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날 친지들 얼굴을 떠올리며 기분 좋게 귀성길에 나선 A씨. 점심을 먹자마자 고향집에 가져갈 선물을 트렁크에 잔뜩 싣고는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꽉 막힌 도로. 어느 새 집을 출발한지 2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있지만 A씨가 탄 차는 이제 겨우 서울 한남대교를 건너고 있을 뿐이다.
“에잇, 그래도 내가 운전 안 하는 게 어디야.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실컷 하면서 가야지.”
아무리 막혀도 재미있는 게임이 있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그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지만 곧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다. 분명 오전에 100% 충전이 된 것을 확인했는데도 스마트폰 배터리는 왜 이렇게 빨리 닳고 마는 건지.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A씨는 남은 10시간을 잠으로 버티기로 했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음엔 반드시 KTX를 타고 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