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파트의 삶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

이영미

트리파트. 나무와 아파트의 합성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된 지구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친화적인 사람들의 주거를 위해 한 그루의 나무 형태로 만들어진 <트리파트>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생활 공간이다.

식물학, 건축학, 유전공학과 토목공학이 융합된 첨단 거주 건물 트리파트는 한 그루의 나무에 실제 나무를 개조해 나무 가지에 얹힌, 또는 열매처럼 매달린 숲 속의 집처럼 구성되어 있다.

2069년. 30세의 시온씨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겸 상담사다. 나무 열매형 집은 7평 정도로 좁지만 복층으로 되어있다. 1층 작업 공간은 벽면 자체가 모니터로 되어 있어 화상으로 일을 하거나 상담을 한다. 지인과의 채팅도 가능하고 게임이나 가상현실체험도 가능하다. 화면에 넓은 잔디밭을 펴 놓고 운동도 가능하다. 물론 모니터를 블라인드처럼 올리고, 운동을 할 수 있다. 좌,우 양 면 창을 열면 통풍도 가능하다. 방음, 방충, 냉, 난방은 기본이다. 2층은 주방 겸 욕실이다. 창 가운데 하나는 나무줄기 형태의 중앙 기둥에 이어져 있다. 그 창을 통해 외부에서 식료품, 각종 배달 상품이 개인 공간에 전달되어 도착 메시지가 뜬다. 그 나무줄기 형태의 기둥과 이어진 지하의 거대한 뿌리에는 생산, 제어 시스템이 있다. 특히 각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등 식료품들은 근처의 트리파트로 제공되어 운송료 등이 들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방에서 트레드밀이나 사이클 등으로 발생시키는 운동에너지와 태양열, 풍력 등의 에너지로 열과 전기 발전 시스템이 가동되어 각 방으로 보내진다. 물론 각 방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와 이동 장치도 줄기를 지난다. 꼭대기 층에는 옥상 형태의 공유형 개인 비행기의 주차와 이, 착륙도 가능하다.

개인은 물론 가족 거주도 가능한 한 그루의 나무는 아파트의 ‘한 동’에 해당되고 각 동이 숲처럼 감싸져 있는 가운데의 넓은 공간은 축제, 스포츠, 공연, 행사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물론 외부 고속도로로 통하는 길도 두 곳 이상 있다. 각 공간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등 폐기물은 다시 뿌리 부분의 중앙 제어 장치로 수거되어 재활용되거나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다.

개인에게 제공되는 기본 소득이 있고 입주 과정이 공정하여 트리파트의 브랜드는 취향의 차이만 존재할 뿐, 여타의 경쟁이 크게 존재하지는 않는다. 이는 50년 전, 2020년 전후 혼란을 겪던 정치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세금 정책과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에 정착된 이 제도는 점차 다른 나라로도 퍼져가고, 비슷한 형태의 주택 보급도 늘어나 안정화된다. 식품 소비의 형태가 달라져 유전자로 고기의 부위별 세포 배양이 가능해지고, 공장식 농업도 가능해져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지구의 기후는 안정화된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혼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정부와 단체 등의 꾸준한 설득과 각 개인들의 노력으로 인류 평화와 공존을 위한 공감이 가능해져 이룬 결과였다.

이같은 삶이 단적으로 표현 된 미래형 주택 ‘트리파트’는 첨단과 자연이 공존하는 의미있는 삶의 한 방식이다.