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미라서 뇌 제거 도구 발견

약 2400년 전 만들어진 이집트 미라의 두개골 속에서 뇌를 제거할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의학 저널 북미영상의학회의 라디오그래픽스(RadioGraphics)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의 시체 방부처리자들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뇌 제거 장비가 수천 년 전 사망한 당시 40대 여성의 두개골 사이에 끼인 채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고대 이집트 미라 제작에서 뇌를 제거하는데 쓰는 도구가 발견된 것은 단 한차례 밖에 없었으며, 이번에 발견된 도구가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구다.
크로아티아에 있는 두브라바 대학병원 연구진은 지난 2008년 레진(resin, 각종나무의 진)로 채워진 왼쪽 정수리뼈와 두개골의 뒷면사이에 끼어 있는 약 10cm 길이의 도구를 컴퓨터 단층촬영(CT)로 발견했다.
이들은 내시경을 삽입해 이 물체를 레진으로부터 분리한 뒤 꺼냈으며 이후 분석을 통해 이것이 뇌를 액체로 만들어 제거하는데 사용된 2천400년 전의 도구임을 확인했다.
처음에 이 도구가 발견됐을 때만 해도 과학자들은 이 도구가 왜 이 여성의 두개골에 들어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들이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미라의 뇌를 CT 스캔하고서부터다.
약 3인치 정도 되는 이 도구는 미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러져 40세 여성의 몸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시신을 미라로 만드는 것은 널리 행해지던 풍습이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는 없었다. 당시 시체를 미라로 만드는 전문가들은 코에 가까운 두개골 및 두 눈 사이에 구멍을 뚫은 후에 도구를 집어넣었으며, 뇌를 액체로 만든 뒤 일부는 도구에 묻혀 빼내고, 나머지는 시체를 뒤집어 콧구멍을 통해 빼냈다.
이번에 발견된 이 도구는 야자과 나무, 대나무 등의 식물 나뭇가지로 만들었으며, 미라를 만들 때 값비싼 금속 대신 저렴한 수술도구로 널리 쓰였다.
이 대학병원 카브카 박사는 “이 도구는 야자수와 대나무 등을 포함한 외떡잎식물로 만들어져 매우 부서지기 쉬운 상태”라며 “이 미라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중이며,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 이집트 인들이 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이 도구를 뇌에 남겨둔 것 같다”면서 “그들의 ‘작은 실수’가 수 천 년이 지난 현재에 당시의 미라 제작 과정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수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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