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 정말 카페인 0%?!

하루에도 두 세잔의 커피를 즐겨마시며 업무를 보던 나양에게 하루아침에 커피를 끊어야 하는 시련이 왔어요. 바로 나양의 뱃속에 아기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우리 아기를 위해서 그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다짐이 하루하루 힘들어 집니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전해지는 그윽한 커피향에 한번, 점심식사 후 동료들과 들른 커피가게에서 또 한번.. 나양의 굳은 다짐은 어느새 ‘어떤 커피를 마시면 태아에게 영향을 덜 미칠까’로 바뀌고 있습니다.
결국 나양은 자신의 정신건강도 지키며 태아에게도 해가 없을 것 같은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했는데요. 아무리 디카페인이라지만 뱃속 아기에게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지식을 찾아봅니다.
디카페인 커피에는 정말 카페인이 없을까?
나양처럼 카페인 섭취는 꺼려지지만 이미 커피의 맛과 향에 중독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김없이 디카페인 커피를 찾게 되는데, 이것은 정말 카페인 성분이 없다고 믿고 먹어도 될까.
커피 ⓒ 이미지비트
국제기준의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이 약 97% 이상 추출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디카페인 커피는 보통 커피의 약 3% 이하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디카페인 커피 한잔에는 10mg 이하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인스턴트 커피 150ml 기준에 70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고, 드립식 커피 150ml 기준에 150mg의 카페인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디카페인 커피 한잔은 녹차 한잔에 들어있는 카페인(약27mg)보다 적다.
그러나 디카페인라고 해서 카페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카페인 섭취를 반드시 금해야 하는 사람은 이것의 섭취도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들까?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물을 이용하거나, 용매를 이용하거나,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먼저 물을 이용해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카페인이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라는 것을 이용했다. 볶지 않은 커피콩을 많은 양의 물이 담가놓는다. 그러면 카페인을 비롯한 수용성 화학물질들이 물에 녹아나온다. 그 용액을 활성탄소를 채운 관에 통과시키면 활성탄소에 카페인이 결합하고 나머지 성분은 그대로 빠져 나온다.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화학물질은 그대로 녹아있으면서 카페인성분은 제거된 용액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에 새로운 커피콩을 담그면 카페인만 이 용액에 녹아나온다. 용액에 다른 성분은 이미 충분히 녹아있기 때문에 카페인만 빠져나온다. 그 커피콩을 말리고 볶으면 카페인이 없는 커피의 원두가 된다. 이 방법은 안전성이 높고 커피 원두가 상대적으로 열에 의한 손상을 적게 받기 때문에 널리 사용한다.
원두 ⓒ 이미지비트
용매를 이용해 카페인을 추출할 때에는 이염화메탄(dichloromethane)이나 에틸아세테이트(ethyl acetate)를 이용한다. 커피콩을 증기로 찐 후에 위 용매로 여러번에 걸쳐서 커피콩을 씻어내면 카페인 성분만 용매에 녹아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염화메탄은 독성물질이라 사용하지 않고 에틸아세테이트는 과일에서 추출해야하는 비용 문제가 있어서 대량으로 용매를 사용하는 생산공정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용매를 사용하는 방법은 친환경적이며 건강에도 해가 없다고 하여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산화탄소를 31도 71기압으로 만들면 이산화탄소 초임계 상태가 되는데 이것은 마치 액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유체처럼 변한다. 이 이산화탄소 용매로 카페인을 추출하고 커피콩에 남아있는 이산화탄소는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기체로 증발시킨다. 이산화탄소 초임계 유체는 용매로 사용해도 독성이 거의 없고 다른 화학물질들과 반응도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매우 각광 받고 있는 물질이다.
노한나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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