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40 윤활제


WD-40 윤활제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WD-40이라는 이름을 못 들어보신 분은 없을 것이다. 녹슬고 뻑뻑한 곳에 뿌리는 바로 그거. 그런데 이 물건이 항공우주와 연관이 있다면 곧이 들으시겠는지?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다.


 


WD-40은 원래 미국 최초의 ICBM(대륙간 탄도탄)인 아틀라스 미사일의 부식 및 습기 방지를 위해 1953년, 로켓 케미컬 컴퍼니 사에서 연구 끝에 만들어진 물질이었다. WD-40이라는 명칭은 40번째의 시도에서 성공한 습기 제거제(Water Displacement perfected on the 40th try)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WD-40은 어떤 원리로 부식과 습기를 방지하는가? 간단히 말해 비휘발성 기름을 휘발성 탄화수소로 희석해서 점도를 낮춰 끈적거리지 않게 한 것이다. 그래서 WD-40을 뿌리면 어느 곳에나 쉽게 파고 들어가, 일단 들어가면 휘발성 탄화수소는 날아가 버리고 비휘발성 기름만 남는 것이다.


 


원래 WD-40의 성분은 기업비밀이라 정확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 WD-40은 심지어 특허도 받지 않았다. 그 성분이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일각에서는 WD-40을 생선기름으로 만든다는 루머도 떠돌았지만 낭설에 불과하다. 대략 스토다드 솔벤트(대부분이 헥세인으로, 케로신과 유사) 51%, LPG 25%(추진제 역할을 하며, 현재는 인화성을 낮추기 위해 이산화탄소가 쓰이고 있다), 광유 15% 이상, 불활성 첨가제 10% 이하라는 것 정도는 공개되어 있는 모양이다. 유럽 수출 버전의 라벨에는 유럽연합의 규제에 따라 질소처리된 석유계 중질나프타 60~80%, 이산화탄소 1~5%로 성분이 표시되어 있다.


 


 



 


 


 


WD-40


 


 


참고로 WD-40은 피부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며, 인화성이 대단히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안전을 위해 니트릴고무장갑과 보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만약 WD-40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 시 물로는 진화할 수 없다.


 


아무튼 이렇게 미사일의 부식 방지용으로 개발된 WD-40이었지만, 연구원들이나 사용처인 컨베어 항공사의 직원들이 이 제품을 반출해서 집에 가서 사용해보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부식 방지 뿐만 아니라 뻑뻑한 곳의 윤활효과, 먼지제거효과, 녹이 나서 들러붙었던 볼트와 너트의 분해를 쉽게 해주는 효과 등이 나타났던 것이다. 결국 WD-40은 1958년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일반인에게도 판매되기에 이르렀다.


 


WD-40이 처음 사용되었던 아틀라스 ICBM은 현재는 모두 퇴역한 상태이다. 그러나 WD-40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아 녹과 먼지, 뻑뻑함과의 전투를 계속 벌이고 있다. WD-40을 만들었던 로켓 케미컬 컴퍼니도 1969년 사명을 아예 <WD-40 컴퍼니>로 바꾸고, 현재까지 영업을 계속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160여개국에 WD-40을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