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억제하는 단백질 ‘로모’ 발견… 항암제 개발 가능성↑

암에 걸린 환자에게 흔히 의사들은 공기 좋은 곳에서 요양할 것을 권한다. 산소 함유량이 높은 깨끗한 공기를 많이 마시라는 것인데, 폐가 혈액에 맑은 공기를 넣어 줘야 심장 역시 맑고 깨끗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성인은 분당 12~20회의 호흡을 통해 약 6.8ℓ의 공기를 흡입한다. 공기 속에서 약 21%을 차지하는 산소는 호흡을 통해 우리 몸 속 폐로 들어와 혈액 속에 녹아 피와 뇌, 심장 등 몸 전체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산소는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해 영양소를 합성, 분해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호흡이 정지되고 난 뒤 5분이 지나면 뇌사 상태에 빠지고, 8분 정도가 지나면 결국 사망에 이를 정도로 사람은 산소가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반면 오히려 우리 몸에 해로운 산소도 있다. 자동차가 완전 연소되지 않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듯 우리 몸으로 들어온 산소는 일부(2~5%) 완전 연소하지 못하고 불완전 산소로 바뀐다. 이렇게 변형된 산소를 활성산소라 하는데, 활성산소는 스스로 완전해지고자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하고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며 노화를 촉진한다.  


 


활성산소는 호흡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에 생성을 막을 순 없다. 오히려 담배를 피거나, 자외선 노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상황이 오면 더욱 활성화되기도 한다. 우리 몸 속에는 기본적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나 DNA 손상을 막는 효소가 존재하지만 이러한 외부 요인에 의해 그 기능이 떨어져 활성산소가 급증하는 것이다.


 


늘어난 활성산소는 우리 몸 속에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킨다. 심할 경우 노화, 당뇨, 뇌질환, 암, 관절염 등 심각한 현대인의 질병을 앓게 된다. 암의 증식이 빠르게 증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국내 한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로모’라고 이름 붙여진 이 단백질은 활성산소로 인한 암의 진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속도를 늦춰 향후 항암치료제 개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유영도 교수, 이기호 박사 한국연구재단


연구를 주도한 고려대 유영도 교수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기호 박사는 사람의 세포 속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기관 중 하나인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하고,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있는 단백질이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간암환자 96명 중 63명(60.5%)에 로모 단백질이 있을 만큼 간암조직에 특히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간암을 진단하는 마커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기본연구) 및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과 국립암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소화기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Gastroenterology(소화기병학)’지 8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Overexpression of Romo1 promotes production of reactive oxygen species and invasiveness of hepatic tumor cells다.



정상조직과 간암조직을 로모에 대한 항체를 이용하여 염색한 결과 간암조직에서 로모 단백질의 양이 증가하였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왼쪽 그림은 정상조직을 로모에 대한 항체를 이용하여 염색한 그림이고 오른쪽은 간암조직을 로모에 대한 항체를 이용하여 염색한 그림이다. 한국연구재단


 


윤수영 사이언스올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