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상분리 기작을 통한 식물 온도인지 메커니즘,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정재훈 교수

 

NRF 기초연구 라이브

신병하 교수와의 인터뷰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 응용나노열공학연구실을 지도하고 있는 고승환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는 2013년부터 부임했고 그전에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에서 2009년부터 4년간 교수로 재직했었습니다. 관심 있는 연구분야는 나노물질 개발 및 저온 공정을 개발하여 다양한 차세대 전자기기들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대상 차세대 미래 전자기기로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플렉서블/스트레처블 전자기기, 투명 전자기기, 소프트 로봇, VR/AR 기기, 기능성 필터 등이 포함됩니다. 한국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생명과학과에서 식물생화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훈 교수입니다. 2003년 대학원에서 애기장대라는 모델 식물을 처음으로 접하면서 식물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식물은 어떻게 빛과 온도와 같은 외부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것일까요? 지난 20년간,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이용하여, 외부 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그에 반응하는 식물 특이적 분자를 동정하고 그 작동 원리를 찾는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는 식물의 온도 인지 및 반응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

현재 수행 중인 연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급격한 기후 변화는 많은 자생종의 멸종을 야기하고, 현재의 기후에 최적화되어 있는 작물의 수확량을 많이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서의 식물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바로 식물이 어떻게 온도를 인지하고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식물생화학연구실”은 이러한 식물의 온도 인지 및 반응성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식물 특이적인 온도센서 분자를 동정하고, 다양한 식물의 온도 및 인지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의 다양한 돌연변이체 및 형질전환체에서 온도 변화에 따른 표현형의 변화를 관찰하고, RNA/ChIP 시퀀싱 분석과 최신 생화학/분자생물학 기법으로 그 작용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백질 혹은 RNA 분자가 세포 내에서 물방울을 형성하는 상분리(phase separation)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포 내 생체 분자의 상분리는 물리화학적 원리에 의해서 조절되는 생체 기작으로 온도와 같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식물 내 프리온 유사 단백질이 어떻게 상분리를 통해 온도 인지 및 반응에 관여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다수 운영하고 있습니다. 

 

3.

바이오융복합 관련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20여 년 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하는 동안 미래 전자기기로 인식되고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박사학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이러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가장 핵심적이고 진보된 요소가 전자피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러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전자피부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02년 [마이너러티 리포트]란 영화를 보며(비록 영화에서는 실제 작동하는 것들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들이었지만)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전자피부 등에 매료되어 실제로 작동하는 기기들을 연구하고 실현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박사학위 주제로 선정했고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연구를 활발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박사 후 연구 과정으로 일을 했었던 영국 캠브리지 대학 산하의 세인즈버리 식물연구소는 융복합 연구를 지향하는 곳입니다. 실험 벤치 앞에서 파이펫을 잡고 실험을 하는 연구자들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모델링 분석을 하는 연구자들이 훨씬 많고, 그룹리더(연구책임자)도 정통 식물학보다 물리학/화학/수학을 전공한 사람이 다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오융복합 공동연구가 빈번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2020년 Nature 논문을 통해,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ELF3가 상분리를 통해 온도 센서로 기능함을 규명한 바 있습니다. 온도 변화에 따라 ELF3 단백질의 상분리가 식물세포 내에서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구조 생물학자, 생물리학자, 분자생물학자들의 공동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화학부를 졸업하고, 화학부 대학원에서 식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물리/화학 기반 분자생물학 연구에 거부감이 없었던 것도 이러한 바이오융복합 연구를 가능케 했을 것이라 봅니다. 

한국연

4.

식물의 온도인지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셨는데, 연구 과정 등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연구 과정 중 어려움보다는 식물 연구 분야에서 온도인지 메커니즘을 찾는 연구가 왜 이렇게 늦어졌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2016년 Science 논문을 통해서 광수용체의 일종인 phytochrome(피토크롬)이 온도 센서로서 기능함을 보고하였고 (식물 분야 최초로 보고된 온도 센서), 2020년 Nature 논문을 통해서 상분리라는 분자 레벨에서의 상태변화가 식물의 온도 인지 메커니즘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규명하였습니다. 논문이 발표된 시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수십 년의 식물 온도반응성 연구에 비해서 온도센서 혹은 온도인지 메커니즘이 보고된 시기는 최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때, 
본인의 연구 분야가 아닌 다른 연구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분석하고 그 개념을 내 연구 분야에 적용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이 되는 때가 많습니다. 상분리’라는 개념은 2010년대 중반부터 세포생물학의 트렌드로 부상했습니다. 복잡해 보였던 생체 현상의 많은 부분이 상분리 개념을 적용하면 쉽게 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Nature 논문을 통해서 이러한 상분리의 개념을 식물 세포생물학에 적용해 보았고, 그러한 시도는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새로운 식물 온도인지 메커니즘 규명이라는 결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5.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내용과 제시하고자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인가요?

전자피부와 웨어러블 전자기기 기술들은 단순히 피부에 부착하는 형태를 넘어 인체 내부에 삽입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공상과학영화를 보면 입고 있는 옷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경고를 보내거나 뇌에 삽입한 전자기기로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기계장치들을 조종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웨어러블 기기는 다양한 생체신호를 탐지하여 이를 신체 외부와 연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장치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 또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BMI)라고 합니다.

단백질 물방울이 형성되는 상분리는 물리/화학적 원리에 의해서 조절되는 생체 기작으로 세포 내외의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렇기에 상분리 조절 기작은 식물이 어떻게 온도 변화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지에 대한 이해의 근본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는 수많은 단백질이 상분리를 통해 그 활성이 조절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돌연변이 스크리닝을 통해 온도 센서를 찾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상분리 가능성이 높은 생체 분자를 표적으로 온도인지 메커니즘 연구를 수행하려는 연구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본 연구팀의 연구 방법은 단순히 온도 변화뿐만 아니라 가뭄, 염해, 홍수와 같은 작물 생산량을 결정하는 외부 환경 요인에 대한 식물의 스트레스 인지 반응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상분리되는 경향이 높은 단백질 혹은 RNA 분자가 기능하는 생체 반응이 있다면, 그 생체 반응은 상분리 현상을 통해서 외부 환경 스트레스에 반응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6.

기초연구사업의 장점이나 에로사항, 과제 선정 팁이 있으신가요?

 

한국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은 연구실을 꾸리고 연구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버팀목이 됩니다. 저 역시도 2019년 3월부터 수행했던 ‘신진연구’과제 덕분에 식물생화학연구실을 시작하고, 높은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2020년 Nature 논문도 그러한 기초연구사업 지원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초연구사업의 특성상, 기초연구사업 연구비를 수주하지 못했을 때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렇기에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고 연구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연구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연구비가 지원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온도인지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식물 내 상분리 현상을 더욱 심도있게 연구해 나가는 한편,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이용한 연구결과를 고온 환경 적응성을 높인 작물을 개발에 이용하는 응용연구도 추구하고자 합니다. 식물 세포내 상분리 기작은 고온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식물 자원 개발을 위한 엔지니어링 표적으로 적합합니다. 기초 연구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온도에 민감한 고랭지 농업의 주요 작물이 고온의 환경에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고온 저항성 작물 개발에 적용해 볼 계획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공학 분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작용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자인 제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세상의 신비를 밝히려는 기초연구에 그치지 않고 유용한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연결되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자 역시도 응용연구에 발을 들여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백질 상분리 기작을 통한 식물 온도인지 메커니즘. 정재훈 교수

사진출처 : 성균관대학교


 

함께하는 기초연구, 함께여는 기초공감

 

 

 

[출처] NRF 기초연구사업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