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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사이언스]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주는 지구의 방패, 오존층

작성일 2026-09-30


지구에는 보이지 않는 ‘선크림’이 있다

우리가 햇빛을 받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따뜻한 햇살과 눈부신 빛일 것입니다. 하지만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빛에는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와 눈이 손상되고 피부암과 백내장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식물과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에는 이러한 자외선의 일부를 흡수해 생명체를 보호하는 거대한 방패가 있습니다. 바로 오존층입니다.

오존층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구를 둘러싼 성층권에 분포하며,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 가운데 특히 생명체에 해로운 UV-B의 대부분을 흡수해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을 줄여줍니다. 영국 남극조사단(BAS)은 오존층을 지구의 ‘자연적인 선크림’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방패는 한때 크게 약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인간이 편리하게 사용해 온 화학물질이 성층권까지 올라가 오존을 파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밝혀냈고, 세계 각국은 하나의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오존층은 조금씩 회복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때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오존층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인류는 어떻게 지구의 보이지 않는 방패를 다시 지켜낼 수 있었을까요?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

매년 9월 16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Preservation of the Ozone Layer)’입니다.

이 날짜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1987년 9월 1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됐기 때문입니다. 유엔은 1994년 총회 결의를 통해 9월 16일을 오존층 보호의 날로 지정했고, 1995년부터 이를 기념하기 시작했습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궁극적으로 퇴출하기 위한 국제협약입니다. 당시에는 오존층 파괴가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로 떠오르면서 국가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오늘날 몬트리올 의정서는 국제 환경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2년 유엔환경계획(UNEP) 과학평가에 따르면 몬트리올 의정서의 규제 대상이 된 오존층 파괴물질은 약 99%가 단계적으로 퇴출됐습니다.

즉, 9월 16일은 단순히 오존층의 중요성을 알리는 날을 넘어 과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전 세계가 함께 환경문제에 대응했던 경험을 되새기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존층이란 무엇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오존층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O₃라는 기체입니다. 우리가 호흡하는 데 필요한 산소 분자 O₂와는 다른 물질이지만, 대기 중 오존은 태양에서 들어오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기 중 오존의 약 90%는 성층권에 존재합니다. 성층권은 대략 지상 10~50km에 걸쳐 있으며, 오존 농도가 높은 영역은 주로 약 15~35km 부근입니다. 오존은 이 영역에 균일하게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 약 25km 부근에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오존은 사실 대기 전체를 구성하는 분자 가운데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미량 기체입니다. 오존층은 오존이 두껍게 쌓여 있는 거대한 막이 아니라, 성층권 내 적은 양의 오존이 넓게 퍼져 있는 영역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존층이 중요한 이유는 오존이 자외선을 흡수하는 특별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존층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 가운데 특히 UV-B는 DNA를 손상시키고 피부암과 일부 백내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UV-A 역시 피부 노화와 눈·피부 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존층은 이러한 유해한 자외선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지구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연적인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특히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동시에 산소로 분해되고, 다시 산소로부터 오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오존 생성 과정의 화학적 반응

출처 : NASA https://science.nasa.gov/earth/explore/nasa-knows-the-ozone-hole/

태양의 자외선이 산소 분자(O₂)를 쪼개고, 쪼개진 산소가 다시 뭉치면서 오존이 만즐어집니다. 반대로 오존은 자외선을 막아주다가 다시 산소로 분해됩니다. 이처럼 성층권에서는 오존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분해되면서 지구를 보호합니다.

따라서 오존층은 단순히 ‘오존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하며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동적인 대기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존층은 흔히 ‘지구의 선크림’, 또는 ‘지구의 방패’에 비유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오존층의 자연적인 균형이 어느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오존층에 ‘구멍’이 생긴 이유는?


오존층 구멍

출처 :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https://science.nasa.gov/earth/explore/nasa-knows-the-ozone-hole/


1980년대에 과학자들은 남극 상공의 오존이 매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는 시기에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1985년 영국 남극조사단의 과학자들은 남극 상공의 오존층이 매년 봄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오존 구멍’ 문제를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1985년, 오존층 구멍을 발견한 영국 남극 조사단 과학자 조 파먼, 브라이언 가디너, 존 샹클린

출처 : 영국남극조사단(BAS) https://www.bas.ac.uk/about/history/ozone-hole-discovery/


여기서 ‘오존 구멍’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존층에 실제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히 말하면 오존이 완전히 사라진 구멍이 아니라, 남극 상공의 총오존량이 매우 낮아진 넓은 영역을 의미합니다. 특히 남극의 늦겨울부터 봄철에 성층권 오존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나타납니다.

그 원인은 인간이 만들어낸 오존층 파괴물질(ODS, Ozone-Depleting Substances)입니다.

대표적인 물질이 과거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 스프레이 제품의 분사제, 단열제의 발포제 등에 널리 사용됐던 염화불화탄소(CFCs)입니다. 이 물질들은 지표 부근에서는 비교적 안정하지만 성층권까지 올라가면 강한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염소 원자를 방출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방출된 염소 원자가 오존을 분해하는 반응에 참여한 뒤 다시 생성돼, 여러 오존 분자를 연속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브롬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오존 파괴에 관여합니다. 특히 남극에서는 오존 파괴가 일어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겨울철 성층권의 극심한 저온에서는 극성 성층권 구름(Polar Stratospheric Clouds, PSCs)이 만들어지고, 이 구름의 입자 표면에서 염소와 브롬 화합물이 오존을 파괴하기 쉬운 형태로 바뀝니다. 이후 남극의 봄이 찾아와 햇빛이 다시 들어오면 오존 파괴 반응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즉, 오존 구멍은 단순히 ‘추워서’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인간이 배출한 염소·브롬 함유 화학물질 + 남극의 독특한 대기환경 + 봄철 햇빛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프레온가스를 멈춰라! 국제사회가 함께 만든 해법

