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영상인데.. 체감온도의 비밀

“앞으로 북서쪽에서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오후부터는 점차 하늘이 맑아지겠고요. 낮 동안 포근해 바깥활동하기 수월하겠습니다. 서울 낮 기온 5도, 대구 8도로 어제보다도 1~2도 더 높겠습니다.”
출근준비를 하면 일기예보를 확인한 나양. 음.. 오늘은 날씨가 풀렸나보네. 조금 가볍게 입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겨우내 벗을 수 없었던 패딩은 걸어두고 코트를 집어들고 나왔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는 순간 느껴지는 여전한 추위. 다시 들어가서 옷을 바꿔입자니 시간이 애매해 어쩔 수 없이 몸을 웅크리고 출근길을 재촉했다. 기온은 영상으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한겨울 추위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람에 따른 피부의 열손실.. 체감온도의 비밀
사람이 추위를 느끼는 것에는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 습도, 햇빛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사람이 실제로 추위를 느끼는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체감온도’라는 말이 있다.
체감온도의 정확한 뜻은 ‘사람이나 동물이 바람과 한기에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체감온도는 기온처럼 기계적으로 온도를 측정해서 얻을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이것은 기온과 풍속을 고려한 계산식으로 구해진다.
체감온도(℃) = 13.12+0.6215×T-11.37×V0.16 +0.3965×V0.16×T T : 기온(℃), V : 풍속(km/h) |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체감온도 산출식은 2001년 8월 개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Joint Action Group for Temperature Indices (JAG/TI) 회의에서 발표된 것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계산식은 직접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 만든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12명의 코, 턱, 이마, 뺨에 센서를 붙이고 기온과 바람의 속력을 다르게 했을 때 피부의 온도와 열손실이 어떻게 되는지를 측정해 만든 공식이다.
식에 의하면 영하 10℃에서 풍속이 5km/h일때 체감온도는 영하 13℃이지만 풍속이 30km/h가 되면 체감온도가 영하 20℃까지 떨어져 강한추위를 느끼게 된다. 바람이 강해질수록 피부의 열 손실률이 높아지고 결국 내부체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기상청에서는 식에 따라 체감온도를 계산한 뒤 그 값을 4단계로 나눈 체감온도 산출표와 그에 따른 증상과 대처법을 제시해 추위를 대비할 수 있게 했다.
ⓒ 기상청
하지만 이 계산식이 완전하다고 보긴 어렵다. 습도, 햇빛 등의 요소는 고려되지 않은채 바람만 고려됐기 때문이다. 실제 몸으로 느끼는 온도는 일사량이나 습도의 차이,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한가지 예로 온도가 70℃인 건식사우나는 모래시계를 한번 뒤집고도 여유있게 앉아있을 수 있지만 같은 온도의 습식사우나는 버티기가 힘들다. 온도가 같아도 습도에 따라 체감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과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은 같은 온도여도 느끼는 추위가 다르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체감온도를 구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면서 기온보다 춥게 느껴지는 날씨에는 어떤 옷차림이 좋을까?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이다. 목은 뇌로 올라가는 혈관이 노출돼 있어 추위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며 목이 차가우면 뇌로 올라가는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위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옷차림은 다소 얇아지더라도 가벼운 머플러 등으로 목을 따듯하게 감싸면 체감온도를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노한나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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