기(이하 에디슨)와 무선 전신기, 라디오, 네온사인, 형광등(이하 테슬라) 등은 인류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항상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때로는 경쟁이 심한 압박으로 다가오겠지만,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에디슨과 같은 질투심보다는 정정당당한 경쟁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윤수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다음
- 콩 씨눈서 건강기능 물질 동시 추출 2013.04.12
- 이전
- 초파리로 파킨슨병 발병 원인 찾았다 201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