오존층 파괴 문제의 발견은 곧바로 국제사회의 대응으로 이어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오존층 감소와 CFCs 등 염소·브롬 함유 물질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고, 각국은 문제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됐습니다. 이 의정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궁극적으로 퇴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198개 당사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거의 보편적인 참여가 이뤄진 국제 환경협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존층 보호를 위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오존층 보호 등을 위한 특정물질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몬트리올 의정서와 비엔나 협약의 이행을 위해 특정물질의 제조와 사용을 규제하고, 대체물질의 개발과 이용을 촉진하며 특정물질의 배출 억제 등을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규제가 시작되면서 대기 중 오존층 파괴물질의 농도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2026년까지 오존층 구멍의 진행 상황

출처 : NASA 미국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https://ozonewatch.gsfc.nasa.gov/


2022년 몬트리올 의정서 과학평가에 따르면 대기 중 염소와 브롬을 포함한 장수명 오존층 파괴물질의 농도가 감소하고 있으며, 오존층은 회복 과정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현재 정책이 계속 이행될 경우 총오존량은 1980년 수준을 기준으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약 2040년, 북극은 약 2045년, 남극은 약 2066년경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이는 장기적인 전망이며 해마다 나타나는 오존 구멍의 크기는 기상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오존 구멍이 이미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남극의 오존 구멍은 여전히 매년 나타나고 있으며, 크기와 지속 기간은 해마다 성층권의 온도와 바람, 대기 순환, 에어로졸 등의 영향을 받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존층의 회복은 진행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측과 국제적인 규제가 여전히 필요합니다.


오존층은 어떻게 측정할까?

오존층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재 오존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꾸준히 측정해야 합니다.

오존의 양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단위가 돕슨 단위(Dobson Unit, DU)입니다.

돕슨 단위는 지표면부터 대기권 가장자리까지 수직으로 쌓여 있는 전체 오존량, 즉 ‘총오존량’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예를 들어 300 DU의 오존을 지표면으로 가져와 표준적인 온도와 압력에서 순수한 오존층으로 압축하면 약 3mm 두께가 됩니다.

특히 남극 오존 구멍을 관측할 때도 돕슨 단위가 활용됩니다. NASA는 일반적으로 220 DU 미만인 지역을 오존 구멍의 범위를 계산하는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오존의 양은 어떤 장비로 측정할까요?

 

- 돕슨 분광광도계

대표적인 지상 관측 장비가 돕슨 분광광도계(Dobson spectrophotometer)입니다.

 

오존은 특정 파장의 자외선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돕슨 분광광도계는 이러한 오존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해 태양 빛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얼마나 흡수됐는지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 중 전체 오존량을 계산합니다.

연세대학교에 설치된 자동 돕슨 오존 분광광도계(No.124)와 월봉(월봉) 오존 관측소(WMO/GAW/ GO3OS #252)

출처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63629200_Automation_of_Dobson_SpectrophotometerNo124_for_Ozone_Measurements


920년대에 개발된 돕슨 분광광도계는 이후 장기간에 걸쳐 총오존량을 관측해 왔으며, 이 관측자료는 오존층의 장기 변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돕슨 분광광도계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 오존 관측망의 핵심 장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전 세계 여러 관측소에서 돕슨 분광광도계를 이용한 총오존 관측을 수행하고 있으며, 관측 장비의 정기적인 비교·교정을 통해 자료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오존존데와 위성

오존층의 높이에 따른 분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풍선에 측정장비를 매달아 성층권까지 올리는 오존존데(ozonesonde)를 사용합니다.

오존존데(좌) 풍선에 측정 장비를 매달아 성층권에 올리는 과정(우)

출처 : 미국해양대기청 https://gml.noaa.gov/ozwv/ozsondes


오존존데는 고고도 기구에 탑재돼 상승하면서 고도별 오존 농도를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한 번에 전체 오존량을 측정하는 장비와 달리 오존이 어느 높이에 얼마나 분포하는지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성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위성에 탑재된 센서는 지상 장비보다 넓은 영역을 반복적으로 관측해 전 지구적인 오존 분포와 장기 변화를 파악하는 데 활용됩니다. 지상 관측 장비와 위성 관측자료를 서로 비교하면 전 지구적인 오존층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오존층 관측은 지상에서 바라보고, 풍선을 띄워 직접 올라가 보고, 우주에서도 내려다보는 입체적인 관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지켜온 오존층, 앞으로도 지켜야 할 지구의 방패

오존층 문제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동시에 과학이 문제의 원인을 밝혀내고, 국제사회가 함께 규칙을 만들며, 산업계가 새로운 기술과 물질을 개발한다면 이미 발생한 환경문제도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채택 이후 규제 대상 오존층 파괴물질의 생산과 소비가 크게 줄었고, 대기 중 관련 물질의 양도 장기적으로 감소하면서 오존층은 서서히 회복의 경로에 들어섰습니다. 일부 오존층 파괴물질은 대기 중에 수십 년에서 100년 이상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오존층이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오존층을 계속 관측해야 합니다.

돕슨 분광광도계와 브루어 분광광도계, 오존존데, 위성 센서 등 다양한 관측 기술은 하늘 위 오존의 변화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이는 관측자료는 오존층이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필요한 환경정책을 결정하는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매년 9월 16일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은 우리가 지구의 보이지 않는 방패를 어떻게 지켜왔는지 되돌아보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방패가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관측하고, 규제하고, 협력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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